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번엔 '근무시간 혁명'..업계는 의구심

김현정 입력 2017. 12. 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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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근무시간 혁명'을 시도한다.

대기업 최초로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주당 35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하면서 동종업계 관계자들에게 환영과 의구심의 시선을 동시에 받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근로시간 단축은 2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장시간 근로문화를 개선해 임직원들에게 휴식 있는 삶과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하고, 선진 근로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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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9시부터 5시까지 7시간 근무…상황따라 유연근무도 가능
"이상적인 구호지만 실제 성공적으로 정착될 지 지켜봐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근무시간 혁명'을 시도한다. 대기업 최초로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주당 35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하면서 동종업계 관계자들에게 환영과 의구심의 시선을 동시에 받고 있다. 선진근무 문화를 구축하고 임직원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되돌려준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지만, 생산성 저하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내년 1월부터 주 35시간 근로제를 시행, 임직원들이 하루 7시간을 근무하게 된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다음달부터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9-to-5제'를 시행하게 된다. 업무 특성에 따라 8시 출근 후 4시 퇴근, 10시 출근 후 6시 퇴근 등으로 유연하게 적용하며, 점포의 경우 근무스케줄을 조정해서 전 직원의 근로시간이 1시간씩 단축된다.

근로 시간은 줄지만 임금은 하락하지 않는다. 이에 더해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임금인상 역시 추가로 진행한다. 국내 대다수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임금 하락 이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관련 제도를 도입하는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부가 연간 근로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수준인 1800시간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세계의 이번 조치는 선도적 사례로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OECD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연간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길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신세계의 결정에 놀라는 분위기다. 최근 야근 금지, 또는 퇴근 후 업무지시 금지 등과 같은 근무문화 개선책이 등장하고 있지만 일괄적인 근무시간 단축에 나선 것은 신세계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마트, 백화점 등 대규모 유통업체들의 경우 기존 매장의 운영시간을 단축시키는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한 선택인 만큼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는 평가.

신세계그룹은 근로시간이 수준으로 단축되는 만큼 선진 근무문화 구축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근로시간만 단축되고 업무 생산성이나 집중도, 업무의 질 등이 기존 수준에 머무른다면 매출감소 등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 = gettyimagesbank


다만 기존 실적에 타격 없이는 정착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취지는 매우 이상적이지만, 유통업계의 경우 연장근로에 따른 수당이 줄면 임금이 감소하는 결과를 피할 수 없다"면서 "이 부분을 어떤식으로 해소할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불편이 수반되지 않는 선에서 임금 시간을 줄이려면 결국 추가적으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면서 "최근 유통시장을 둘러싼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출과 이익의 훼손이 없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근로시간 단축은 2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장시간 근로문화를 개선해 임직원들에게 휴식 있는 삶과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하고, 선진 근로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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