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의료, 최선의 의료, 최신의 의료'는 무엇일까? [김현성 원장의 '척추 건강 들여다보기']

헬스조선 편집팀 2017. 11. 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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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시작되어서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 걸까? 그리고 거기서 의학이 가져야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현대의학이 발전한 지난 100여년 동안, 특히 지난 50여년 동안 의학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왔다. 하지만 여전히, <현대의학의 거의 모든 역사>를 저술한 제임스 르 파누가 이야기한 것처럼 의학은 엄청나게 발전했지만 대중들은 점점 건강을 걱정하고 있고, 의료비는 한없이 늘어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의학은 서양에서 출발하였으며, 세계 역사의 과도기 동안 동양에 전파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동양의 의학 또한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왔으며, 의학의 세계적인 발전에 대한민국 역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척추 수술 및 치료의 발전은 지난 20~30여년 동안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저자 또한 발전된 대한민국 척추 수술 및 치료를 바탕으로 지난 10여년 동안 미국, 독일, 브라질, 중국, 일본, 인도 등 30여개 국을 돌아다니면서 300여 차례 이상의 학회 발표와 강의 그리고 워크샵 등에 참석하게 되었고, 거기에서 세계적인 석학들을 만나고 많은 친구들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의학을 전공하고 있는 우리들의 관심사만큼 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가면서 어렴풋하게나마 의학 및 의료의 현재 상황, 세계적인 경향 등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신기한 것은 같은 의학을 공부하고 같은 환자를 보면서도 환자를 대하는 방법에서 조차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인 차이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나의 느낌일지는 모르겠지만, 서양의 의학은 근거를 중심으로 한 의료(醫療·medical service)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면, 동양의 의학은 환자를 중심으로 한 의술(醫術·the medical art)에 기반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서양의 의학은 환자를 대하는 기본적 근거가 발전된 의료 기구와 논문 및 데이터가 근거라고 하면, 동양의 의학은 환자의 건강한 쾌유 및 행복한 삶이 환자를 대하는 기본적인 근거처럼 보여 진다. 그동안 서양의학이 동양에 전파되면서 하나로 통합되었다가 서로가 가진 문화적인 지붕 아래에서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마도 수천년 동안의 역사의 순환도 이렇게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끝없는 인간의 욕망은 인간 수명의 급격한 증가와 과학의 눈부신 발전을 근거로 세계적 경향을 바꾸어 가고 있다. 수많은 과학 분야 중에 의학은 이제 차세대의 가장 강력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으며, 단순히, 건강의 삶의 차원을 떠나 경제적인 분야, 사회적인 분야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세상 여행 속에 느낀 점이라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세상은 만만치가 않다는 것이며, 미국이 수많은 근거와 기술을 가지고 세계 의학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유럽은 수많은 의료 장비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는 뛰어난 머리를 근거로, 중국은 엄청난 인구를 바탕으로, 또 일본은 수백 년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대부분의 나라들이 공공의료와 민간의료가 공존해 있다는 것이며, 심지어 민간의료가 훨씬 우세한 미국에서 조차 잘 준비된 공공의료가 있으며, 공공의료가 우세한 유럽에서 조차 민간의료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향을 보면 민간의료가 우세한 나라일수록 의학의 발전이 빠르며, 의학의 세계적인 경향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물론, 인간의 행복한 삶의 측면에서 보자면 공공의료가 우세한 나라에서 조차 국민들의 만족도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이다.

인간은 누구나 ‘최고의 의료, 최선의 의료, 최신의 의료’를 원한다. 예를 들어, 미국은 최고의 의료, 최신의 의료에 있어서 최고이지만 여전히 최선의 의료에서는 조금 부족하고, 공공 의료가 우세한 유럽의 몇몇 나라들은 최선의 의료를 효과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나 최고의 의료, 최신의 의료에서는 부족한 것처럼, 이 세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기에는 아직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대한민국은 이제 보편적인 의료를 원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보편적인 의료로는 결코 ‘최선의 의료도, 최고의 의료도, 최신의 의료’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지원과 이해가 있지 않고 서는 그동안 쌓아왔던 많은 것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난 수년 동안은 미국, 유럽, 브라질 등 주로 서구 나라들에 주로 다녔던 것 같다. 그리고 요즘 들어서는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파키스탄,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나라들을 더 자주 방문하게 된다. 민간의료가 우세한 브라질 친구가 나에게 최소침습척추 수술을 배운 뒤 몇 배나 더 비싼 치료비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공공의료가 우세한 아시아 권의 많은 나라들이 내시경 수술 및 최소침습척추수술을 배우려고 하지만, 결국 공공의료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것을 볼 때마다 어떤 의료가 최선의 의료이고, 과연 우리나라의 의료는 ‘어디로 가야 할까?’에 대해서 고민될 때가 많다. 다만, 국민들에게는 최선의 의료가 전부가 아니라 ‘최고의 의료, 최선의 의료, 최신의 의료’가 모두 효과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기고자: 수원나누리병원 김현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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