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왕만두'는 비비고·풀무원 각각 2명, 동원은 1명이 '새우만두'는 5명 모두 피코크의 손을 들어주었다

최민영기자 입력 2017.12.17. 20: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경향신문] ㆍ냉동 왕만두·새우만두…자칭 ‘만두 덕후 기자’들이 먹어보니

겨울은 만두의 계절이다. 뜨거운 만두를 한입 베어물면 얼었던 몸이 녹는다. CJ제일제당, 동원F&B, 풀무원 같은 국내 냉동만두 업계의 큰손들이 ‘천하장사’ 씨름대회를 여는 성수기 역시 겨울이다. 매출이 가장 많은 때이자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는 시즌이다. 최근 1~2인 가구 및 혼밥·혼술족이 늘면서 냉동만두 업체들도 신제품 메뉴와 품질을 적극 개선했고, 이에 따라 시장 규모도 2014년 3966억원에서 2016년 4434억원으로 11.8% 힘 있는 성장을 이뤘다.

경향신문 산업부 기자들이 지난 12일 회사 인근 칼국숫집에서 갓 조리한 만두를 비교해 맛보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이번 ‘써보니’ 주제는 만두다.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들을 경향신문 산업부 기자 중 ‘만두덕후’ 5명이 직접 먹어봤다. 계절감에 잘 어울리는 왕만두 3종, 그리고 최근 만두업계가 새로운 주력상품으로 밀고 있는 새우만두 3종이다. 온라인마트에서 주문배송한 제품 6가지를 지난 12일 회사 옆 칼국수 식당의 찜통을 빌려 조리했다. 제품명은 알려주지 않은 채 블라인드 테이스팅 방식으로 진행했고 만두의 제품명은 각 제품군의 시식이 끝난 뒤에 공개했다. 왕만두는 취향에 따라 선택이 엇갈린 반면, 새우만두의 경우 하나의 만두가 만장일치로 선택됐다.

▶왕만두

■ CJ 비비고 한섬만두(개당 70g, 소 40g)

지난 8월 말 출시 이래 3개월 만에 150만봉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한 ‘왕만두계의 새로운 강자’다. 갖은 채소와 고기를 다져 얇은 만두피에 싸서 육즙을 최대한 살렸다는 게 기업의 세일즈 포인트다.

실제로 한입 베어문 기자는 “고기가 풍부하고 식감이 촉촉하다. (목이)버섯향이 입에 훅 하고 들어온다. 채소가 풍부해 느끼하지 않고 특별한 경우에 먹는 음식의 수준을 구현해 손님 접대 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사찰음식’이 연상된다거나, ‘수제만두’ 같다며 만두의 완성도가 꽤 높다고 평가했다.

단점은 얇은 피로 무거운 만두소를 담아내다보니 만두가 터지지 않도록 피의 접합 부분이 꽤 투박해졌다는 것이다. 이 부위는 찜통에서 갓 나왔을 땐 식감이 쫄깃했지만 만두가 식어갈수록 빠르게 질기고 단단해져 아쉬움을 낳았다. “만두소의 재료들이 단단하게 뭉쳐져 있는 느낌이 없어 식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 동원 개성왕만두(개당 73g, 소 43g)

한섬만두가 출시되기 전까지 시장점유율 1위(31.3%·2017년 7월 기준)였던 제품이다. 국산 돼지고기와 6가지 채소를 다져넣었고 말린 무를 넣어 꼬들꼬들한 식감을 살린 제품이다. 감자전분을 첨가한 피가 쫄깃하다.

왕만두 맛의 ‘정통파’를 자처하는 50대 에디터는 이 만두를 한입 베어물더니 “그래 왕만두는 바로 이런 맛이어야지!”라고 반갑게 평가했다. “(한섬만두의 경우) 육즙 터지는 맛은 있지만 오독오독 왕만두의 씹는 맛은 좀 덜했다”는 것이다. 이 만두는 이날 식탁에 오른 왕만두 3종 중에서 소가 가장 단단하게 뭉쳐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세대별로 이 만두에 대한 호불호는 선명하게 엇갈렸다. 한 30대 참가자는 “‘공장에서 만든 맛’ 같다”며 “피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입안에서 둔하게 씹힌다”고 말했다. 만두의 맛에 대해서는 “보통 만두는 간장을 찍느냐 안 찍느냐에 따라 맛이 상당히 달라지는데, 이 만두의 경우에는 간장을 찍지 않았는데도 달짝지근하다”고 다른 참가자는 덧붙였다.

■ 풀무원 평양왕만두(개당 75g, 소 41g)

밀가루만 넣어 숙성시킨 반죽으로 만든 만두피로 쫄깃함을 살리고 국내산 채소와 돼지고기를 다져넣은 제품이다. 이 만두에 대해 참가자들은 한섬만두와 동원왕만두 사이 ‘중간지점의 맛’이라고 평가했다. 전자는 심심하고 씹는 맛이 부족하고, 후자는 강한 맛에 단단한 식감이었다면 이 제품은 ‘건강하면서도 맛도 살린’ 대중성이 높이 평가됐다. 한 시식자는 “당면이 다른 만두보다 더 들어 있어 좋다”고 했다. 다른 시식자는 “수제만두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여러 가지 채소를 함께 씹는 맛이 있다”고 말했다. 동원왕만두가 이 씹는 감을 말린 무를 넣어 살렸다면, 이 만두는 절인 배추를 다져넣었다. ‘동치미 같은’ 수분감과 씹는 느낌을 함께 살린 게 특징이다.

30대 시식자는 “건강한 맛으로 치면 한섬인데 맛으로만 치면 이 만두가 내 입맛에는 딱”이라면서 “동원왕만두와 더불어 만맥(만두+맥주)은 물론 만소(만두+소주)도 가능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가격이라면 이 제품을 구입할 것”이라고 했다.

※요약 : 30~40대 참가자 2명이 한섬만두를, 다른 2명이 풀무원 평양왕만두를 최고로 골랐다. 50대 참가자 1명은 동원 개성왕만두를 지지했다.

▶새우만두

■ 동원 왕새우만두(개당 40g, 소 24g)

국내 만두업계 최초로 통새우를 넣어 지난해 9월 출시하면서 4개월 만에 100억원어치가 팔린 히트작이다. 이 제품이 출시된 이후 국내 만두시장에 ‘새우싸움’이 시작됐다. 만두를 한입 베어물자 새우 특유의 향과 단맛이 입에 강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고 참가자들은 이구동성 말했다. “새우만두라는 것을 따로 알려주지 않아도 알 것 같다”는 것이다. 제조사에서는 다진 당근을 6%쯤 넣어 새우의 ‘주황색’을 시각적으로도 제품에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새우를 씹는 맛은 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옆사람은 통새우를 씹었다는데 내 만두의 통새우는 어디에”라며 한 참가자가 만두를 꼭꼭 씹었다. 함량정보에 따르면 새우 비율이 6.21%이다. “새우라는 재료는 잘못 조리하면 잡내가 나기 쉬운데 이 같은 숙제를 넘기 위해 채소를 풍부하게 넣은 듯하다”고 다른 참가자는 평가했다.

■ CJ 비비고 왕새우교자(개당 35g, 소 20g)

3000번 치댄 반죽으로 쫄깃한 만두피를 제조하고 새우살 함량을 14.29%로 ‘아낌없이 늘렸다’는 제품이다. “확실히 (동원 제품보다는) 새우가 더 씹힌다”고 한 참가자가 평했다.

반면 다른 이는 “새우향이 너무 강해 다소 인공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료에 새우엑기스 분말 2.72%가 들어 있다. 이렇게 새우를 확실히 강조하다보니 오히려 새우의 잡맛이 조금 난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한 참가자는 시식 뒤 제품명을 확인한 뒤 “비비고 브랜드가 전체적으로 맛이 ‘강한’ 경향을 보이는 것 같다”면서 “호불호가 그래서 갈릴 듯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이는 “새우의 맛과 향이 강하기는 하지만 (동원 왕새우만두와) 큰 차별성은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수증기로 쪄서 조리했는데도 조금 느끼한 맛이 난다”는 평도 있었다.

■ 신세계푸드 피코크 통통 새우왕교자(개당 40g, 소 23g)

새우 통살을 큼직하게 썰어넣고 양파, 양배추, 부추 등 국산 채소를 넣어 육즙이 풍부하면서도 꽉 찬 만두를 지향하는 제품이다. “부추가 꽤 많이 들었는데 큼직한 새우살 덩어리와 함께 미각적 균형을 잘 이루고 있다”고 한 참가자는 말했다. 다른 참가자는 “세 만두 중에서 가장 느끼한 맛이 덜하다”고 했다.

새우 함량은 10.61%로 동원과 CJ 제품의 중간 수준이지만 새우살 덩어리는 상대적으로 입안에서 더 크게 느껴지는 듯했다. 식으면서 느끼한 맛이 조금 강해지는 타사 제품에 비해 만두를 찜통에서 꺼낸 뒤에도 비교적 일정한 맛을 유지한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요약: 참가자 5명 만장일치로 피코크 통통 새우왕교자를 최고로 택했다.

<최민영기자 m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