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스터의 '펩시 문신'은 어디서 왔나
[경향신문]
캐나다 남동부 그랜드머낸 섬의 어부인 카리사 린드스트란드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조업에 나섰다가 특이한 바닷가재 한 마리를 발견했다. 집게 한쪽에 빨간색과 파란색, 흰색으로 된 무늬가 있었던 것이다. 매일 열잔이 넘는 콜라를 마시는 그는 이 문양이 펩시 콜라의 상표와 똑같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4년간 가재잡이를 해온 린드스트란드는 “어떻게 이런 것(무늬)이 생겼는지는 모르겠다”면서 “마치 문신을 하거나 (몸)위에 (상표를)그림을 그려놓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고 현지 CBC뉴스는 29일 보도했다. ‘펩시 문신’ 가재는 함께 잡힌 다른 바닷가재들과 어시장에서 팔려나갔다. 그는 “이미 국경을 넘었을 것이고 아마 (미국) 보스턴에 가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재의 무늬가 바다 밑에 있던 빈 콜라캔이나 박스 조각이 붙어 생긴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원인이 무엇이든 심해에 쓰레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랜드머낸이 있는 뉴브런즈윅주의 환경보호위원회 해양프로그램 담당자인 매튜 애보트는 “인간의 쓰레기는 어디에나 퍼져있어 상황이 심각한 한 곳을 꼽을 수도 없다”며 “매주 열리는 위원회 회의에서 해양 쓰레기 문제는 빠진 적이 없다”고 밝혔다.
남태평양 동쪽의 헨더슨섬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몇개 남지 않은 무인 산호섬이지만 이 곳에서도 최근 3800만개, 약 18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확인됐다. 이를 발견한 연구자들은 화장품 용기를 등껍질로 사용하는 수백마리의 바닷게와 인형의 머리를 집으로 쓰는 가재들의 모습을 포착했다.
연 500만~1300만톤씩 바다로 쏟아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 오염뿐아니라 물고기나 새들이 먹이로 알고 삼키는 문제가 심각해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우려도 낳는다. 영국 비영리기구 엘렌맥아더재단은 2050년이면 바닷속 플라스틱이 물고기보다 많아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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