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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구조조정] 文정부, 반년만에 꺼낸 카드..전문가들 "시장중심 구조조정 공감"

이윤희 입력 2017. 11. 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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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쟁력 장관회의, 8개월 만에 재개 예정
전문가들 "구조조정 않으면 장기 비용 더 크다"
"정부, 근로자 이동·실업 지원에 초점 둬야"

【세종=뉴시스】이윤희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출범 반년 만에 우리경제의 묵은 숙제 중 하나인 산업 구조조정 이슈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밝힌 시장중심의 산업 구조조정에 대해 하나같이 공감을 표했다. 특히 정부 역할은 구조조정을 지원하거나 실업 발생 등의 충격을 완화나는데 집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만 시기상으로는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과 함께 지금이 적기라는 상반된 평가나 나온다.

정부는 내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해 문재인 정부의 산업 구조개혁 정책 방향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 4월 개최를 마지막으로 휴면 중인 관련 장관회의는 8개월 만에 다시 열린다.

이와 관련해 오정근 건국대 교수(금융ICT융합회장)는 "이번 정부 들어 구조조정 문제를 완전히 묻어두고 있다. 일종의 친노조 정책을 하다보니 구조조정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면서 "진작 (구조조정을)했어야했는데 '만시지탄'의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시기 상 참 좋은 것 같다"며 정부가 적기를 골랐다는 평가를 내렸다.

정 연구위원은 "경기가 안 좋을 때 구조조정을 하려면, 구조조정도 쉽지 않을 뿐더러 다들 힘든 상황이라 자원을 끌어오기가 어렵다"며 "지금은 그래도 수출기업 중 일부는 굉장히 (경기가)좋고 전반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수익성과 매출액도 2~3년 전보다 지금이 좋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할 여건이 괜찮고, 재정 여건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현재 한국경제를 보면 국제 경쟁력을 잃고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기업들이 꽤 있다. 대부분이 사실상 산업은행 산하에 들어가 있다"며 "산업은행 산하의 기업들을 어떻게 정리하는지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도 "일감이 없는데도 구조조정이 되지 않으면 결국 은행에 빚이 쌓인다. 그것이 해결되지 않고 곪으면 은행 부실이 커지고 금융위기가 올 수도 있다"며 구조조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대량실업이나 지역경기 침체에 대한 위험이 있을지라도 "실업 발생 등으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비용이 더 클 수 있다"며 "사회보험 제도나 실업제도 등의 제도를 잘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구상하는 산업 구조조정의 틀은 기존과는 차이가 있다. 김 부총리는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에 부실기업에 대응하고, 산업적 특성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책은행의 공적 부담을 줄이는 시장중심의 구조조정 방침도 세웠다.

이같은 방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성 교수는 "(과거 구조조정이)지나치게 재무적인 부분으로 판단한 부분이 있었다. 재무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산업적인 특성을 같이 고려해야한다"면서 "지난 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은 산업적 고려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소지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오 교수도 "지금까지 정부가 구조조정을 주도해온 것이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예를 들어 산업은행이 주도하면서 한진해운이 문을 닫게하고, 문을 닫아야할 대우조선을 연명시켰다"며 "시장에서 구조조정이나 회계, 법률 전문가들이 들어가서 살릴 파트와 죽일 파트를 나누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연구위원은 "방향성이 바람직하다"면서도 "국책은행 중심의 구조를 바꾼다는 것은 굉장히 장기적인 과제다. 금융 감독 부분에서 기업에 대한 부실 인식 기준이 좀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정부 역할은 구조조정을 주도하기 보다는 이를 지원하는데 충실해야한다는 주장이 높았다.

오 교수는 "정부가 '감 놔라, 배 놔라' 나서면서 구조조정은 안 되고, 재원만 낭비됐다"며 "정부는 재원을 마련해 지원하는 등의 역할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구조조정이 어려움에 봉착하는 이유는 근로자들 때문이다"며 "정부는 기업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이 다른 쪽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실업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둬야한다"고 했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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