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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달라진 MBC, 26년차 무명배우를 연기대상 시상자로

입력 2017. 12. 27. 13:26 수정 2017. 12. 2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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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자리만 채워주는 거겠지 생각했는데, 대상 시상이라니요. 실감이 안 납니다."

<연기대상> 을 연출하는 박현석 피디는 "대상이라는 건 가장 크게 빛나는 별인데, 그 별이 있기 위해서는 수많은 작은 별들이 있어야 한다. 작은 별들 때문에 큰 별이 더 빛난다는 의미에서 유명하지 않아도 열심히 연기하시는 분들이 시상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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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연기대상 시상자 배우 최교식
사장 대신 톱스타 이종석과 시상대에
'권위주의 내려놓기' 상징성 담아

최 "배우 되고 가장 많은 축하 받았어요
최선 다하는 분들이 더 조명받길 바랍니다"

연기대상 PD "작은 별들 있어 큰 별 더 빛난다"

[한겨레]

30일 ‘엠비시 연기대상’ 대상 시상자로 나서는 배우 최교식.

“그냥 자리만 채워주는 거겠지 생각했는데, 대상 시상이라니요. 실감이 안 납니다.”

많은 것이 바뀌었던 2017년 한 해, 대미를 장식할 또 한명의 깜짝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30일 <엠비시(MBC) 연기대상>에서 대상 시상자로 나서는 최교식이다. 1992년 연극으로 데뷔한 올해 26년차지만,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흔히들 말하는 ‘무명 배우’다.

최교식은 27일 <한겨레>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1주일 전에 시상식에 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왜 나를?’이라는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가 된 이후 가장 많은 축하 전화를 받고 있다. 배우인 아내 김민숙과 10살 딸이 제일 좋아한다”며 웃었다. 지금껏 <연기대상>은 사장이나 부사장이 전년도 대상 수상자와 함께 시상해왔는데, 이번엔 최교식이 전년도 수상자 이종석과 함께 상을 전달한다.

최교식의 대상 시상은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문화방송>이 앞으로 달라지겠다는 각오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늘 묵묵히 최선을 다해온 한 사람 한 사람을 모두 소중하게 생각하는 ‘진짜 좋은 친구’가 되겠다는 다짐의 시작이기도 하다.

<연기대상>을 연출하는 박현석 피디는 “대상이라는 건 가장 크게 빛나는 별인데, 그 별이 있기 위해서는 수많은 작은 별들이 있어야 한다. 작은 별들 때문에 큰 별이 더 빛난다는 의미에서 유명하지 않아도 열심히 연기하시는 분들이 시상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많은 배우 중에서 최교식을 선택한 것은 “그가 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1~5월)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최교식은 4월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26회에서 홍길동과 함께 싸우다가 죽는 백성 중 한명으로 등장했다. 그의 얼굴이 마지막 장면으로 화면을 채우면서 ‘촛불’의 분위기와 맞물려 ‘백성이 주인공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화제가 됐다. 보통 ‘엔딩 장면’은 주요 배역들이 차지한다.

30일 ‘엠비시 연기대상’ 대상 시상자로 나서는 최교식은 4월 드라마 <역적> 26회에서 마지막 장면을 장식해 화제를 모았다. 문화방송 제공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시상식에 간다”는 최교식은 무슨 옷을 입을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등 여러 가지로 낯설다. 수많은 스타들 사이에서 주눅 들어 시상식을 망치지 않을지, 시청자들이 과연 좋아할지 걱정이 많다. 그러나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온 그는 시상자로 제격으로 보인다. 두 번 없을지도 모를 기회인 만큼 새 옷 한벌을 사서 입고 갈 법도 한데, 그는 “의미있는 자리인 만큼, 오래됐지만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정장을 깨끗이 드라이해서 입고 서고 싶다”고 말했다.

최교식은 “누가 알아봐주지 않아도 현장에서 땀흘리는 것이 좋았고 그래서 힘들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사람’ 한명 바뀌었을 뿐인데 밑바닥부터 변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분들이 더 조명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작지만 큰 변화가 2018년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기를. 최교식은 1월24일 시작하는 드라마 <마더>(티브이엔·tvN)에서 위조여권을 만들어주는 업자로 나온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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