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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포커스] 가상화폐거래소 자율규제로는 역부족.."당국 거래소 인가제 검토해야"

조권형 기자 입력 2017. 11. 27. 17:44 수정 2018. 01. 1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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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은 한 시간 반 동안 서버가 다운됐다.

국내 증시에 버금갈 정도인 하루 수조원대 거래대금이 오가고 있으나 운영 수준은 한참 미숙하고 인프라 투자도 부족한 게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현주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거래소에 예치해놓은 고객들의 자금은 수천억원이 넘을 것"이라며 "시장이 너무 커버린 탓에 한몫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업계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어 자정작용만으로는 컨트롤이 안 될 것"이라며 업계 자율규제안의 한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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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수조원대 거래액 오가지만
통신판매로 분류돼 규제 안받아
인가제 담은 법개정안 발의에도
금융당국 "과열 부추겨" 부정적
2815A10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사고 일지

[서울경제] 지난 12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은 한 시간 반 동안 서버가 다운됐다. 그동안 비트코인캐시 가격은 284만원에서 168만원으로 폭락했다. 서버 다운 전 매도 주문을 넣었거나 서버 다운 시간 동안 매도를 못해 피해를 봤다는 고객들이 있으나 빗썸에서는 개별 사례를 검토해봐야 한다며 피해 보상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현재까지 100억원의 피해를 주장하는 400여명의 고객이 모여 1차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올 4월에는 거래소 야피존이 해킹으로 인터넷망에 연결된 코인 지갑인 ‘핫 월렛’ 4개에 있던 55억원 규모 비트코인을 도난당했다. 이는 야피존이 보유한 회원들 총자산의 37.08%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그런데 야피존은 “손실은 모든 회원에게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회원 개개인의 자산을 37.08%씩 차감해 고객에게 관리 미숙의 피해를 떠넘겼다는 비판을 샀다.

이처럼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거래소를 통해 급등락하는 가상화폐를 사고팔지만 거래소의 불안정성과 부족한 보안 때문에 투자 불안이 확산돼왔다. 국내 증시에 버금갈 정도인 하루 수조원대 거래대금이 오가고 있으나 운영 수준은 한참 미숙하고 인프라 투자도 부족한 게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현주소다. 실제로 거래소에 대한 해킹이나 일시적 접속 장애 등 각종 사고 피해가 끊이지 않았고 이에 금융당국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자율규제안 마련을 압박하면서 겨우 간접 규제안이 나온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인터넷쇼핑몰과 동일한 통신판매업자로 규정돼 금융당국의 규제에서 벗어나 있고 어떤 관리 감독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해킹 공격이나 서버 과부하를 방지하는 어떤 최소한의 기준도 없이 중구난방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식을 거래하는 한국거래소는 각종 인프라 투자나 사전 점검 등의 규제를 받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나 관리 감독 등에서 사실상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것이다.

결국 가상화폐 거래소는 ‘규제 프리존’에서 수수료만 챙기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사실상의 특혜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서버 다운 사고가 발생한 이달 12일 빗썸의 전체 가상화폐 거래대금은 6조5,000억원으로 이날 빗썸은 거래 수수료 수익만 1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가상화폐 대금을 위안화로 찾는 것을 금지한 중국의 업체는 물론 일본과 미국의 업체도 국내에 진출하는 등 거래소 난립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사고 종합선물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투자자 보호에 구멍이 뚫려 있다. 코인이즈에서도 수십억원어치의 가상화폐가 해킹으로 탈취당했고 빗썸에서는 고객 3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후 수십억원대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있었다는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코인원과 업비트에서도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서 매도·매수 시기를 놓친 고객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거래소 업계가 자율규제안으로 소비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 내년 초 시행할 예정이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거래소에 예치해놓은 고객들의 자금은 수천억원이 넘을 것”이라며 “시장이 너무 커버린 탓에 한몫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업계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어 자정작용만으로는 컨트롤이 안 될 것”이라며 업계 자율규제안의 한계를 지적했다. 결국에는 거래소 인가제 등과 같은 특단의 해법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올해 8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거래소 인가제를 담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인가제를 통해 거래소를 금융업으로 포섭할 경우 공신력을 부여함으로써 과도한 투기 거래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중한 입장이다.

/조권형·이주원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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