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TREND #1
Everything-as-a-Service
만물의 서비스화
2017년의 이슈 중 하나는 왓챠와 넷플릭스의 등장이었다. 이름하여 영상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대가 도래한 것. 1만원이 안 되는 월정액만 지불하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원하는 영화를 지정해 다운로드 받거나 DVD를 구매하고 영화관을 찾았던 이들에겐 새로운 세기의 시작이었다. 어떤 브랜드가 생활에 가장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는 이제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 이미 이를 반영해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사례들이 적잖다. 집 안의 정돈되지 않는 짐들이 고민이라면 개월 또는 연 단위로 짐을 맡아주는 ‘마타주’를, 시간은 없고 세탁은 필요하다면 대유위니아서비스가 운영하는 ‘위니아 24 크린샵’을 찾으면 된다. 집을 새로 단장하고 싶다면 모바일로 간편하게 의뢰한 후 견적을 받아볼 수 있는 ‘꾸밈by 조희선의 홈스토리’ 앱을 설치할 수도 있다. 물건을 사면 서비스는 공짜인 시대는 지났다. 이제 서비스는 제품의 선택을 좌우하는 결정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2018년엔 모두가 양질의 서비스를 선택하는 일에 한층 친숙해지지 않을까.

2018 TREND #2
Days of ‘Cutocracy’
매력은 어떻게 자본이 되었나
‘예쁜 쓰레기’라는 말이 생긴 지는 꽤 오래됐다. 갤럭시나 아이폰에서 쓰이는 기본적인 앱하나 기능하지 않던 블랙베리를 쓰기 위해 이역만리에서 직구를 하고, 심지어 스마트폰을 2개 들고 다니는 ‘블베 유저’들에게서 처음 파생된 말이다. 이들에게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딱 하나다. “예쁘잖아.” 매력은 이성의 힘을 약화시킨다. 불편과 과소비를 감수하며 불평도 하지만 행복해한다. 《트렌드 코리아 2018》은 2018년 마케팅에서는 디자인, 융합, 이야기, 공감, 흥, 의미와 같은 우뇌적 측면들이 점점 강해진다고 예측했다. 찾는 사람들만 찾던 고전소설로 대박 신화를 일으킨 민음사의 디자인 에디션, 귀여운 데다 익숙하기까지 한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 모두 품귀 현상까지 일어났다. 자기만의 매력과 좋은 디자인으로 무장한 제품들이다. 감성 가전의 대표 주자로 손꼽히는 일본의 소형 가전 브랜드 발뮤다의 대표 데라오 겐은 자사의 제품을 이렇게 소개한 적이 있다. “우리는 제품을 파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전해주는 기억과 경험 그리고 우수한 디자인을 판매하는 거죠.” 상품과 소비의 기회가 넘쳐나는 시대다. 비슷비슷한 것들 중에 살아남으려면 ‘매력’이 필요하다.

2018 TREND #3
One’s True Colors, ‘Meaning Out’
신념의 소비, ‘미닝아웃’
어떤 때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사전적 의미를 검색하는 것보다 단어에 해시태그를 붙여 검색하는 편이 낫다. 실제로 사람들이 어떤 의견을 보여주고 있는지, 그러니까 현시점에서 대세가 무엇인지 가장 정확하게 날것 그대로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해시태그를 통해 자신이 가진 의견과 가치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좀 더 고전적인 단어로 바꾸면 바로 ‘슬로건’이다. 한때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이 사람이나 단체를 하나로 엮기 위해 사용하던 슬로건은 점차 개인이 자신의 신념을 알리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함부로 드러내지 않았던 정치·사회적 신념도 해시태그라는 슬로건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빠르고 간편하며 개인의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높일 수 있기 때문. 이는 소비 트렌드와도 직결되어 있다. 여성의 인권을 신장하기 위한 디올의 티셔츠 ‘We should all be feminist’,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의미를 다지는 일명 ‘평창 패딩’의 완판 신화 역시 이런 트렌드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2018 TREND #4
Gig-Relationship, Alt-Family
대인관계? 대안관계!
반려동물과 관련한 이슈는 1인 가구가 대두하고 그 수가 늘어날 때마다 끊임없이 화두로 떠올랐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위한 가구, 반려동물을 위한 디자인 제품, 반려동물 IoT 서비스 등은 이제 새로운 말도 아니다. 때로는 가장 가까운 가족마저 짐으로 느껴진다. 이혼은 물론이고 해혼, 졸혼이 낯선 일이 아니다. 이제 관계 이후의 관계를 고민해야 할 때다. 2018년, 관계 맺기의 양상은 욕구 충족의 기능 중심으로 근본부터 재편될 것 같다.

2018 TREND #5
Shouting Out Self-esteem
세상의 주변에서 나를 외치다
한국의 기성세대에게 자존감이란 관계에서 오는 존재감이었다. 누군가의 부모, 자식, 상사, 부하가 되어야 했고, 그것이 불명확하면 어떤 관계든 갑을 관계로 규정하고 상대방으로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한다. 《트렌드 코리아 2018》은 한국인을 ‘무시’에 취약한 감성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너 나 무시하지?”로 시작되는 자아의 흔들림은 자존감을 바로잡는 소비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을 북돋우는 트렌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홈 퍼니싱 브랜드 이케아의 경우 2017년 ‘거실을 내 멋대로’라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삶의 다양성, 나 자신에 대한 인정을 바탕으로 정형화된 거실에서 탈피해볼 것을 권유했다. 서점의 베스트셀러들은 하나같이 ‘자존감’과 ‘나를 다지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흙수저를 자처하고, 끊어진 계급 사다리 앞에서 절망하곤 했다. ‘나는 아직 가치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개인의 고군분투는 2018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WAG THE DOGS' 2018 트렌드 미리보기

 

2018 트렌드 미리보기1

 

CREDIT INFO

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서울문화사 자료실

참고도서 《트렌드 코리아 2018》(김난도 외 지음, 미래의창); 《라이프트렌드2018》(김용섭 지음, 부·키)

저작권자 © 리빙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