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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욕하셨죠? 전화 끊습니다"..콜센터 '전화 끊을 권리'

권애리 기자 입력 2017. 11. 24. 09:57 수정 2017. 11. 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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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홈쇼핑도 그렇고 인터넷 쇼핑 같은 것도 많이 하고 요새는 점점 더 콜센터에 전화할 일이 많아지는데 폭언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고 해요. 이걸 좀 다르게 대처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사실 이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지 꽤 됐는데 참 참 근절이 안 됩니다. 최근 통계에서도 상담원들의 85%가 언어폭력을 경험해봤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또 두 달 전에는 도시가스 콜센터에 거짓말로 드러난 불편에 대해서 항의 하면서 몇 시간씩 폭언한 전화 때문에 계속 들어주던 상담원이 기절한 사건이 보도된 적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계속 참지 않고 직원이 먼저 전화를 끊을 수 있는 권리를 도입하는 곳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콜센터 악성 전화 대응 ARS 음성안내 : 고객님께서는 현재 폭언·욕설을 하셨기 때문에 더 이상 상담 진행이 어렵습니다. 또한, 형법·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받으실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3월부터 한 대형마트 콜센터가 악성 전화에 송출하는 ARS 멘트입니다. 폭언 전화가 온다면 직원이 2번까지는 먼저 경고를 합니다.

그래도 중단하지 않으면 이 ARS 멘트를 튼 다음에 전화를 끊어버릴 수 있습니다. 실제 이걸 튼 건 지금까지 7번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실제 끊기까지 가는 경우가 정작 많지는 않지만, 이 지침을 도입하고 나서 이 마트에 걸려온 악성 전화는 40% 줄었습니다.

직원이 무조건 참지 않고 할 말은 하게 하는 게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거고 직원들 상처도 덜하다는 겁니다.

지난해 비슷한 지침으로 먼저 끊기를 도입한 카드사, 홈쇼핑업체, 이렇게 고객 대응 많은 이런 회사들에 오는 악성 전화들이 대체로 절반 이상씩 줄고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참 저런 사람들 왜 저러나 싶은 생각도 드는데 저렇게 진짜로 했을 경우에, 정말로 심하게 할 경우에는 처벌도 받을 수 있는 거죠?

<기자>

네, 아까 말씀드린 도시가스 콜센터에 폭언했던 30대 남성, 사실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이 그때 됐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 문제에 아주 단호하게 대처하는 곳이 한 군데 있어서 실제 판례가 쌓이고 있는데요, 기업은 아니고 서울의 뭐든지 물어봐도 된다는 민원전화 120 다산콜센터입니다.

여기가 2012년 9월부터 그동안 모두 95명을 고소했습니다. 이 중에 집행유예되긴 했지만 6개월 징역형이 나온 사람도 있고요. 지금까지 32명이 벌금을 냈고 33건은 지금도 수사 중입니다.

특히 벌금형 중에 11명은 처음에 약식으로 벌금 내라고 하니까 "아니, 전화로 욕 좀 했다고 벌금까지 내야 되냐?" 그러고 불복해서 정식재판을 받았습니다.

재판하면 별 일 아니라고 나올 줄 알고 불복한 건데 모두 유죄 나왔습니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제가 여기서 따라 할 순 없지만, 우리 굉장히 흔하게 아는 욕 있잖아요.

이 뭐뭐야 이런 거, 콜센터 직원들에게 이런 정도 욕을 평소에 하던 대로 하면 다 유죄가 나왔습니다. 특히 반복적으로 욕을 했을 때는 경범죄가 아니라 아까 들으신 멘트에 나온 정보통신망법 적용받았고요.

이 그 마트도 성희롱 발언에는 직원이 골라 틀 수 있도록 성폭력 특례에 따라서 처벌받으실 수 있다는 다른 멘트도 준비한 게 있거든요.

다산콜센터에도 실제 성폭력 특례 적용된 사례가 있는데 최대 400만 원까지 벌금이 나왔습니다. 이런 조치를 하면서 다산콜센터에 오는 악성 전화는 5년 전이랑 비교하면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앵커>

이걸 지금 처벌을 조금 더 강화하거나 이렇게 하는 법도 준비가 되고 있죠?

<기자>

네, 처벌은 아니고요. 감정노동자 보호에 좀 더 초점을 맞추기는 했는데 방금까지 보신 그런 기업이나 지자체 몇 곳이 재량으로 도입하고 있는 업무중단권, 직원이 먼저 전화를 끊을 수 있는 권리를 법적으로 아예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확실히 들어갈 걸로 보이는 거는 직원이 감정노동에 대한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하거나, 아까 보신 다산콜센터처럼 법적 조치를 취하려 할 때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은 꼭 포함될 걸로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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