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중단·中사드 압박, 靑 부인에도 수면 위로 왜?

김성곤 2017. 11. 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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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한미군사훈련 중단론 솔솔
韓 '사드갈등 해소·봉인' 설명 vs 中 '단계적 처리' 압박
평창올림픽 흥행과 안전개최 위해 北 참여 절실
文대통령 12월 시진핑과 회담.. 사드의제 오를까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4일 오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열린 ‘G-200, 2018,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 행사에 참석해 “2018 평창! 하나 된 열정!, 하나 된 대한민국!, 하나 된 세계!”란 응원 메시지를 작성, 김연아 홍보대사(전 피겨 국가대표)와 SNS 홍보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한미군사훈련 중단 여부와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압박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청와대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잊을 만 하면 되풀이되는 모양새다. 특히 한미군사훈련 및 사드논란은 한반도 주변의 복잡한 정세를 함축하고 있는 고차방정식이다. 이른바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상징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해법이 중대 분수령에 처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외교안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북한의 제6차 핵실험은 물론 연이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발사 도발이 이어졌기 때문. 아울러 한반도 사드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경제보복도 뜨거운 감자였다. 다만 최근 북한의 도발은 두 달 이상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중국과의 사드 갈등 또한 상당 부분 해소한 상황이다.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국면이지만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취임 이후 최대 이벤트’ 文대통령,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절실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은 새정부 출범 이후 최대 이벤트다. 문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한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오죽하면 여름휴가 역시 평창 동계올림픽의 붐업을 위해 강원도를 선택했을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출범 이후 미국, 독일, 러시아는 물론 동남아 3개국 순방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과의 외교전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에 대한 각별한 지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다만 내외적인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국정농단 사태와 일부 연루되면서 국내적으로 관심이 아직 미미하고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안전개최에도 다소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참여는 평창 동계올림픽 흥행과 성공의 보증수표다. 단순히 올림픽 성공 개최뿐만 아니라 ‘한반도 긴장완화’라는 부수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 때문에 한미군사훈련의 일시 중단은 정부가 검토해볼만한 옵션이다. 중국이 그동안 제시해온 ‘쌍중단(북한의 핵실험 중단과 한미군사훈련 중단) 해법’과 유사하다. 물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한미군사훈련 중단 문제는 지금까지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문 대통령 역시 불법과 합법을 교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달초 동남아 3개국 순방에 앞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말할 수는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이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데다 한미동맹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미군사훈련 일시 중단’ 카드는 북핵문제가 긴장국면에서 대화국면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성사될 경우 결과는 대박이다. 한미군사훈련 중단과 북한의 올림픽 참여→남북한 긴장 완화→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북핵 대화국면 진입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의 이해와 동의다.

◇12월 중순 방중 文대통령, 시진핑과 만나 사드문제 최종 담판?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사드 문제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한반도 사드배치에 반발한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가 쉽지 않았기 때문. 더구나 중국의 무차별적인 경제보복으로 국내 기업들이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고비를 넘긴 것은 지난 10월 31일 한중 외교당국간 관계 개선 협의문이다. 지난해 7월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 이후 악화일로를 걷던 한중관계 개선의 분수령을 마련한 것. 한중 양국이 이른바 정경분리 원칙 아래 실용적인 입장에서 사드 정국에서 촉발된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한 것.

문 대통령 역시 자신감을 내비쳤다. 동남아 순방 중 베트남 다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가졌던 문 대통령은 이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가진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사드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사드 문제는 언론에서 표현하듯이 ‘봉인’된 것으로 이해한다. 12월 방중 때에는 사드 문제는 의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중국 측에서는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를 언급하며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이는 사드 문제가 더 이상 양국 관계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청와대의 설명과는 다소 배치되는 기류다. 이 때문에 중국 측의 문제제기는 중국 내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모든 것은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12월 베이징 정상회담에 달려있다. 사드가 회담 테이블에 오르면 한중관계의 새로운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사드 자체가 논의되지 않는다면 한중관계는 사드 이전의 국면으로 회복할 수 있다.

김성곤 (sk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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