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위안부할머니 뜻과 정의에 어긋난 합의 사과"(종합)

조소영 기자 2018. 1. 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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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신년회견인 오는 10일 전 후속책 낼듯
위안부 할머니들 "日에 사죄 받게 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병문안 하고있다.(청와대 제공) 2018.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12월28일 타결된 한일위안부합의와 관련, 당사자인 할머니들의 의견이 배제된 합의였다며 사과했다.

이로써 한일위안부합의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이 재협상 쪽에 한층 더 가까워진 것이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문 대통령의 신년회견이 예정돼 있는 오는 10일 전엔 한일위안부합의에 대한 후속대책을 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8분을 초청해 오찬을 가진 가운데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박수현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한일위안부합의 문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12월27일 발표된 한일위안부합의검토TF(태스크포스) 조사결과를 두고 해당 합의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TF는 한일위안부합의에 대해 '피해자가 아닌 정부 입장에서 타결한 이면 합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다음날(12월28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4일) 인사말에서 "할머니들을 전체적으로 청와대에 모시는 게 꿈이었는데 오늘 드디어 한자리에 모시게 돼 기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과거 나라를 잃었을 때 국민을 지켜드리지 못했고 할머니들께서도 모진 고통을 당하셨는데 해방으로 나라를 찾았으면 할머니들의 아픔을 보듬어드리고 한도 풀어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오히려 할머니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할머니들의 뜻에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 합의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정부가 할머니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으로서 지난 합의가 양국간 공식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천명했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식사과, 법적 배상을 26년이나 외쳐왔고 꼭 싸워서 해결하고 싶다.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로 애쓰시는데 부담드리는 것 같지만 이 문제는 해결해주셔야 한다"고 했다.

이옥선 할머니도 "우리가 모두 90세가 넘어 큰 희망은 없지만 해방 이후 73년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도 사죄를 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겠나. 사죄만 받게 해달라. 대통령과 정부를 믿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옥선 할머니도 일본으로부터 사죄를 받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13세에 평양에서 끌려가 아직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길원옥 할머니는 인사말 대신 가요 '한 많은 대동강'을 불렀고 지난해 발매한 음반 '길원옥의 평화'를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오찬이 끝난 후 김정숙 여사는 할머니들께 목도리를 직접 매드렸다.

김 여사가 할머니들께 선물로 드린 목도리는 아시아 빈곤여성들이 생산한 친환경 의류와 생활용품을 공정한 가격에 거래해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국내 최초 공정무역 패션 브랜드를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후 할머니들 한 분씩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엔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중인 김복동 할머니의 병문안도 다녀왔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중 한분인 김복동 할머니는 건강이 악화된 상태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할머니들을 '최고의 예우'를 갖춰 모신 것으로 전해졌다.

나눔의 집'에서 출발한 할머니들은 비서실에서 제공한 의전 차량을 이용해 청와대까지 경찰의 에스코트 아래 이동했다.

경호처는 또 할머니들의 건강상 불편에 대비해 앰뷸런스까지 차량 이동시 함께 배치했고 오찬 행사 후, 할머니들이 나눔의 집에 돌아갈 때도 동일한 방법으로 할머니들을 모셨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여사와 함께 현관 입구에 서서 입장하시는 할머니들을 일일이 반갑게 맞이했다 한다. 문 대통령 내외는 개별 이동으로 늦게 도착하신 한 할머니를 위해 15분간 현관에 선 채 기다렸다 함께 입장하기도 했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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