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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환율' 엇길린 희비..'블프' 직구족 '웃고' 수출업체 '울고'

조은임 입력 2017. 11. 2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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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직구족'인 김씨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낮아지는 것을 보고 연말 블프 기간을 고대하고 있었다.

원화가 비싸질수록 수익이 줄어드는 수출업체들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환전 시기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최근 원화 절상의 우리 수출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단기적으로 국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1.3% 감소한다.

또 원화의 실질가치 1% 상승은 수출물량을 0.12%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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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프 주문량 올해 31% ↑…저환율에 가전제품 등 구매 급증
자산가들 1100원선 무너지자 달러기반 상품 투자 뛰어들어
무역협회 "환율 10% 하락시 제조업 영업이익률 1.3%↓"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주부 김모(36)씨는 이번 블랙프라이데이(블프) 기간 동안 가전제품과 유아용품을 대거 구입했다. 일명 '직구족'인 김씨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낮아지는 것을 보고 연말 블프 기간을 고대하고 있었다. 그간 해외직구로 유아용품을 구매해온 김씨는 이번엔 다이슨 청소기와 브라바 물걸레 로봇청소기 등도 장바구니에 담았다. 김씨는 "환율이 큰 폭으로 낮아져 고가의 가전제품을 사기가 적합한 것 같다"며 "평소 직구를 하지 않던 친구들도 올해에는 싼 값에 유아용품을 미리 사둔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미국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계획 중인 최모(32)씨는 여행비용으로 500만원을 미 달러로 환전했다. 계획된 비용은 200여만원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환율이 워낙 낮아서 여윳돈을 더 보탰다. 현지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저렴하게 사게 되면 최소 비행기 값 아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최씨는 "현지에서 쇼핑을 넉넉하게 해도 되고 남은 돈은 보관해두다가 나중에 환율이 오르면 팔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최근 환율이 연저점을 기록하면서 실생활에서 큰 변화가 관측되고 있다. 미국 최대 쇼핑행사기간인 '블프'엔 컴퓨터 앞에 앉아 지갑을 여는 직구족들이 대거 늘어난 걸로 나타났고, 해외여행·송금수요도 증가세다. 반면 수출업체들은 좌불안석이다. 원화가 비싸질수록 수익이 줄어드는 수출업체들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환전 시기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46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2.4원 오른 1087.8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섰던 지난해 말과 비교해 11% 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지난주 내내 환율이 하락하면서 연저점을 연일 갈아치웠다.


낮아진 환율에 '직구족'들은 환호했다. 특히 미국 최대 쇼핑행사인 블프(24~25일)는 올해 우리나라에서 '저환율 특수'를 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 배송 대행서비스업체인 몰테일에 따르면 올해 블프 기간 동안 주문량은 4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3만5000건)보다 31% 증가한 수치다. 전체 구매대행 물량의 33%가 다이슨 청소기 등 전자제품에 몰렸다. 의류·언더웨어(32%) 신발·가방·잡화(20%) 완구류(8%) 등이 뒤를 이었다.

환전·송금 수요에 은행 점포에는 관련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해외여행을 앞두고 환전을 미리 해두려는 고객들과 해외에서 유학 중인 자녀에게 돈을 송금하려는 부모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A은행 서소문로점의 한 직원은 "최근 수백만원 규모의 환전을 요청하는 고객들의 방문이 늘고 있다"며 "해외 송금 고객들도 환율이 쌀 때 미리 송금을 해 두려고 시기를 체크하는 문의가 잦아졌다"고 했다.

일부 자산가들 역시 저환율을 환영하는 이들 중 하나다. 이들은 환율이 1100원선 아래로 밑돌자 달러 기반 금융상품 투자에 나섰다. 달러 투자는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는 없는 만큼 자산의 10% 안쪽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수요가 높아졌다. 이재철 KEB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장은 "1100원선이 사실상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는데 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투자목적으로 달러를 분할 매수하는 자산가들이 늘었다"며 "환율이 하락하는 데도 한계가 있는 만큼 이정도 수준이면 약간의 수익은 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저환율에 수출업체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원화강세가 지속되면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는데다 환차손으로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운송장비, 전기·전자, 기계장비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은 영업이익률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최근 원화 절상의 우리 수출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단기적으로 국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1.3% 감소한다. 또 원화의 실질가치 1% 상승은 수출물량을 0.12%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분석됐다.

윤찬호 삼성선물 외환전략팀장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년 무역 동향 및 환율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환율은 달러당 1060~1115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환율의 연평균 변동 폭이 15%를 웃돌아 환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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