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 첫 방문·전례 없던 돈독함..文대통령, 방중 에피소드 넷

조소영 기자 2017. 12. 1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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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여사와 시내 아침식사·베이징 유리창 거리 등 들러
현직 대통령 중 첫 충칭行..고사성어로 메시지 전해
취임 뒤 첫 중국 국빈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2017.12.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부터 3박4일 동안의 방중(訪中)을 마치고 16일 밤 귀국했다. 이번 방중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한 양국 갈등을 최소화하고 경제교류의 길을 연 동시에, 대북해법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홀대론, 기자폭행 사태에 휩싸인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이번 방중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지금까지 해외순방 중 가장 다사다난했던 순방으로도 꼽힌다. 문 대통령 취임 첫 방중이자 올해 마지막 순방이기도 했던 방중 3박4일간의 에피소드를 모아봤다.

◇中국민들에게 친근함을…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시내 아침식사

무엇보다 문 대통령은 중국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노력했다.

대표적으로 방중 이틀째인 14일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숙소였던 중국 베이징 조어대 인근 한 아침식사 전문식당에서 식사를 했던 일이 꼽힌다. 문 대통령 내외는 아침을 먹는 중국 국민들에 섞여 중국인들이 즐겨먹는 아침메뉴 중 하나인 유탸오(油条)와 더우장(豆浆) 등으로 식사를 하고 식당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등 화기애애한 한때를 보냈다.

문 대통령 내외는 다음날(15일)에도 베이징 유리창 거리와 영보재라는 문방사우 상점을 둘러보는 등 중국 전통문화 체험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조선시대 중국으로 건너간 조선 사신들이 유리창에 와서 문방사우를 사기도 했다"며 한중간 인연이 과거부터 이어져오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 여사도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위해 일부러 빨간옷을 입고 왔다며 "여기 계신 분들에게 복(福)을 드리고 싶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중국 충칭시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해 정의선 부회장과 함께 생산라인을 둘러보다 현장 직원과 셀카를 찍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17.12.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역대 현직 대통령 중 첫 충칭방문…임시정부·현대자동차 찾아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 마지막날인 16일 충칭을 찾았는데 이는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 중에선 처음으로 충칭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선 충칭 방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배려가 담긴 행보로 읽혔다.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현대판 실크로드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의 시작점이란 점에서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시 주석의 일대일로와 자신의 신(新)북방·남방정책을 연계해 발전시키는 데 주력했다.

충칭은 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광복을 맞아 환국할 때까지 있었던 곳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역사관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구 주석이 이끌던 상하이 임시정부는 당시 여러 곳을 전전하다 막판에 충칭에 터를 잡아 활동했다. 현재 문 대통령을 비롯한 진보진영은 상하이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4월11일을 건국시기로 보고 있으며 보수진영은 이를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제헌국회를 세운 1948년 8월15일로 달리 본다.

충칭 방문은 또 중국과 손을 잡고 일본에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방중 첫날이자, 지난 13일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에서부터 방중 내내 과거 중일전쟁 당시 벌어졌던 난징대학살을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추모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충칭에 있는 우리 한국 공장도 처음으로 찾았다. 문 대통령은 16일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현장 직원들에게 격려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국빈만찬장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옥으로 만든 바둑알과 바둑판을 선물 받고있다.(청와대 제공) 2017.12.1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시진핑 주석과 5시간 함께…전례없던 '돈독함'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관계도 돈독히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방중 당시 양 정상이 14일 가진 확대·소규모 정상회담이 당초 70분 정도로 예정됐지만 실제 140분 정도가 걸려 두배 정도 늘어났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함께 국빈만찬 등을 포함, "양 정상이 5시간을 연달아 함께 보냈는데, 전례에 없던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국빈만찬 이후에는 한중수교 25주년 기념공연을 함께 관람했는데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서도 "만찬 후 한중 정상이 별도의 특별 문화공연을 같이 본 것은 처음이며, 한중 정상을 위한 공연을 위해 인민대회당 소예당을 개방한 것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을 위해 시 주석이 준비한 국빈만찬 메뉴도 주목됐다. 메인으로는 죽순과 해삼, 전복과 상어 지느러미, 상어 입술, 돼지 내장 등 약 30가지 재료로 만든 중국의 대표 보양식인 불도장이 나왔다. 이외에 냉채와 조개 비둘기알국, 겨자소스를 곁들인 스테이크, 소금 은대구 구이, 버섯 구기자잎 찜 등이 제공됐고 후식으로는 과일, 아이스크림, 차가 나왔다.

양 정상이 국빈만찬 때 주고받은 선물도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통(通)'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신영복 선생의 서화작품을, 시 주석은 옥(玉)으로 만든 바둑판과 바둑알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문 대통령의 선물은 사드로 소원해졌던 한중교류를 다시 활성화시키자는 의미가, 시 주석은 바둑 4단의 문 대통령에게 맞춤형 선물을 한 것으로 풀이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중국총리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17.12.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文대통령 메시지는…방중 수놓은 '고사성어'

문 대통령은 중국 고전에서 인용한 고사성어 등으로 '방중 메시지'를 전해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한중 재계인사가 참석한 한중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표현을 썼다. 이는 같은 배를 타고 함께 물을 건넌다는 뜻으로, 고락(苦樂·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양국이 어떤 면에서든 손을 맞잡자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14일 한중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선 시 주석에게 "한중 양국이 최근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역지사지(易地思之)'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역지사지는 맹자의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라는 표현에서 비롯된 말로,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이때 '관왕지래(觀往知來)'라는 사자성어도 썼는데 관왕지래는 과거를 돌아보면 미래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사드와 같은 이견이 있더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미래를 바라보자는 메시지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방중성과를 '역지사지'와 '관왕지래'로 꼽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리커창 총리와의 면담 땐 바둑에 양국관계를 비유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미생(未生)'의 시기를 거쳐서 '완생(完生)'의 시기를 이루고 또 완생을 넘어서서 앞으로 '상생(相生)'의 시기를 맞자"고 했다. 이 또한 양국이 함께 미래 발전을 해나가자는 뜻으로 풀이됐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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