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롱패딩 열풍'이 불편한 패션업계

송주오 2017. 11. 2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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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롱패딩 열풍이 가격거품 논란으로 이어지며 패션업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평창 롱패딩이 거위털 충전재를 사용한 구스 다운임에도 통상 시장가격의 절반에 판매되자 그간 패션업체들이 폭리를 취해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돼서다.

평창 롱패딩은 거위털을 충전재로 사용한 구스 제품이면서도 14만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돼 구매 열풍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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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거품 논란 이어지며 패션업계 '속앓이'
거위털 재질·사용된 기법 등 차이 살펴봐야
'평창롱패딩', 백화점 수수료 30% 이상 빠져 가격 저렴한 것
패션업계, "유통사 기획상품과 단순 비교 곤란" 주장
지난 22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평창 롱패딩’을 사려는 고객들이 매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사진=박성의 기자)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평창 롱패딩 열풍이 가격거품 논란으로 이어지며 패션업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평창 롱패딩이 거위털 충전재를 사용한 구스 다운임에도 통상 시장가격의 절반에 판매되자 그간 패션업체들이 폭리를 취해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돼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청와대 홈페이지에 ‘평창 롱패딩’ 추가 생산을 요구하는 민원 게시물이 올라왔다. 지난 17일과 18일, 양일간 총 4개의 관련 게시물이 올라왔다. 평창 롱패딩은 거위털을 충전재로 사용한 구스 제품이면서도 14만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돼 구매 열풍이 불었다. 지난 22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는 이날 재판매가 시작된 평창 롱패딩을 구매하기 위해 노숙을 자처한 이들로 붐비기도 했다.

이러한 열풍이 패션업계에겐 역풍이 됐다. 가격 차이로 인한 거품 논란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롱패딩 제품은 30~4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평창 롱패딩보다 2배 이상 비싸게 가격이 형성돼 있다. 소비자들은 이익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드러낸다.

패션업계는 제품에 사용된 거위털의 재질, 충전량, 공법 등의 차이를 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거위털은 원산지에 따라 품질 차이가 발생한다. 춥고 건조한 나라에서 사육된 거위에서 채취한 털일수록 보온성이 뛰어나다. 이 때문에 헝가리나 폴란드산 거위털을 최상품으로 꼽는다.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캐나다 등도 선호되는 지역이다. 몇 해 전 광풍이 불었던 ‘캐나다 구스’의 가격이 높았던 이유 중 하나도 최상품 거위털 중 하나인 캐나다산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패딩에 사용된 공법도 가격 차이를 불러온다고 업계에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티셔츠와 달리 패딩 제조에는 마감 기법 등에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용 공장이 따로 있다”며 “이런 이유로 패딩 제조 시 공법 비용이 더 높게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바느질 마감 등이 세밀하지 않으면 충전재가 빠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고어텍스 등 보온과 통기성 소재의 사용 여부에 따라 최소 20만원가량의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울러 평창 롱패딩이 롯데백화점 기획상품이라는 사실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백화점은 입주업체에 시설과 공간을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판매 수수료를 받는다. 통상적으로 판매수수료는 30~40%다. 1000원을 팔면 300원 이상을 백화점에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평창 롱패딩처럼 백화점 자체 기획상품일 경우 판매수수료가 적용되지 않는 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더불어 재고부담이 일반 패션업체에 비해 덜한 점도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3만벌 한정 제품이면서 유통채널인 롯데백화점이 판매하고 있어 재고를 털어내기 쉽다는 것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거품 논란에 대해 전자제품에 비유하며 스펙 차이를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같은 IT제품이라도 스펙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구조와 같은 이치”라며 “프리미엄 제품에는 그에 걸맞은 소재와 공법, 디자인 등이 적용되는 만큼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창 롱패딩.(사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온라인 스토어)

송주오 (juoh41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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