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G 이어 삼성·SK 가세..하이퐁에 한국發 스마트공장 바람

김명수,장용승,고재만,우제윤,임영신,김강래,조성호,박창영,문호현 입력 2017.12.04. 17:24 수정 2017.12.0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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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OLED모듈 공장 준공..2020년까지 1조원 이상 투자
베트남 최대 외국기업 삼성전자, 전자상거래로 사업 다각화
SK, 에너지·ICT 투자 확대..최태원 회장·베 총리 협력 모색

◆ 매경 베트남포럼 / '포스트 아시아 호랑이' 베트남을 가다 ② ◆

LG전자가 2015년 3월에 TV·휴대폰·생활가전의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건립한 약 80만㎡ 면적의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 = LG전자]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동남쪽으로 90㎞가량 떨어진 하이퐁 짱쥐 공단. 쭉 뻗은 고속도로를 약 1시간 달려 도착한 곳은 베트남 제1항구도시로 글로벌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는 최대 공업지역이다. 4일(현지시간)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공장을 세우고 준공식을 가졌다. LG디스플레이의 첫 번째 베트남 생산기지다.

하이퐁은 최근 LG가 그룹 차원에서 OLED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 등 앞선 기술력이 필요한 부품 공장을 잇따라 건설하면서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지로 변신하고 있다. 과거 섬유와 의류, 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이 즐비했던 이곳이 한국발 4차 산업혁명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준공식에는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 레반타인 하이퐁시 서기, 응우옌반뚱 하이퐁시장 등 베트남 정부 내 최고위급 인사가 함께했다. OLED 패널은 '꿈의 디스플레이'라고 불린다. 이러한 첨단기술이 하이퐁에 확산하면 이곳이 첨단산업 중심지로 커 나갈 수 있다는 베트남 정부의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퐁이 위치한 베트남 북부는 LG디스플레이 주요 고객이 있는 중국으로 운송하기가 용이하다는 게 강점이다. 이곳에서 모듈을 생산한 뒤 중국 내 주요 TV와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배나 육로를 통해 이를 공급하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국내에서 증설 중인 OLED 패널 생산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의 일환으로 이곳에 모듈 공장을 지었다. 패널 생산은 한국에서, 이를 패키징해서 판매하는 역할은 베트남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4000명 수준인 베트남 모듈공장 생산 인력을 7000여 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각오다.

베트남 진출은 LG그룹에서 LG전자가 가장 빨랐다. LG전자는 1995년 베트남 흥이옌에 공장을 세우며 현지에 진출했고, 2015년 3월엔 약 80만㎡ 규모로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를 열었다. LG전자는 기존에 베트남 내수 공급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흥이옌(TV·휴대폰)과 하이퐁(세탁기·청소기·에어컨) 생산 공장을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해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LG전자는 이곳에 2028년까지 약 15억달러를 투자해 생산 라인을 지속적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LG화학도 베트남 하이퐁시 트란두 공업지대에 편광판 생산공장을 최근 완공하고 가동에 돌입했다. 편광판은 OLED TV의 핵심 재료로 투과하는 빛의 세기를 조절하는 TV 패널 소재로 주로 사용된다. 베트남 공장은 편광판 후처리 공장으로 TV, 컴퓨터, 모니터,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편광판을 제작한다.

SK그룹도 베트남과 하이테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베트남을 방문한 최태원 SK 회장은 응우옌쑤언푹 총리와의 면담에서 "베트남이 경쟁력 있는 산업을 육성하고 산업 인프라를 고도화시키는 데 SK그룹의 강점인 에너지·화학, ICT 분야 기술과 노하우, 네트워크 등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SK는 그동안 베트남에서 석유개발 중심으로 사업을 해왔지만 강점인 ICT 분야에서도 베트남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1990년대 베트남에서 TV 생산을 시작한 이후 베트남 최대 외국 기업이 된 삼성전자는 그동안 휴대폰 등 제조공장 중심 투자에서 벗어나 성장 잠재력이 큰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 진출을 목표로 지난달 호찌민에서 '스마트 도시로의 여행'을 주제로 동남아 최대 규모 종합전시관을 선보였다. 베트남에서 '국민기업'으로 불리는 태광실업은 신발 사업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화력발전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원준영 코트라(KOTRA) 하노이무역관 부관장은 "제조업으로 성장하는 베트남에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것이 바로 스마트 공장"이라며 "베트남에서 스마트 공장 개념은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가 아니라 자본 대비 생산성 향상 전략으로 이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 특별취재팀 = 김명수 산업부장(팀장) / 장용승 차장 / 고재만 차장 / 우제윤 기자 / 임영신 기자 / 김강래 기자 / 조성호 기자 / 박창영 기자 / 문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