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치가 싫어지는 날" 2년전 오늘 문재인 페북에 올라왔던 글

신은정 기자 2017. 12. 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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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오늘(11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심경글이 여러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다.

"정말 정치가 싫어지는 날"이라며 시작되는 글은 안철수 의원에게 문전박대 당한 뒤 남긴 속내로 당시에도 회자됐다.

문재인 당시 대표는 이날 새벽 안철수 의원의 자택을 찾아 40여분간 대화를 요청했다.

다음은 2015년 12월 13일 문재인 당시 대표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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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3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시 대표가 새벽 서울 노원구 안철수 전 대표 자택을 찾았으나 회동 불발로 차량으로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2년 전 오늘(11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심경글이 여러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다. “정말 정치가 싫어지는 날”이라며 시작되는 글은 안철수 의원에게 문전박대 당한 뒤 남긴 속내로 당시에도 회자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시 대표는 창당 주역인 안철수 의원의 탈당 선언 이후 페이스북에 이런 소회를 올렸다. 2015년 11월 13일 오후 5시쯤이었다. 문재인 당시 대표는 이날 새벽 안철수 의원의 자택을 찾아 40여분간 대화를 요청했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이 거절해 회동은 불발됐었다.

2015년 12월 13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시 대표가 새벽 서울 노원구 안철수 전 대표 자택을 찾아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2년 전 페이스북에 남긴 글의 제목은 ‘파도에 흔들릴지라도 가라앉지 않습니다’였다. 그는 “진이 다 빠질 정도로 지친다. 당원들과 지지자들 마음은 오죽하겠냐”며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다”고 단호함을 보였다.

2015년 11월 13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시 대표가 새벽 서울 노원구 안철수 전 대표 자택을 찾은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파도에 흔들릴지라도 가라앉지 않는다(Fluctuat nec mergitur)”는 라틴어 문구를 인용하며 “아무리 파도가 높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총선 승리에 이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항해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표는 도종환 시인의 산문집에 실린 ‘파도 한 가운데로 배를 몰고 들어가라’를 적기도 했다. 한 노인이 작은 목선을 이끌고 강풍과 파도 속으로 들어가 모험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음은 2015년 12월 13일 문재인 당시 대표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전문이다.

<파도에 흔들릴지라도 가라앉지 않습니다.>
정말 정치가 싫어지는 날입니다.
진이 다 빠질 정도로 지칩니다.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마음은 오죽하겠습니까?
주저앉을까요?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습니다.
"파도에 흔들릴지라도 가라앉지 않습니다."
(Fluctuat nec mergitur)
아무리 파도가 높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총선승리에 이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항해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도종환 시인의 글을 읽어봅니다.
"파도 한 가운데로 배를 몰고 들어가라"
어느 해 여름 가거도 앞바다에 태풍 프라피룬이 몰아칠 때였다. 태풍이 비켜갈 것이라는 기상예보와는 달리 순간 최대 풍속이 58.3m나 되는 우리나라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강한 바람이 불어왔다.
고흥산 노인은 강풍과 파도를 바라보다가 해두호를 이끌고 바다로 나갔다. 15m가 넘는 파도 속으로 3톤짜리 작은 목선을 끌고 나가다니, 그건 죽음의 늪 한가운데로 눈을 감고 걸어 들어가는 것이나 한가지였다.
그러나 고 노인은 이런 파도는 배를 방파제 옆에 끌어다 놓아도 부서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고 노인은 파도가 몰려오면 정면으로 배를 몰고 들어갔다. 정면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한순간에 배가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었다.
파도가 몰아치면 배는 하늘로 솟구쳤다가 다시 수직으로 떨어지곤 했다. 그렇게 10시간 가까이를 파도와 싸웠다. 그러는 사이 파도는 방파제를 무너뜨리고 육지로 피신시킨 30척의 배들이 부수어 버렸다. 40톤급 배 두 척도 들어 내동댕이친 엄청난 파도였다.
저녁 무렵 태풍은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가거도 앞바다를 빠져 나갔고, 고 노인은 배를 항구 쪽으로 몰고 왔다.
- 도종환 산문집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에서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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