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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품귀 가능성에 폭등..수요 줄면 한순간에 폭락

오찬종 입력 2017. 11. 27. 17:48 수정 2017. 11. 27.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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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2100만개 비트코인중 현재까지 1650만개 채굴돼
화폐로서의 자격 3요소중 보편 가치·유동성 갖췄지만 가격안정성 떨어져 문제점
한정된 자산..수요 몰리면 하루에도 수십% 가격 급등락

◆ 비트코인 열풍 ◆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 규모가 1년 만에 15배 이상 커진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미래 기축통화라는 기대감과 '화폐'라는 단어에 매혹된 투기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암호화폐의 대표주자 격인 비트코인은 총량이 정해져 있는 한정자산이라는 점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배경이다. 최종적으로 생산 가능한 비트코인 총량은 2100만개라는 것이 정설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대략 1650만개가 채굴돼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채굴이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채굴 속도가 떨어져 물량 품귀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한 것은 이 같은 독특한 가격결정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가격을 전망할 때 수요공급 모델을 동원한다. 앞으로 채굴 가능한 물량이 450만 비트코인에 불과한 만큼 공급곡선은 사실상 수직선이라는 것이다. 반면 수요곡선은 우하향 직선인 만큼 가격은 수요에 의해서만 좌우된다. 지금처럼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불어 수요가 급증하면 가격이 하루에도 수십 % 급등할 수 있는 구조다. 반대로 수요가 줄면 가격 역시 폭락할 위험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자수단을 넘어 화폐로 기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박성준 동국대 교수는 "가상화폐는 중앙통제 방식인 기존 화폐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온 대안"이라면서 "다자간 상호 신뢰 확보 모델이 가능하다면 향후 디지털 시대의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국내 암호화폐의 유형별 현황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은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은 민간 화폐지만 실제 화폐와 자유롭게 교환되는 대안화폐의 위치에 해당한다. 비트코인이 투자 도구 중 하나로 위상을 획득한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대안화폐를 넘어 '화폐'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통상 광의의 화폐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3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가치에 대한 지위를 인정받을 것 △대중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수량이 충분할 것 △가치가 안정적일 것이다. 비트코인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조건을 거의 만족한다.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서는 광산에서 금을 채굴하는 과정에 비용이 드는 것처럼 적지 않은 컴퓨터 시스템 자원과 전기가 필요하다. 최근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수백 대의 고성능 컴퓨터를 설치한 소위 '비트코인 공장' 사업까지 활성화되고 있다.

유동성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화폐로서 지위를 부여받을 수 있다. 비트코인은 개별 은행들을 거치지 않고 전 세계 누구에게나 송금할 수 있어 거래수수료나 비용이 낮다. 현재는 수수료 문제로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100원 단위 소규모 비현금 거래도 활성화될 수 있다. 비트코인 총량은 2100만개로 제한돼 있지만 오히려 수량은 여느 화폐보다 충분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코인 1개를 소수점 아래 8자리인 '사토시'라는 단위까지 쪼개서 거래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자릿수를 더욱 늘릴 수도 있다. 국내로 치면 10원 아래 단위로도 상품의 가격을 책정하고 거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화폐의 세 번째 조건인 가치 안정성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비트코인은 시장 참여자들의 변덕에 따라 가치가 급격하게 변동하기 때문에 가치 저장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 거래소 자체의 안정성도 아직 가상화폐를 화폐로서 신뢰하기 어렵게 한다. 실제 최근 국내 일부 거래소에선 매매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하며 피해자들이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마무리되지 않으니, 실제 국내 시장에서 화폐로서 기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 등이 암호화폐를 이용한 간편결제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지만 대중성이 떨어진다. 서울 강남지역의 인기 베이커리 수 곳 정도에서 현재 시범적인 화폐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대안적인 화폐로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일본은 연초 자금결제법 개정을 통해 가상통화를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고 등록제를 도입했다. 일본 항공사인 피치항공이 암호화폐로 비행기 티켓을 구입할 수 있도록 연동하는 등 점차 시장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현재 정부 당국은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는 법정통화가 아니라 정부의 지급보증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아울러 기술적 장애나 해킹 등에 대한 대응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자체는 블록체인을 통해 안전하게 보관되지만 암호화폐 투자를 위해 가입한 거래소 계정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해킹당할 경우 암호화폐를 탈취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수익성이나 전망에 대해 과대 홍보되는 경향이 있어 암호화폐를 통한 유사수신행위나 투자유도를 통해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상화폐 시장에선 다단계 등 각종 사기 피해도 잇따르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27일 경찰은 박정운 씨(52)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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