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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우리은행 민선 2기 행장 손태승 '꼼꼼한 전략가'

권소현 입력 2017. 11. 30. 18:47 수정 2017. 11. 3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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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우리은행 차기 행장에 손태승(사진) 글로벌 부문장 겸 글로벌그룹장이 내정됐다. 채용비리로 이광구 행장이 사임한 이후 한달간의 행장 공백기를 끝내고 민선 2기에 시동을 걸게 됐다.

우리은행은 3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손 부문장과 최병길 전 우리은행 부행장을 대상으로 최종 면접을 진행한 결과 손 부문장을 차기 행장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손 내정자는 앞으로 3년간 우리은행을 이끌게 됐다. 손 내정자는 행장 선임 확정 후 “고객이 만족하는 은행, 주주에게 보답하는 은행, 시장에서 신뢰받는 은행, 직원이 자부심을 갖는 은행을 만들어 2020년에는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손 내정자는 일찌감치 차기 행장으로 꼽혀왔다. 이광구 행장이 채용비리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인선이 앞당겨졌지만, 임기까지 완주했어도 다음 행장엔 손태승 부문장이 유력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능력 면에서 가장 앞서 있었고 현 정부의 지지기반인 호남이라는 출신 배경도 이점으로 작용했다.상업은행 출신이 연달아 행장에 오른 만큼 이번엔 한일은행 출신 몫이라는 공감대도 형성돼 있어 한일 출신인 그에게 유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이후 6년만에 한일 출신 행장이 탄생하게 됐다.

1959년 광주에서 태어난 손 내정자는 전주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법학 석사를 취득한 뒤 1987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전략기획팀 부장, LA지점장, 우리금융지주 상무, 관악동작영업본부장, 자금시장사업단 상무를 거쳐 2014년 글로벌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집행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15년에는 글로벌 부문을 총괄하는 그룹장에 올랐다. 우리금융지주 상무 시절 민영화 업무를 담당해 과점주주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는 평이다.

글로벌 부문 담당이라 글로벌 전문가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영업과 전략을 두루 거쳐 은행 업무 전반을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글로벌 부문은 해당 국가에서 전략을 세워 영업을 하고 채널을 만들며 IT 시스템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의 모든 영역을 다뤄야 하는 분야다. 근 4년간 글로벌 부문을 이끌면서 이미 행장으로서 예행연습을 한 셈이다.

손 내정자가 글로벌 부문을 맡은 이후 우리은행의 해외 사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과 필리핀 저축은행 인수, 미얀마와 캄보디아 마이크로파이낸스 시장 진출, 베트남 현지법인 전환, 인도 지점 개설, 폴란드 사무소 오픈 등 굵직한 인수합병(M&A)과 현지화를 통해 2013년 말 64개였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날 현재 281개로 늘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부행장 정도면 은행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나 업무역량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손 내정자는 어느 한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 제너럴리스트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장 업무대행을 무리없이 수행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행장 사임과 세 차례 걸친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조직이 동요할 만도 한데 지난 5일 은행장 일상업무를 위양받은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실제 우리은행 임추위는 “손 내정자가 갑작스럽게 은행장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하게 된 상황에서도 합리적이고 침착하게 조직을 이끌어 나간 점이 눈에 띄었다”면서 “안정적으로 은행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부문에서의 경험과 식견을 바탕으로 은행의 미래 수익원을 창출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손 내정자는 한일은행 출신이지만 우리은행 채용비리의 시발점으로 꼽히는 한일과 상업 간 계파 갈등에서도 어느 정도 중립적인 모습을 보였다. 실제 손 내정자는 같이 일할 직원들 고를 때 출신을 보지 않고 능력 위주로 뽑는 것으로 유명하다. 소위 ‘라인’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업 출신들의 거부감도 크지 않아 계파 갈등을 해소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부문장 시절 대리, 계장급과 별도로 식사 등을 하면서 밑 선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고 팀장급 회의도 직접 주재해 소통하는 상사, 열린 상사로도 통했다. 그에 대한 후배들의 평가는 ‘꼼꼼한 상사’다. 직접 같이 일해본 이들은 결단력과 추진력도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손 내정자가 조직에서의 위치 때문에 뒤에 조용히 있었던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업무를 추진할 때에는 꼼꼼하면서도 결정이 빠르다”며 “행장 업무대행을 하면서도 이같은 면모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권소현 (juddi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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