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그래핀 볼', 배터리 충전 속도 5배 이상 향상..LG이노텍 'UV-C LED', 세계 최고 자외선 출력으로 멸균

이윤주 기자 2017. 11. 2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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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국내 기업들의 기술 개발 2제

삼성전자가 개발한 배터리 소재 ‘그래핀 볼’의 확대 이미지.

삼성전자가 충전 속도를 종전보다 5배 이상 높인 배터리 소재 ‘그래핀 볼’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LG이노텍은 세계 최초로 살균 자외선 출력이 100㎽(밀리와트)를 기록한 자외선 발광다이오드(UV-C LED)를 개발했다. 각각 배터리 완전 충전시간을 현재 1시간에서 12분으로 단축시키고, 흐르는 물도 살균할 수 있는 첨단 기술들이다.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원천 기술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한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국내 기업들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은 것으로 기술의 상용화에 관심이 쏠린다.

LG이노텍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출력 100㎽의 자외선 발광다이오드(UV-C LED) 모델.

■ 그래핀 볼, 안전·속도 다 잡았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손인혁·두석광 연구팀은 기존의 리튬이온 전지보다 충전 용량은 45% 향상시키면서 충전 속도를 5배 이상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배터리 소재인 ‘그래핀 볼’ 개발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그래핀 볼을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과 양극에 적용하면 현재 1시간 가까이 걸리는 충전 속도를 12분 수준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에 요구되는 온도 기준인 60도까지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핀은 흑연에서 벗겨낸 얇은 탄소 원자막을 말한다.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실리콘보다 140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어 급속 충전에 이상적 소재로 꼽힌다.

연구팀은 저렴한 실리카(SiO2)를 이용해 그래핀을 마치 팝콘 같은 3차원 입체 형태로 대량 합성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 팝콘 형태의 그래핀 볼을 전지의 음극 소재와 양극 보호막으로 활용했더니 충전 용량이 늘어나면서도 충전시간은 줄고, 고온 안전성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결과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5년 이내에 실제 제품으로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그래핀 볼 관련 기술에 대해 미국과 한국에 2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번 연구에는 삼성SDI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최장욱 교수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와 관련한 연구성과는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필터 없는 정수기 나온다

LG이노텍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UV-C LED 제품 중 최고 출력인 100㎽ 제품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초의 기술로 업계 예상보다 2년가량 빨리 목표를 달성한 것이며 향후 수처리 시장, 필터 없는 정수기 등에 대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UV-C LED는 자외선 중 파장이 200~280nm(나노미터)로 짧은 자외선을 방출하도록 설계한 첨단 반도체 광원이다. 기존 램프 방식 대신 반도체를 이용하면 수명이 길어져 거의 영구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강한 빛을 쏘아서 유해한 균을 사멸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이 기술은 우선 산업현장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빌딩이나 자동차의 에어컨 등 공조 시스템을 비롯해 오·폐수 처리와 같은 수처리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환희 LG이노텍 LED연구소장은 “기존 제품은 출력이 높지 않아 빠르게 흘러가는 물이나 공기를 살균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100㎽ 정도 출력이면 살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와 LG화학 등 그룹 계열사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수처리 시장에서 협업도 기대된다.

나아가 출력이 더 강해지면 궁극적으로는 필터가 필요 없는 정수기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LED인사이드는 UV LED 시장 규모가 지난해 1억6600만달러에서 2020년 5억2600만달러로 세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UV-C LED가 같은 기간 2800만달러에서 2억4400만달러로 약 9배 늘어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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