“꽃이 한 송이만 핀 것으로는 아직 봄이 아니다. 온갖 꽃이 함께 펴야 진정한 봄이다.”(문재인 대통령) “봄이 오면 강물이 먼저 따뜻해지고 강물에 있는 오리가 따뜻한 봄을 느낄 수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는 13일 오후 늦게 필리핀 마닐라 시내 소피텔 호텔에서 회동, 중국 고전 글귀를 인용하며 양국 관계 해빙을 기원했다.
문 대통령은 회동의 모두발언에서 “‘꽃이 한 송이만 핀 것으로는 아직 봄이 아니다, 온갖 꽃이 함께 펴야 진정한 봄이다’라는 글을 봤다”며 “오늘 총리님과의 회담이 실질 협력의 다양한 꽃을 피울 수 있게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양국 간 정치·경제·문화·관광·인적교류 등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이 각양각색의 꽃을 활짝 피우면서 양국 국민이 한중관계가 진정한 봄을 맞이했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게 함께 노력하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구보 진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말이 있듯이 그간 아쉬움을 기회로 전환하고 서로 지혜를 모은다면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빠른 시일 내에 실질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걸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중관계가 새로운 출발점에서 새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지난 한중관계 개선 발표와 특히 시 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가 정상적인 관계로 조속히 회복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리 총리의 정치국 상무위원 연임을 축하하면서 “이런 토대 위에서 오늘 회담이 지난 1년여 동안 부분적으로 위축됐던 경제·통상·문화·인적교류 등 제반 분야 협력을 실질적으로 회복시키고 여타 양국 간 공통 관심사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하는 귀중한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거듭 밝혔다.
이에 리 총리는 “방금 대통령께서 중국 고전을 인용해 중한관계가 따뜻한 봄을 맞이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중국에서도 이런 비슷한 말이 있다”며 중국 시인 소식(蘇軾)의 시 구절 ‘춘강수난압선지’(春江水暖鴨先知·봄 강물 따스해지는 것은 오리가 먼저 안다)를 거론한 뒤 “양측이 공동 노력을 통해 중한관계를 조속히 정상궤도로 추진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지난 동안에 양측은 예민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진전을 이뤘고, 중한관계도 적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며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께서 기울여주신 노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님과 만나게 돼 기쁘며, 이번 기회에 대통령 취임을 축하드린다”며 “문 대통령께서 중국말로 제 이름을 불렀는데 발음이 정확하다. 대통령 말씀을 통해 중한 간 정말 비슷한 문화 배경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도 했다.
이날 회동은 애초 오후 5시 30분에 예정됐으나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일정이 지연되면서 3시간 18분 늦은 오후 8시 48분에 시작됐다. 또 당초 30분 간 회담을 하기로 양측이 합의했지만 실제로는 22분을 넘긴 52분 동안 진행됐다.
중국 측에서는 샤오제 재정부 부장과 먀오웨이 공업정보화부 부장,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행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