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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1월부터 한국 단체관광 금지" 산둥성, 여행사들에 통보

예영준.김영주 입력 2017. 12. 21. 01:26 수정 2017. 12. 2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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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여유국, 20일 지방별로 여행사 회의 소집
"1월 1일부터 재금지, 기한은 없어"
베이징은 19일부터 승인 일체 중단
문 대통령 귀국 사흘만에 관계 개선 역행 조치
정부, 중국 의도 몰라 발만 동동
중국이 잠시 재개했던 한국행 단체 관광을 3주만에 다시 봉쇄하고 이를 각 여행사에 통보한 사실이 확인됐다. (중앙일보 12월20일자 1면). 산둥(山東)성은 20일 관내 칭다오(靑島)와 옌타이(煙台) 등 지역별로 관내 여행사들을 소집해 회의를 개최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한국행 여행을 전면 금지한다”고 통보했다고 여행업계 소식통이 전했다. 금지 기한도 지정하지 않아 별도 통보가 있을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하이(威海)등 일부 지역에서는 21일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이같은 방침이 구두로 통보됐다.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관광이 일부 허용된 가운데 관광객들이 5일 오후 서울 신세계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다. 임현동 기자 /20171205
베이징 여유국은 이미 지난 19일부터 여행사로부터의 단체관광 승인 신청을 일체 받지 않고 있다. 일부 여행사들은 19일 승인 신청을 거부당했으며 베이징 당국은 관내 여행사들의 문의에 “단체 비자 접수를 불허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앞서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관련 보복으로 지난 3월 15일부터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가 지난달 28일부터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 한해 부분적으로 풀었다. 하지만 한 달도 못돼 이를 다시 거둬들이는 조치가 나온 것이다. 더구나 관광 중단이 시행되기 시작한 19일은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된지 닷새만이자 문재인 대통령이 귀국한지 사흘 만이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사드 보복 조치가 풀릴 것”이라며 방중 성과를 홍보하던 발표와는 반대 상황이 벌어지자 정부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베이징의 여행업 종사자 A씨는 “여유국의 분위기가 지난 3월 전면 금지를 시작할 때 못지않게 상당히 심각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영 기업인 청년여행사는 1월 출발 예정으로 판매 중이던 한국 상품을 취소하고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청년여행사 관계자는 “1월 4일 출발을 시작으로 한국행 단체 관광을 재개 준비할 예정이었으나 부득이 취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국내의 한중문화협회(회장 이종걸)가 중국 여행사를 대상으로 홍보성 팸투어를 조직해 150여명의 참가자를 모집했으나 중국 여유국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 투어 첫날인 20일 한국으로 떠난 실제 참가자는 30명에 못미쳤다.

문제는 이번 조치의 배경과 중국 당국의 의도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여유국은 관광 승인을 거절당한 개별 여행사에도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 언제까지 지속될 지도 미지수다. 진상 파악에 나선 주중 대사관은 이번 조치가 ^전면 재중단의 신호일 가능성과 ^한국 관광을 부분 허용하되 완급을 조절하는 것일 가능성 등으로 분석중이다. 대사관 관계자는 “정상회담이 끝나고 관계 개선을 진행키로 한 상황에서 왜 이런 조치를 내렸는지 알 수가 없다”며 “중국의 정치적 의도에 의한 조치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경위를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주중 대사관은 20일 오전까지만 해도 일부 여행사에 대한 징계성 조치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나 산둥성 회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면적이고 일률적인 조치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행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 한해 여행 제한을 풀었지만 다른 지역 여행사들이 편법으로 모객하거나 팸투어 참가 신청을 내는 등의 행위를 한 게 원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여행사 대표 B씨는 “중국 당국의 현지 여행사 길들이기설과 정상회담을 전후한 한국 언론의 보도가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설 등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다.

국내 여행 관련 업계는 망연자실이다. C여행사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베이징·칭다오·지난 등에서 10~20명의 소규모 단체가 속속 들어왔는데 어제 갑자기 단체 비자 발급이 막혔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난감해했다. D여행사 대표는 “한·중 정상회담 이후 분위기가 좋아진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통보를 받으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지난달 부분 해제 이후 중국인 대상 판촉을 강화한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지금 어차피 비수기라 큰 타격이 없지만 내년 설(춘절) 연휴까지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호텔신라·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 면세점과 아모레퍼시픽 등 중국 관련 주식은 일제히 하락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서울=김영주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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