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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은폐, 가라앉은 진실..세월호 보도 참사

양효경 입력 2017. 12. 26. 20:17 수정 2017. 12. 26.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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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가장 죄송스러운 보도는 세월호 보도입니다.

세월호 참사 보도가 아니라 보도 참사였습니다.

MBC뉴스는 진실을 밝혀내기보다 은폐했고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기보다는 모욕하고 조롱하는 보도로 일관했습니다.

양효경 기자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2014년 4월 16일 <뉴스특보> "단원고의 학생들, 338명이 전원 구조됐다는…."

[김미현/故 박성빈 양 엄마] "우리 아이들 저렇게 만든 데 일조하신 분들이 MBC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이브닝뉴스> "한 사람당 최고 3억 5천만 원…."

[박혜영/故 최윤민 양 엄마] "저희는 이제 믿지 않습니다. 언론을."

2014년 4월 16일, 304명의 목숨이 희생되던 그 순간.

MBC는 속보 경쟁 속에 오보를 양산했고, 희생자들의 보험금을 계산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을 살려내라. 아이들을 살려내라."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청와대로 향하자, MBC는 박근혜 정권 구하기에 나섰습니다.

김장겸 보도국장은 4월 20일과 25일 두 차례, 유족들을 작전세력, 깡패로 몰아붙였고 뉴스는 몸싸움을 부각시켰습니다.

2014년 4월 25일 <뉴스데스크> "(해양수산부 장관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곤욕을 치렀습니다. 밤사이 상당히 험악한 분위기였는데요…."

안광한 MBC 사장은 뉴스를 극찬하며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했고 추모 분위기로 중단됐던 예능 프로그램들을 일제히 정상화시켰습니다.

세월호 뉴스는 축소됐습니다.

보도국에는 영상 통제 지침이 내려졌습니다.

유가족의 눈물, 정부를 비판하는 손팻말, 학생들이 배 안에서 찍은 동영상이 모두 금지됐습니다.

지침을 어긴 기자들은 마이크와 카메라를 빼앗고, 보도국 밖으로 쫓아냈습니다.

유가족들의 조급증을 비난하는 박상후 전국부장의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2014년 5월 7일 <뉴스데스크>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를 떠민 건 아닌지…."

MBC의 반사회적 보도의 배후에는 청와대가 있었습니다.

MBC가 세월호 축소 보도 방침을 정한 4월 21일은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건 날입니다.

[이정현/전 청와대 홍보수석] "해경이 잘못이나 한 것처럼 그런 식으로 몰아가고, 지금 이 시점에서 그렇게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는 게, 그게 맞습니까?"

다음날 방송사들에 대한 직접 통제가 시작됐습니다.

4월 22일 방통위는 '방송사 조정 통제' 내용이 담긴 문건을 만들었고, 바로 다음날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직접 KBS,MBC,SBS 사장들을 만났습니다.

청와대-방통위-MBC로 이어지는 세월호 보도통제가 일사불란하게 진행된 겁니다.

유병언과 구원파에 대한 선정적 보도로 청와대 책임을 은폐했고, 해경을 희생양 삼아 꼬리 자르기를 했습니다.

단식을 하던 유민아빠의 사생활을 파헤치고, 대리기사 폭행사건을 선정적으로 과장했습니다.

당시 청와대 회의 비망록에 따르면 김기춘 비서실장은 "단식에 대해 국민적 비난이 가해지도록 언론을 지도하라", "대리기사 폭행사건의 철저한 수사 지휘를 다그치라"고 지시했습니다.

[김영오/故 김유민 양 아빠] "(故 김영한 수석 비망록에) 사찰이라는 게 나와 있어요. (제가 입원해있던) 동부병원도 사찰하고, 이런 내역들이 꼼꼼히 적혀있는 걸 보고 아, 이건 조직적으로 이뤄졌던 거구나."

2015년 11월 23일, 세월호 특조위가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을 조사하기로 의결하자 MBC 뉴스는 특조위를 공격했습니다.

교묘하게 왜곡 편집한 동영상이 동원됐습니다.

이 동영상 보도에 청와대가 개입한 흔적이 드러났습니다.

관제데모 지원으로 최근 구속된 청와대 허현준 행정관이 MBC 보도 사흘 전에 이미 보도 날짜까지 계획한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박종운/변호사·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의도된 거고 기획된 거죠. 대통령의 행적 조사라는 아주 중요한 결정이 이뤄진 날 왜 하필이면 (MBC에) 그 동영상을 보내서…."

세월호 보도는 MBC 구성원들에게도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2012년 방송장악에 저항한 170일 파업 이후, 100명 가까운 기자들이 징계받거나 뉴스 제작에서 쫓겨났습니다.

경영진은 그만큼의 대체인력을 채용했고, 이들을 이용해 보도를 통제했습니다.

기자들은 공포 정치 속에 자기 검열을 하며 무력해졌습니다.

세월호 보도 참사는 이 모든 것의 종합적 결과였습니다.

2017년, 선체는 인양됐지만, 세월호의 진실, MBC 보도 통제의 진실은 여전히 가라앉아 있습니다.

[장순복/故 이준우 군 엄마] "지금 (MBC) 정상화가 되고 있지만 저희는 의문이 가요. 정말 잘할 수 있을까?"

[이남석/故 이창현 군 아빠] "처음부터 재수사해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MBC는 보도 참사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과 보도국 간부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거쳐 응분의 책임을 묻기로 했습니다.

다시는 이러한 보도 통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방송독립과 공정방송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들도 바로 세우기로 했습니다.

MBC 뉴스는 지금 폐허 위에 서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MBC 기자들 스스로의 철저한 반성과 다짐입니다.

[유경근/故 유예은 양 아빠] "나를 두 번 죽인 건 여러분들의 사장이 아니고, KBS, MBC의 보도본부장이 아니라 현장에 있던 바로 여러분들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의 힘으로, 여러분들이 바라는 그 언론을 따내야만 여러분들 틈바구니 속에 기레기가 단 한 마리라도 숨어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MBC뉴스 양효경입니다.

◀ 앵커 ▶

보신 것처럼 저희들에 대한 뼈아픈 지적과 MBC 뉴스의 부끄러운 과거였습니다.

오늘 하루로 사죄의 말씀을 끝내지는 않겠습니다.

내일도, 지난 몇 년간 MBC에서 벌어졌던 과오를 그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양효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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