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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로 떠오른 보유세 카드..다주택자 압박 받나

권소현 입력 2017. 12. 27. 19:02 수정 2017. 12. 2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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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보다 특정층 타깃으로 하는 종부세 건드릴 가능성 커
"집값 잡겠다" 정부 강력한 경고..윤곽 나올때까지 관망세

[이데일리 권소현 김기덕 기자] 정부가 보유세 개편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과연 그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정부가 보유세를 건드릴 수 있다고 선전포고를 한 것인 만큼 시장에 심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여러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웬만큼 강도가 높지 않다면 서울 강남4구와 같은 투기지역 집값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결국 정책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공급 정책을 세워 시장 논리에 의해 집값이 안정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재산세보다 종부세율 조정 가능성에 무게

27일 정부는 ‘2018년 경제정책방향 실행계획’을 통해 올해 상반기 보유세 개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경제정책방향 설명 자료에서 “공평 과세와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적정화하고 다주택자 등에 대한 보유세 개편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다주택자를 겨냥했다.

보유세 중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재산세보다는 자산가를 타깃으로 하는 종합부동산세를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택 보유자가 무주택자보다 많은 상황에서 재산세를 건드리면 정치적 후폭풍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소비 위축이나 경기 침체 가능성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재산세보다는 종부세를 조정할 확률이 높다”며 “종부세도 보유주택 수보다 금액을 기준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종부세 기준가액을 강화하기보다 세율을 조정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종부세 기준가액이 10년 전에 정한 가격인데다 그 사이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더 낮추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기준가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부과하는 세율을 높여서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란 전망이다.

종부세 합산을 인별에서 가구별로 바꾸는 안도 거론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노무현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가구별 합산해서 보유 주택 가격이 6억원을 넘으면 모두 종부세 대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세율도 0.5% 수준에서 1%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어떤 방식으로 보유세가 개편될지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심리적인 압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대책 중에서도 보유세 인상은 가장 강력한 카드로 꼽혀왔다. 실제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급등하던 집값이 2003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 강화를 동시에 도입한 10·29 부동산 대책 이후 진정됐다.

안명숙 부장은 “(보유세 인상 카드는)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주택을 갖고 가는 게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들은 매각, 임대주택 등록, 상속 및 증여의 갈림길에 선 상황에서 보유세 인상 카드까지 나오면 심리적인 압박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후폭풍 상당…“개편 쉽지 않을 것”

한편으로는 보유세 개편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와 여당은 보유세 인상에 군불을 지피고 있지만 야당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최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보유세 인상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양도세 중과를 비롯해 보유세는 징벌적 성격이 강하다”며 “우리나라 자산 중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하고 야당 등 일부 정치권에서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유세 인상 방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고 말했다.

그나마 양도세 중과는 양도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는 것이지만, 재산세는 자산을 갖고 있다면 누구나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세 저항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심리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보유세 개편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는 당분간 시장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주택 보유자들은 당장 매물을 내놓기보다 규제의 강도를 보고 구체적인 행동을 할 것 같다”며 “내년 이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 문제를 규제나 세제로 풀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공급과 수요에 대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양도세 중과세에다 보유세까지 인상하면 집 못 팔게 손을 묶어놓고 때리는 격”이라며 “집값을 잡으려면 매물이 안 나오게 하는 방법은 좋지 않고 장기적으로 수요자들이 원하는 집이 많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소현 (juddi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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