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9호선 '지옥철', 민간 자본이지만..공공안전은?

입력 2017. 12. 7. 16:45 수정 2017. 12. 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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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공공시설 중에서 지하철은 아주 중요하죠. 서울지하철에서 가장 혼잡한 곳 중 하나가 9호선입니다. 민자 전철이고 이용객이 많습니다. 이용객들을 감당할 자원은 부족합니다. 사람도 부족하고요. 9호선 기관사 등 해당 노선 노동자들의 환경이 열악했고 결국 파업을 했습니다. 공론화는 됐는데 시민의 발인만큼 지난 화요일 파업은 일단 끝냈습니다. 그런데 쟁점은 좁혀지지 않고 팽팽한 상황입니다. 공공부문 여러 민자 사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고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인터뷰를 보내드립니다. 서울지하철 9호선, 이 모든 문제의 축약판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문제들이 불거졌습니다.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이하 이영수)>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부분 파업만으로도 사실 상당한 혼란스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관심도 집중됐습니다. 9호선 파업, 끝난 건데 교섭도 타결된 건가요?

◆ 이영수> 그렇지 않고요. 노조는 49명 정도 인력을 즉각 증원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20명 정도만 충원 가능하고 그것도 2018년까지 15명, 2019년까지 5명 정도 충원하겠다고 했는데 의견이 갈려 협상이 결렬됐고요. 노조에서도 숨고르기를 하면서 다음 파업을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인력 충원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파업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사람을 더 뽑아 달라. 49명 더 뽑아달라고 했는데 사측은 20명 정도 더 뽑아줄 수 있다. 사람을 뽑아 달라, 휴식 시간을 늘려 달라, 이것이 요구 사항이거든요. 약간 최근 현재의 이슈와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만큼 환경이 열악한가요?

◆ 이영수> 9호선은 아시다시피 민자 사업으로 시작되어 초반부터 노동조건 열악하게 활동했는데요. 예를 들어서 기관사분들은 사업소에서 숙박하지 않고 비숙박 근무를 하기 때문에 새벽 출근과 새벽 퇴근을 반복해야 하고요. 서울교통공사, 지하철공사 기관사보다 평균 3~4일을 더 운전하고 있으며 하루에도 근무시간이 길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년 통계를 보면 2016년 승무원 5명 중 1명꼴이 일을 그만뒀다고 하고요. 그리고 기관사분들 인터뷰를 들어보면, 수면 장애라든지 공황장애를 겪는 분이 많기에 이런 상태에서 운전을 하게 되면 위험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 김우성> 이직률이 높고 사고 위험도 있고. 대부분 지하철 기관사분들이 땅속 근무를 하기에 공황장애나 이런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데요. 시민들도 똑같은 문제를 겪고 있지 않나요. 혼잡하고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던데요.

◆ 이영수> 일단 9호선 자체가 6량으로 사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4량으로 시작해서 그러한 혼잡한 거죠. 역에 사람이 한 명 정도밖에 없어서 민원 서비스나 여러 가지 부대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서 불편한 점도 있고요. 혼잡하다 보니까 여성분들의 경우 성추행에 많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9호선 자체가 민자 사업으로 진행되면서 시민들이나 노동자들도 어려움에 처하는 조건이 되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다른 지하철들도 복잡하고 인원을 많이 뽑지 못해 사람 적게 근무하는데요. 똑같은데 9호선만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것, 가장 중요한 게 안전이고 시민들의 편의가 되어야 할 텐데, 가장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민자라는 단서를 달았는데 이러한 배경이 있는 거겠죠?

◆ 이영수> 지금 9호선의 경우 많이 알려졌지만 사업 구조도 복잡한데요. 건설사들, 시행사들로 구성된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있고, 서울시 메트로9호선 시행자가 다시 서울9호선운영주식회사라는 곳에 운영위탁을 줬습니다. 차량정비는 메인트랜스라는 곳에 2중으로 다르게 위탁을 줬고요. 서울9호선운영주식회사, 노조 파업하신 분들이 이쪽 소속인데요. 서울9호선운영주식회사 시행사로부터 700억 정도 고정된 관리 수수료를 받는데, 운영주식회사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이는 과정에서 노동조건이 악화되는 겁니다. 노조분들이 파업을 한 계기가 된 겁니다.

◇ 김우성> 이 구조가 복잡하다는 건 민자가 투입되어 공공교통시설 운영하기 때문인데요. 보도된 거로는 프랑스 공공기업, 라디오에서도 여러 번 인터뷰를 했습니다만 외국계, 초국적 기업이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라고 되어 있던데요. 어떻습니까?

◆ 이영수> 시행사에서 10년 간 관리 위탁을 받았던 서울9호선운영주식회사에 대주주가 RDTA라고 베올리아와 파리대중교통공사가 50%씩 출자한 법인이 대주주로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관리수수료가 들어가면, 회사가 이익을 얻게 되면 그 이익의 대부분이 대주주가 가져가는 거죠. 그래서 노조에서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RDTA라는 외국계 자본이, 프랑스계 자본이 234억 정도 배당금을 챙겨갔다고 합니다. 우리들이 내고 있는 요금이나 서울시가 일정 정도 보조하는 재정이 다 재투자되지 않고 외부, 외국 자본들에 이윤으로 나가는 상태입니다.

◇ 김우성> 뉴스를 보시고 누구는 힘들게 일 안 하나, 자기들 힘들다고 파업하느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배경을 짚어봐야 합니다. 왜 이렇게 열악해졌는지. 프랑스라고 하면 노동선진국이라고 알려졌거든요. 웹툰 송곳에서도 소개됐는데요. 프랑스계 유명 마트가 들어와서 노동 착취하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것 같은데요. 한국에서는 이윤추구만을 최고로 내세우는가 보죠?

◆ 이영수> 자본이 국내 자본, 국외 자본 이렇게 나누는 것도 조금 그렇지만, 프랑스의 경우 자국에서는 노조가 강하고, 노동법이 강하기에 그렇게 하지 않지만 외국에 나가게 되면 초국적 자본화되면서 RATP의 경우 파리대중교통공사 공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으로 나가게 되면 아무래도 이익을 더 극대화 하게되고, 노조 없는 곳에서는 좀 더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윤을 많이 가져가기 위해서 노동조건 악화했던 거고, 그 속에서 노조가 결성되면서 오늘과 같은 파업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우리나라 법과 제도가 얼마나 허술하기에 이렇게 싸워야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예전에는 맥쿼리나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요. 30년 계약이라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그 구조는 그대로인 건가요?

◆ 이영수> 답답한데요. 9호선 시작할 때 서울시가 84%, 3조 원을 투자했지만 17% 정도, 5천6백억 정도를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투자하면서 사업시행자가 됐죠. 막대한 3조 이상의 돈이 들어갔지만 민간사업을, 그 당시 서울시메트로9호선 대주주가 맥쿼리였던 거였습니다. 2012년도 서울시메트로9호선에서 500원 인상하면서 문제가 되면서 2013년도 박원순 시장님이 자본재구조화하면서 맥쿼리가 나가고, 국내자본이 들어오고, 사업수익률 조정 등을 했지만 실제로 그런 구조, 사업시행자가 30년간 운영권을 보장받고 시행자가 다시 관리 위탁을 10년 동안 하는 다층적 위탁구조가 그대로 바뀌지 않았던 거죠. 맥쿼리와 대주주가 교체됐을 뿐이지 다단계의 외주구조는 해소되지 않았고, 그 속에서 최근 억눌렸던 노조분들이 노조 조건 개선을 내걸면서 파업했던 겁니다.

◇ 김우성> 돈을 못 벌어도 최소 수입을 보장해주는 불합리한 것들은 폐지됐지만 구조는 그대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만들어진 계약사항인 거죠?

◆ 이영수> 사실 말도 안 되는 거죠. 서울시 재정이 3조 원 투자됐는데 왜 이러한 알짜 노선을 민자 사업으로 했는지 정말 이명박 전 시장에게 묻고 싶습니다.

◇ 김우성> 강서구부터 강남까지 뚫고 가는 알짜 노선인데요. 서울시도 관여되어 있습니다. 노사 문제에서 서울시는 우리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거든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되는데요. 서울시가 나설 수 없는 건가요?

◆ 이영수> 서울시는 이 구조로 보면 원청이긴 하지만 시행사와 운영사의, 민간끼리 계약이라는 거죠. 자기네들은 시행사만 계약하고 있고, 시행사는 운영사와 계약하고 있기에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아니기에 노동 문제는 시행사와 운영사가 알아서 하라는 문제인데요. 법적으로 보면 얘기할 수 있겠지만 건설비의 84%, 3조 원 우리 세금이 들어갔고 그 계약 때문에 이렇게 자꾸 발목이 잡히고 있기 때문에 계속 이렇게 계약만으로 해서 문제를 피하긴 문제가 있는 거죠. 그리고 대중교통이라는 것은 하루 60만 명 서울 시민들이 이용하는 문제이기에 서울시가 책임져야 하는데요. 민간 대 민간이라는 계약 관계만 계속 얘기하면서 면피하는 상황입니다.

◇ 김우성> 공공성이 아주 강합니다. 60만 명 서울 시민이 이용하는데요. 걱정되는 바는, 파업과 여러 문제가 단지 노사갈등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에도 직결될 수 있는데요.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책임을 질까 걱정도 되는데요. 어떻게 해법을 풀어야 할까요?

◆ 이영수> 일단 4량, 특히 급행노선이 혼잡률 200%가 넘어가는데요. 일단 내년 말까지 차량 증차를 한다고 했으니까 일정 정도 개선이 되겠지만 근본적으로 차량 운행하는 사람들, 정비하는 사람들, 이런 부분 증가되어야만 안전이 보장되기 때문에 민간 대 민간이라고 얘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인력을 많이 확충해야 할 것 같고요. 운영사든 시행사든 계약 문제가 있지만 직영화해서 공공부문 시민들이 내는 요금이나 서울시 재정이 내부화되어 공공투자로 전환될 수 있도록 직영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자본은 민간 자본이 투입됐지만 운영과 현실은 공공과 서울 시민의 것이거든요. 해법을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이영수>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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