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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면 이웃에 떡국 돌렸는데"..금슬 좋던 노부부 생사 가른 화마

이원준 기자,김세현 기자 입력 2017. 12. 14. 16:04 수정 2017. 12. 1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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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1시18분 서울종합방재센터 상황실에 한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가 접수됐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노부부는 갑자기 보일러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119구급대는 신고접수 7분 만에 화재현장에 도착했지만, 노부부는 미처 집 밖으로 탈출하지 못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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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풍납동서 의문의 화재사고..잠자던 부부 사상
이웃들 "나쁜 말 하나 못하셨던 분이었는데.."
14일 오전 송파구 풍납동의 상가건물 2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건물 유리창이 파손된 모습. 이 불로 이곳에 거주하던 노부부의 생사가 엇갈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7.12.14/뉴스1 © News1 김세현 기자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김세현 기자 = "보일러실에서 연기가 나요!"

14일 오전 1시18분 서울종합방재센터 상황실에 한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가 접수됐다. 불길이 빠르게 퍼지며 송파구 풍납동의 평화롭던 동네는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불이 난 2층 주택 거주민이자 최초 신고자인 A씨(78·여)는 신고접수 12분 만에 소방구조대에 의해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함께 구조된 남편 B씨(83)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B씨는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화마(火魔)가 노부부의 생사를 갈라놓은 순간이었다.

이날 오전 찾아간 화재현장은 재로 변한 상흔이 짙게 나타나 있었다. 현관에는 새까맣게 탄 신발 5켤레가 놓여 있고, 내부 거실은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린 모습이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노부부는 갑자기 보일러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A씨가 보일러실을 여는 순간 연기가 순식간에 퍼진 것으로 전해졌다. 119구급대는 신고접수 7분 만에 화재현장에 도착했지만, 노부부는 미처 집 밖으로 탈출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웃 주민들은 지난밤 사고소식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불이 난 건물 1층 상가에서 일하는 유모씨(35)는 "할아버지(B씨)는 매년 설에 떡국을 주시고, 틈날 때 간식과 고구마도 챙겨주셨던 분"이라며 "저에게 나쁜 말 하나 못하시고 성격도 좋으셨다"고 전했다.

노부부와 평소 가깝게 알고 지냈다고 밝힌 유모씨(63)는 "B씨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로 택시운전을 하다가 최근에 일을 그만뒀다"며 "자녀, 손녀들과도 이틀 전까지 연락했는데 이런 사고가 나 무척 슬프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웃 상가에서 만난 40대 남성은 "할머니, 이제 혼자 계셔서 어떡하신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부부는) 이곳에서 오래 사셨다"며 "두 분 해로하시기를 바랐는데 할머니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등부위 등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화재원인과 자세한 사고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15일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방화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전했다.

wonjun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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