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기자 두들겨 맞았으면 외교일정 취소했어야"

이주연 입력 2017. 12. 15. 11:47 수정 2017. 12. 1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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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외교 맹비난 "문 대통령 수모당하는데 익숙해지지 않길"

[오마이뉴스 이주연 기자]

▲ 때수건 내건 국민의당 "국민의 마음이 개운할 때까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운데)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대화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실이기도 한 이날 회의장에는 '때수건' 이미지와 함께 "국민의 마음이 개운할 때까지"라는 문구가 내걸렸다.
ⓒ 남소연
국민의당이 한중정상회담 차 중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외교 참사, 갈갈이 찢어진 자존심, 국빈방문이 아니라 대통령 부부 여행일정 짰나" 등 격한 표현을 써가며 현 정부의 외교력에 낙제점을 줬다.

선봉에 선 것은 안철수 대표다. 15일 최고위원회에서 안 대표는 하루 전 있었던 정상회담 수행 취재 기자 폭행 사건부터 꺼내 들었다.

"정상회담 수행 취재 기자가 상대국 공안원에게 두들겨 맞을 정도면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나. 기자 보호도 못해주는 외교는 도대체 무슨 외교냐. 기자가 맞은 게 아니라 국민 자존심이 짓밟힌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사건은 향후 외교일정을 중단해야 할 사안이었다고 국민들은 생각한다"라며 "국민 자존심이 시퍼렇게 멍 들었다는 사실을 직시하라"라고 꼬집었다.

한반도 평화 등 4대 원칙에 대한 두 정상의 합의에 대해서도 안 대표는 "국민은 별 관심이 없다, 사드 문제는 접근도 못했다"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어서 그는 "문 대통령은 한국에 돌아옴과 동시에 외교부장관과 주중대사를 즉각 경질해야 한다"라고 못 박았다.

김동철 원내대표 역시 "한중정상회담은 공항 도착부터 방중일정 전체가 홀대, 굴욕, 수모의 연속"이라며 "사드 봉인도 실패, 대북 제재도 실패, 경제보복 재발 방지도 실패, 아무 성과를 얻어 낸 것 없이 대화와 평화만 강조한 원론적 공동합의만 제시됐다"라고 지적했다.

기자단 폭행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가 우리를 얼마나 무시했으면 사설경호 업체 직원까지 백주대낮에 기자단을 무차별 폭행할 수 있냐"라며 "이번 중국 순방과 한중정상회담은 외교사에 치욕으로 남게 될 최악의 정상회담으로 한 마디로 외교 참사"라고 일갈했다.

김 원내대표 역시 외교 라인 교체를 주문했다. 그는 "자존심도 내팽개친 채 오로지 정상회담 하나에 집착하다 자초한 구걸 외교의 결과"라며 "무능력, 무기력 외교안보 라인을 전면 교체하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진영 최고위원은 "사전준비를 어떻게 했길래 하필 난징개념대학살 날에 가 차관보 영접을 받냐"라며 "어떻게 대통령 체면을 저렇게 비참하게 만든 건가, 외교팀은 국빈방문이 아니라 대통령 부부 여행일정을 짠 것이 아닌지 낯부끄럽기 짝이 없다"라고 소리 높였다. 앞서 문 대통령이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을 때 시진핑 주석은 난징대학살 추도식에 참석해 국빈 마중을 나오지 않았다. 이를 두고 '홀대론'이 제기된 바 있다. 장 최고위원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문 대통령 어깨를 치며 하대하는 모습을 봐야 했다, 문 대통령이 수모당하는데 익숙해지지 않길 바란다"라고 날을 세웠다.

정부 비난에 열 올린 국민의당 지도부, 내부에서는 지도부 향한 쓴소리 이어져

한편, 문재인 정부를 향해 맹비난을 쏟아낸 국민의당 지도부는 정반대로 당 내에서 각종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날 회의 자리에 참석한 '통합 반대파' 박주현 의원은 "의원들이 반대하는데 당 대표가 만나 일방적으로 합당 선언하고 전대를 강행하는 방식으로 밀어 붙이면 우리가 양당에 '민주주의 모르는 정당'이라 비판할 자격이 남아 있겠냐"라고 꼬집었다. 그는 "바른정당이 탄핵에 찬성했으니 합당할 수 있다는데, 그렇다면 탄핵에 찬성한 민주당과 정의당과도 합당해야 하냐"라며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이명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과와 책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짚었다.

안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에 통합찬성파 김중로 의원을 임명하려한 것도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안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는 이태우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지명직 최고위원 철회를 요청한다, 최근 당내가 어수선하고 많은 논란이 있는데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박주원 최고위원 징계'에 대해서도 "본인 소명을 충분히 듣고 징계를 진행해야 하는데 당원이기 전에 있던 일을 보도만으로 재단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라며 "원외 최고위원이라 소명의 기회 주지 않고 한 사람 인생을 무참히 짓밟아야 했냐"라고 말했다. 본인의 소명도 듣기 전에 당원권을 정지하는 등 비상징계를 내린 안 대표의 결정에 아쉬움을 표한 것이다.

또한 "바른정당과의 연대 추진 등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공당으로서 치계와 절차가 전혀 준수되지 않아 실망했다"라며 "이게 공당의 모습인가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 없기에 결단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당 공식기구가 아닌 포럼 또는 모임 등을 통해 세 대결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좋은 모습이 아니다, 모두 그만해주길 부탁한다"라며 당 내에서 진행되는 '통합 논의'에 대해 찬성,반대 양측 모두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날 국민의당 최고위가 열린 회의장의 배경막에는 '녹색 때밀이' 사진이 걸렸다. 지난 달 29일 '국민 마음 풀릴 때까지 매맞겠다'며 회초리 사진을 내 건지 보름 정도 만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국민의 마음이 개운할 때까지, 당내 혼란을 수습하고 정치권과 사회 전반의 묵은 때를 벗겨내겠다는 다짐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이와 관련해 '수신제가(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국가를 다스림)'를 언급하며 "나 자신부터 몸과 마음을 닦고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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