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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의 고통' 시작..가계 이자부담 2.3兆 더 는다(종합)

김정남 입력 2017. 11. 3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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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인상에..가계 이자부담 더 커질듯

[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한국은행이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14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가 발등에 불로 닥쳐왔다.

한은이 인상에 나선 건 가계부채 증가세가 정부의 미시정책에도 잡히지 않다보니 거시정책 차원에서도 지원한 측면이 강하다.

다만 이로 인해 각 가계는 당장 매달 내는 금융비용이 증가하는 고통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금리 상승 리스크를 그대로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추가 이자부담 2.3兆 달할듯

30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45조4592억원이다. 이 중 변동금리 비중은 65.8%로 추정된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분을 적용해보면, 이자 부담 증가액은 1조618억원으로 추정(대출 잔액 645조4592억원x 변동금리 비중 65.8%x 금리 인상분 0.25%)된다. 만에 하나 기준금리 인상 정도보다 대출금리가 더 높게 뛰면, 이자 부담은 더 커진다.

예금은행뿐만 아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09조1339억원이며, 변동금리 비중은 72.0%(3월말 기준)로 추정된다. 같은 방식으로 이자 부담을 적용해보면 5564억원 계산이 가능하다.

이외에 보험사 카드사 증권사 할부사 등 기타금융기관도 있다. 여기에 물려있는 가계대출은 현재 386조5584억원이다. 변동금리 비중 추정치는 72.0%다. 이번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은 6958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가계신용 통계를 통해 예금은행,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기타금융기관을 모두 합하면, 국내 가계가 이번 인상으로 추가 부담해야 할 이자는 2조3140억원인 셈이다.

◇신용대출 금리 큰 폭 오를듯

변동금리 대출자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 신용대출 쪽 리스크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은과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0월~2008년 9월 당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기 때 신용대출 금리는 유독 큰 폭 상승했다.

당시 기준금리는 3.25%에서 5.25%로 2.00%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5.50%에서 7.77%(기준금리 파급 시차 고려해 2008년 10월 기준·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로 2.27%포인트 올랐고, 그 중 신용대출 금리(6.51%→9.20%)는 2.69% 급등했다. 주담대 금리(5.36%→7.58%)도 2.22%포인트 올랐다.

예금은행이 아닌 제2금융권의 경우 대출금리는 더 급등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정금리 비중이 높은 주담대 금리 상승 폭은 제한적이었으나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신용대출 금리는 급격하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출자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2차 인상기(2010년 7월~2011년 6월) 당시도 신용대출 금리가 더 뛰었다.

기준금리가 2.00%에서 3.25%로 상승하는 동안 주담대(4.62%→4.90%)보다 신용대출(7.06%→7.79%)의 상승 폭이 컸다. 당시 금융위기 영향으로 높아졌던 리스크 프리미엄이 점차 낮아지는 와중이어서 가계대출 금리가 큰 폭 오르지는 않았지만, 대출 담보 유무에 따른 상승 정도는 달랐던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점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취약차주 직격탄 관리해야”

특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쪽이 취약차주다.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 대출)이면서 저신용자(7~10등급) 혹은 저소득자(하위 30%)들이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추정에 따르면 올해 6월 현재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는 80조4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의 6.1%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이 생계형”이라면서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수요가 줄어드는 게 사실이지만, 생계형 대출은 먹고 살기 위한 것이어서 금리가 올라도 빌려야 한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렇자 추후 소비 여력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 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이 경기 둔화를 부를 수 있다는 의미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나중에 부담해야 할 부채가 더 많다는 점에서 이번 인상은 안전한 선택이었다”면서도 “경기 전반에는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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