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정부 "일시적 조정, 회복세 이어진다"(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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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경기가 일시적인 조정을 받은 것이라고 본다. 10월 역대 최장 연휴를 앞두고 9월에 소비를 당겨쓰는 사람이 많아지는 등 전달 경기 지표가 워낙 좋았다는 얘기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국내 전체 산업 생산량은 한 달 전보다 1.5% 줄었다. 9월 대비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감소 폭은 지난해 1월(-1.5%) 이후 최대였다.
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이 1.1% 줄며 전체 생산 부진을 견인했다. 광공업 생산 감소율은 올해 4월(-2.2%) 이후 가장 컸다. 업종별로 자동차 생산이 11.3%나 뒷걸음질했다.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한 완성차 수출 부진과 이에 따른 자동차 부품 수요 감소 영향이다. 금속가공도 5.9% 감소했다. 반면 석유정제(9.8%), 화학제품(3.8%) 등은 생산 증가세를 보였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3%로 전달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8월부터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인 것이다. 반면 제조업 재고는 4.2% 늘었다. 전반적인 생산 부진에 따라 재고가 쌓이면서 공장이 쉬는 때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10월 서비스업 생산도 1.7% 줄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부동산·임대업이 15.2% 감소했다. 주택 매매·임대 거래가 주춤하면서 부동산 중개업도 타격을 입었다. 도·소매업도 3.6% 줄었다.
소비·투자 지표도 많이 나빠졌다.
지난달 국내 소매 판매액은 전월 대비 2.9% 줄었다. 9월에는 3.1% 늘었다가 큰 폭의 감소세로 곤두박질한 것이다. 통계청은 10월 초 역대 최장 연휴를 앞두고 9월에 선물 등을 미리 산 소비자가 지갑을 닫은 영향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1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6%), 통신기기 등 내구재(-2%), 의복 등 준내구재(-2.1%) 모두 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설비 투자는 14.4% 급감했다. 이는 2012년 6월(-17.8%)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10월에 장기 연휴로 통관 일수가 줄면서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 투자가 지연된 영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주요 반도체 업체의 4분기(10~12월) 시설 투자 계획이 3분기(7~9월)보다 낫기 때문에 적어도 올해까지는 다시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기성(투자)은 한 달 전보다 0.8% 늘며 지난달 경기 지표 중 거의 유일하게 호조세를 보였다. 그러나 선행 지표 격인 건설 수주가 작년 같은 달보다 무려 45.7%나 줄어들어 향후 투자도 추세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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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최소 6개월 이상 지수가 상승세 또는 하락세를 지속할 때 경기 흐름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판단한다. 이것만 보고는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가 꺾였다고 보기 이르다는 얘기다.
어운선 과장도 “10월에는 건설 기성(투자)을 제외한 대부분 지표가 감소세로 돌아서 표면적으로는 부진했다”며 “하지만 한 달 전인 9월 지표 대부분이 굉장히 높은 수준이었던 만큼 일시적인 조정의 성격이 강하며 최근 경기 상승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9·10월 산업 활동 지수를 평균 낸 지표를 8월과 비교할 경우 서비스업 생산이 0.2%, 소매 판매액은 1.6% 증가했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9·10월 평균 전체 산업 생산은 8월과 변화가 없었고, 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은 0.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10월 산업 활동이 3분기 호조에 따른 기저 효과 등으로 조정을 받았지만, 전반적인 회복 흐름은 이어지는 모습”이라면서 “정부는 공급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혁신 성장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수요 측면의 일자리·소득 지원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오 (pjo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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