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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경제정책] 호황 속 고용한파인데.. 큰 그림 없고 찔끔찔끔 대책뿐

조귀동 기자 입력 2017. 12. 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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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발표된 정부의 ‘2018년 경제정책 방향’에 담긴 ‘중소기업 청년 추가고용 장려금(2+1)’ 개편안은 일자리 창출 정책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 정부는 27일 2018년 경제성장률이 연 3%가 넘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발표했지만, 정장 취업자수 증가폭 예상치는 2017년 수준에 불과하다. /연합뉴스

올해 7월 처음으로 도입된 이 정책은 중소기업이 2명을 뽑은 뒤, 1명을 추가로 채용하면 1명 분의 임금을 3년간 연 2000만원 한도로 지원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정책에 슈퍼마켓에서 봄직한 ‘투플러스원(2+1)’이란 명칭이 붙은 이유다. 이 정책을 ‘2명 당 1명’에서 ‘○명 당 3분의 ○명’으로 채용 인원에 일할(一割) 계산을 해서 지원금을 주겠다는 게 개편안의 요지다. 지원 업종도 현행 233개에서 100개 정도를 더 추가하겠다는 것도 포함돼 있다.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은 이렇게 정책을 바꾸면 올해 하반기 3000명을 대상으로 48억원을 지급했던 실적이, 2018년에는 1만7100명을 대상으로 1930억원이 지원된다고 전망한다. 일할 계산을 하는 것만으로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전망치를 따져보면 실제 효과는 의문이다. 1930억원을 1만7100명으로 나누면, 1128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간단히 셈을 해봐도 이 정책의 고용창출 효과에 의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이 정책은 도입 초기부터 “추가 고용에 대한 인센티브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래 늘리려고 했던 고용 인원을 추가 고용 인원으로 신고해 보조금을 타는 행동이 만연할 것”이라는 비판을 전문가들로부터 받아왔다. 이전에 3명을 채용했던 중소기업들이 속내와 달리 겉으로 2명만 채용하는 시늉을 해 1명분 임금을 정부로부터 타내는, 일종의 ‘도덕적 해이’ 상황을 막을 수 없는 정책이란 얘기다. 3년간 최대 연 2000만원이라는 지원 규모도 한 번 채용하면 몇 년간 임금을 줘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인센티브라고 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였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서 정부는 제대로 된 설명이나 반박을 내놓지 않았다.

◆"추가 고용·임금 인상 시 인센티브" 정책 효과 언급 없어

내년 경제정책방향은 “일자리와 혁신을 두 축으로 가계소득 증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목표에 발맞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용을 늘리거나 임금을 인상하고, 근로시간 단축에 나서는 기업들에 대해 세금 감면, 직접 재정 지원, 정부조달 입찰 등에 가산점 부여 등 여러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을 정책 수단으로 내세웠다.

정부는 고용을 늘리는 기업에 대해 세액 공제, 재정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민간 고용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하지만 정부가 제공하는 인센티브에 기업들이 어떻게 반응해서 고용을 늘리게 될 것이라는 설명은 없다. 첫 페이지에 제시된 ‘고용증대세제’의 경우 2011년부터 실시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에서 투자금액 관련 조항을 없애고 순수하게 고용 증가에 대해서 세액 공제를 제공한다는 정책이다. 공제 규모는 근로자 1인당 450만~770만원, 청년 정규직은 300만~1100만원이다.

그런데 이 세액공제가 어느 정도 고용 유발을 추가로 낼 것인지 설명이나 전망치가 없다.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의 경우 지난 9월 ‘조세연구’에 실린 고용창출을 위한 ‘조세지원제도의 효과 분석’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는 어느 정도 고용 증가 효과가 있었지만, 근로자의 76.2%가 일하는 중소기업들은 뚜렷이 채용을 늘리지 않았다. 박재혁 기획재정부 사무관, 정규언 고려대 교수 등 저자들은 “중소기업의 50.2%가 이미 특별세액감면 제도를 적용 받고 있어 추가 세액공제 효과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시근로자 1명 추가 채용 시 연 4746만원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데 조세지원 규모는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공공부문도 사회복지 예산 확대에 따른 고용 증가가 2만5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관련 고용이 중장년 여성 위주라는 점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공공기관 신규채용 증가 규모는 불과 100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등 금융 공공기관에서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을 명예퇴직시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옹색한 방안까지 강조되는 형편이다.

◆동남권 제조업 해고자·기술 없는 청년 들 재배치 눈감아

일자리를 늘린다면서 구조조정 등에 따른 일자리 소멸(Job Destruction)과 청년 일자리에서 심각한 미스매치(mismatch·구직자와 구인 기업이 각각 원하는 바가 달라서 구조적으로 채용이 안 되는 현상) 문제에 대한 대책은 정작 빠져있다. 노동의 재배치(reallocation) 문제에 대해서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 회복에도 일자리 수가 늘어나지 않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제조업 구조조정이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2016년 1월 456만6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 내지는 정체 상태다. 조선업 등 어려움을 겪는 산업에서 일자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17년 노동시장 전망 평가와 2018년 전망’ 보고서에서 제조업 내에서도 “30, 40대 고용은 감소하고 50세 이상 중고령층의 취업자는 증가하고 있다”며 “조선업 구조조정과 같은 외부적 충격에 영향을 받았던 세부 산업의 주된 고용 연령대가 30, 40대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울산 지역의 경우 2016년 연평균 실업자는 2만2000명으로 2013년(1만2000명) 대비 두 배에 달한다. 이들이 새 일자리를 얻기 적합한 기능을 취득하고, 원활하게 다른 지역이나 산업에서 취업하기 위한 대책은 언급되지 않는다.

청년층 일자리 대책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일 발간한 ‘청년실업률은 왜 상승하는가’ 보고서에서 “청년실업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일자리 미스매치’란 보다 정확하게는 동질적으로 양성된 청년들이 저숙련 일자리를 기피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중간에 밀집한 한국 청년들은 취업에서도 사무직, 생산직 등 중간 수준의 일자리를 찾는데, 이런 일자리는 기술혁신으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숙련 제조업, 서비스업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직업 교육 등을 지원하는 수 밖에 없다.

◆정규직 ‘1부 리그’, 비정규직 ‘2부 리그’ 격차 해소는?

정부는 대기업 정규직, 공공부문 정규직의 ‘1부 리그’와 중소기업 정규직, 대기업·공공부문 비정규직의 ‘2부 리그’로 나뉜 노동시장 문제에 대해서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고임금에 고용안정성이 높은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의 1차 노동시장과 저임금에 고용안정성도 떨어지는 2차 노동시장으로 나뉜다. 이 구조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 것인지가 문재인 정부 고용정책이 안고 있는 핵심 문제다. /배규식, 새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2017)

전문가들은 대기업, 공공부문 정규직이 연공서열식의 경직적 임금체계에서 생산성에 비해 고임금을 받으면서 추가 채용 및 비정규직 처우 개선 여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공공부문 정규직 임금 및 인사 체계의 경직성을 타파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공부문 정규직은 연공서열식의 경직된 임금체계에 고임금, 정년까지 보장돼 민간 부문과 격차가 크다”며 “이들의 고임금을 억제해 그 재원으로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공공부문 임금과 처우를 공개하는 임금공시제나 연봉 7000만원 이상의 고임금을 억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배 선임연구위원은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경제정책 방향에서 언급된 임금격차 해소 방안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대기업과 1, 2차 협력업체가 상생협약을 맺도록 관련 제도를 법제화하겠다는 것 뿐이다. 결국 정부 재정을 더 투입하거나, 대기업의 이익을 협력업체 및 해당 기업 근로자로 재배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경기 회복 속 일자리 한파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기획재정부의 2018년 취업자 증가폭 전망치는 32만명이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구조조정 영향 등을 받고 있는 현재 추세 대로 가면 내년 상당한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동연구원은 내년 취업자수 증가폭을 올해보다 더 줄어든 29만6000명으로 보고 있다. 한 청와대 고위 경제 참모는 “청년 실업 문제는 추세적으로 어쩔 수 없다”며 “얼마나 완화시킬 수 있느냐가 정부 정책의 핵심”이라고 귀띔했다. “노동 시장에 나오지 않은 경제비활동인구까지 취업 시장에 나오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런데 공식 실업률과 별개로 경제비활동인구가 노동시장에 구직자로 나오는 현상은 한국 노동 시장의 구조적 특징으로 이미 여러 차례 거론돼 왔다. 고위관계자들의 ‘숫자’에 대한 언급을 보면 정부 일자리 대책이 어느 정도 현실적인지, 그리고 실효성이 있을 지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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