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덩이에서 첨단소재 진화.. 우리가 몰랐던 '탄소의 비밀'

박정일 2017. 11. 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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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수트' CNT· '꿈의 물질' 그래핀 등 각광
우주서 4번째·지구서 14번째로 많은 '원소'
다른 원소와 결합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숯과 다이아몬드는 탄소로만 이뤄진 '동소체'
CNT는 나노미터 크기로 철보다 100배 '단단'
전기차 배터리·방탄섬유 등 다양한 분야 활용
그래핀은 실리콘보다 전자 이동성 빨라 '주목'
신축성 뛰어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연구
LG화학의 전라남도 여수 소재 탄소나노튜브(CNT) 생산공장 모습. LG화학 제공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신소재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적이면서도 에너지 효율과 물성이 뛰어나야 하는데, 이 같은 특성을 가진 대표적 신소재로 급부상하는 것이 바로 탄소를 이용한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같은 것들입니다.

사실 탄소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원소 중 하나인 동시에 우리 인체를 구성하는 기본요소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대기나 땅, 모든 생물체와 유기체, 고분자 등에 탄소가 존재하지 않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동식물이 무언가를 먹고 만들고 배출하는 모든 것에는 탄소가 있습니다.

탄소는 우주에서 네 번째, 지구에서는 14번째로 많이 존재하는 원소입니다. 지각에서는 탄소가 화석연료나 석회석과 같은 탄산염 광물(탄산의 염류 조성을 가진 광물의 총칭) 안에 들어 있습니다. 탄소는 순수한 상태에서도 다양한 형태를 하고 있지만, 다른 원소와 결합한 화합물 상태에서는 더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탄소는 또 표준적인 녹는점과 끓는점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일반적인 압력 아라에서 탄소는 고체에서 기체로 승화하기 때문입니다. 다소 어려워 보이긴 하지만 탄소의 발견과 어원을 이해하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 고대 때부터 목탄, 검댕(석탄, 석유, 장작, 마른 소똥 같은 것을 태울 때 나오는 가루), 다이아몬드와 관련된 정보들은 이미 많이 알려졌습니다. 반면 탄소는 발견자가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1772년 프랑스 화학자 앙투안 라부아지에가 숯과 다이아몬드를 연소시켰고, 이때 나온 이산화탄소 양이 서로 같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여기에서 숯과 다이아몬드가 탄소로만 이루어진 동소체(같은 원소로 구성되어 있으나 구조가 다른 물질)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후 1797년 영국의 스미슨 테넌트가 다시 다이아몬드를 연소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때 발생한 이산화탄소 양을 조사하다가 다이아몬드가 탄소만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탄소라는 원소명은 프랑스의 화학자 기통 드모르보가 목탄을 뜻하는 그리스어 '카르보'(carbo)를 따서 '카르본'(carbone)이라고 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독일어로는 숯 물질(Kohlenstoff)이라고도 하며, 이는 한자의 탄소(炭素)와 같은 표현입니다.

그럼 이제 탄소로 만든 대표적 신소재를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탄소나노튜브(CNT)는 '아이언맨 수트'라는 별명을 가진 신소재로, 튜브 형태의 1차원 탄소 물질입니다.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크기로 매우 작지만, 철보다 100배 이상 단단하고 열 전도율, 전기 전도율 등에서 뛰어나 케이블, 전극, 디스플레이, 태양 전지, 방탄 섬유 등 항공우주 분야는 물론 생명공학, 환경에너지, 의약·의료, 전자·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시장 가능성에 주목한 LG화학은 올해 초 본격적인 CNT 양산을 시작했고, 한화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 다른 국내 주요 업체들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종이처럼 2차원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 그래핀은 탄소 동소체 중 최근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물질입니다. 그래핀은 흑연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가 떼어 내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떼어 낼 수 있어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 네덜란드 물리학자 안드레 콘스탄티노비치 가임과 러시아 물리학자 콘스탄틴 세르게예비치 노보셀로프가 스카치테이프 방법을 이용한 그래핀 추출법을 발표해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반도체로 주로 쓰이는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 이동성이 빠릅니다.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며, 최고의 열전도성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보다 배 이상 열전도성이 높습니다. 또 빛을 대부분 통과시키기 때문에 투명하며 신축성도 매우 뛰어납니다.

이처럼 꿈의 물질이라고 불리는 그래핀은 자유자재로 접거나 말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의료, 진단, 트랜지스터를 비롯한 거의 모든 과학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습니다. 다만 양산이 쉽지 않다는 점 등이 과제로 남아있어 여러 학자들이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자료제공: 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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