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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정부 '탈원전' 못 박았다.. 2030년까지 24기→18기 감축

정상균 입력 2017. 12. 14. 17:30 수정 2017. 12. 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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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방점 찍었다
2030년 실효용량 기준으로 원전 20.9%→11.6%로 줄고 석탄 비중은 33.5%→31.6%
원전폐쇄 갈등 예고
한국형 원전 수출길 막히고 폐쇄비용에 수천억원 들어 찬반 논란속 원전산업 타격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확실히 못 박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4일 국회에 보고한 8차 계획의 골자는 원자력.석탄 발전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신재생 발전은 늘린다는 것이다. 이 중 원자력이 가장 많이 줄고, 신재생이 가장 많이 늘어난다. LNG와 석탄발전은 상호보완 관계로 움직인다.

실제 오는 2030년 실효용량 기준으로 원전(2017년 20.9%→11.6%), 석탄(33.5%→31.6%) 비중은 줄어든다. LNG(34.7%→38.6%), 신재생(2.8%→7.1%)은 증가한다. 이렇게 에너지를 전환해도 전력수급과 전기요금 안정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그럼에도 갈등은 예고됐다. 수명연장 가동(2022년) 중인 월성 1호기를 8차 계획에서 제외했는데, 이는 문재인정부가 임기(2022년) 내에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굳혔다는 뜻이다. '탈원전' 정부에서 건설 및 가동 중인 원전을 중단(고리 1호기는 전 정부에서 수명연장 불가 결정)한 적은 없는데, 그런 점에서 월성 1호기가 탈원전 공약을 상징한다. 월성 1호기가 내년 원전 갈등의 첫 기폭제가 될 게 확실시된다.

■정부 "안전.환경 최우선"

정부가 내세운 8차 기본계획의 핵심은 국민안전과 환경이다. 전 정부가 짰던 7차계획과 상반된다. 2년 전 7차계획 때 원전 2기(2.8GW)를 추가(원전 비중 6차계획 22.7%→7차계획 23.4%)했었다. 또 선진국 추세와 달리 신재생발전 비중(12.6%→11.7%)은 줄였다.

박성택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과거 경제성 중심의 전원믹스를 구성하다 보니 환경과 안전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 실제 원전.석탄 중심의 과거 전력 설비계획이 현재 에너지전환 정책을 제약한다. 2022년 이후에나 전환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전력수요 변화, 지능형 수요관리를 한다면 목표대로 탈원전 에너지전환이 가능하다는 기조다. 이에 따라 2030년 기준 수요를 113.4GW로 7차계획 대비 13%(16.4GW)를 낮춰 잡았다. 이 정도 발전용량이면 원전 12개에 달하는 꽤 큰 차이다. 목표수요도 전기차(2030년 100만대 예상) 수요관리 등을 고려해 100.5GW로 7차계획보다 11%(12.7GW) 낮췄다.

여기에다 전력수급에는 차질이 없도록 과거처럼 적정 설비예비율을 22% 이상으로 잡고 있다. 이렇게 따지면 2030년(목표수요 100.5GW) 적정 설비용량은 122.6GW다. 새로 확충할 발전량은 4.3GW. 박 정책관은 "과거와 같이 원전.석탄발전을 짓지 않고, LNG 및 양수발전기 등 신재생 설비로 충당한다"고 했다.

정부는 세율을 조정해 석탄(유연탄)과 LNG 원가 격차를 줄일 방침이다. 내년 4월께 유연탄 개별소비세는 ㎏당 6원 인상한다. 배출권 거래비용, 약품처리비, 석탄폐기물 비용 등을 감안하면 석탄(㎾h당 19.2원)이 LNG(8.2원)보다 비용이 높다.

■노후원전 11기 폐쇄 갈등 예고

갈등의 뇌관은 노후원전 폐쇄다. 8차 계획에 따르면 노후원전 10기(8.5GW)는 2023∼2030년 설계수명이 만료될 때 연장하지 않고 가동을 중단한다. 2023년 고리 2호기, 2024년 고리 3호기, 2025년 한빛 1호기, 고리 4호기 등 총 10기(월성 1호기 제외)가 2030년 안에 수명이 종료된다. 월성 1호를 포함하면 노후원전은 11기다. '신고리 갈등'과 마찬가지로 수천억원의 투입비용 문제, 한국형 원전 수출 타격 및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 약화 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월성 1호기(0.68GW)는 현재 수명연장(2022년) 결정 적법성 및 안전성 문제를 놓고 원자력안전위원회 측과 시민단체가 소송 중이다. 과거 친(親)원전 정부에서의 원안위 결정과 달리 이번 정부는 운영변경 허가 신청 등 영구정지 절차를 밟고 내년 중 폐쇄할 방침이다.

찬반도 팽팽하게 갈린다. 경주 지진에 이어 1년여 만에 동일한 단층에서 발생한 포항지진으로 특정지역에 밀집(월성 원전 6기 밀집)된 국내 원전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다. 특히 월성 1호기는 서로 다른 암석의 경계가 있는 연약지반에 있어 내진성능 보강 실효성을 보여주는 내진여유도가 낮아 지진 위험에 취약하다는 게 조기 폐쇄 측 주장이다.

반면 공론화를 통해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재개되고, 최근 영국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원전 찬성 진영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근모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석좌교수는 "원전 수출 강국을 위해 중요한 것은 국내 원전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확보하는 것이다. 원전을 어느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신규 원전 6기 백지화와 함께 신한울 1.2, 신고리 4.5 등 원전 4기(5.6GW)를 2022년까지 준공한다. '마지막 원전'인 신고리 6호기(1.4GW)도 이때 가동된다. 이렇게 되면 원전은 올해 24기(22.5GW)에서 2022년 27기(27.5GW)로 정점을 찍고, 2030년 18기(20.4GW)로 줄어든다.

석탄발전도 줄어들긴 마찬가지다. 노후된 석탄발전 7기(2.8GW)는 2022년까지 폐쇄한다. 2023~2030년 당진에코·태안 1-2호기·삼천포 3-4호기 등 6기(2.1GW)를 LNG발전으로 바꾼다. 석탄발전 비중은 2022년 42GW(61기)에서 39.9GW(57기)로 줄어든다. 태양광, 풍력 위주의 신재생발전을 2030년(58.5GW)까지 올해(정격용량 11.3GW)보다 5배 이상 확충한다. 종합해보면 2030년 발전 확정설비는 118.3GW다. 적정설비에서 4.3GW가 더 필요한데, 이를 LNG와 양수발전으로 확충한다는 계산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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