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종대 "UAE 비밀협정 당시 외교부 관계자들 '국방부 미쳤다'"

입력 2018.01.09. 11:26 수정 2018.01.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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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정의당 의원, UAE 논란 총정리
MB 정부 김태영 국방 장관 언론인터뷰서
"UAE와 비밀협정 맺었다" 인정
김 의원 "국내법 위반, 국회 비준받아야"
당시 외교부 관계자들도 "이건 미친 짓"
"MB와 자유한국당은 석고대죄해야"

[한겨레]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2010년 11월3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의 제기로 확산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논란은 최근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잘못 맺은 ‘무리한 합의’를 현 정부가 수습하고 있다는 것으로 정리되고 있다. 8일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 방한에 자유한국당도 그동안의 공세에서 한 발 빼는 모습이다.

특히 MB 정부의 국방부 장관(2009년 9월~2010년 12월)으로 UAE를 세 번 다녀오면서 UAE와의 군사협력 문제를 매듭지은 당사자인 김태영 전 장관이 9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2009년 UAE와 유사시 군사 개입을 약속하는 비밀 군사협정을 맺은 경위에 대해 “섣불리 국회로 가져가기보단 내가 책임지고 (비공개 군사) 협약으로 하자고 했다”고 밝히며 이명박 정부에서 맺은 비밀군사협정의 존재가 확인됐다.

이에 대해 지금까지 UAE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맺은 ‘무리한 합의’때문이라고 꾸준히 주장해온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이게 진상이다”며 “임종석 비서실장 입장에서는 적폐청산 차원에서는 이 양해각서의 진상을 규명해야 되는데, 걸려있는 국내기업의 이익이 너무 크다. 그래서 수습하는 방향으로 간 것이다”고 9일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티비에스>(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UAE 논란의 전말을 정리했다. 그는 김태영 전 장관이 인정한 ‘UAE 유사시 군 자동개입’에 대해 “이걸 인계철선이라고 한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자동개입 조항은 없다”며 “보통 이런 정도의 국군파병이나 이런 상호방위협정을 맺을 때는 이건 헌법에서 중대한 안전보장에 영향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조약으로 체결해 국회의 비준을 받으라고 되어 있다”고 협정의 위법성을 지적했다.

그는 “UAE가 최초에는 (원전 수주와 함께 패키지로 군사 관련)조약을 요구했지만, 조약은 드러나니까 국회에 비밀로 할 수 없다. 그러니까 국회 눈을 피하기 위해서 양해각서로 수준을 낮추되, (자동개입) 내용은 다 담은 것이다. 이게 2009년 12월 원전 계약 한 달 전에 체결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UAE에 방문한 것은 국내법을 위반한 협정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서였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양해각서기 때문에 일부 문제 되는 조항을 수정하자고 송영무 장관이 UAE에 간 것이다. 이에 UAE가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고 설명하며, 이를 수습하기 위해 임종석 비서실장이 UAE를 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 <한겨레>자료사진

김 의원은 애초 자신이 초반부터 자유한국당의 의혹제기에 반박한 것이 “(UAE와의)MOU가 탈이 났다는 한마디를 듣고 알아봤다”며 외교부 관계자(퇴직자)들의 제보와 증언도 소개했다.

그는 “당시 김태영 장관이 사인한 것을 국문으로 번역한 게 외교부다. 그런데 번역하면서 ‘이건 미친 짓이다. 국방부 걔들은 미쳤다’ 라는 반응이 외교부에서 나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서 “엠비(MB)는 다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에도 알리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은 몰라서 삽질한 것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김 의원은 이어 논평을 통해 UAE와의 비밀협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거짓말로 일관해 온 당시 국정의 최고책임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자성은커녕 오도된 정치공세로 일관해 온 자유한국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비판했다.

[논평] 김종대 원내대변인, "UAE 비밀군사지원협정, MB와 자유한국당은 석고대죄하라"

UAE 유사시 한국군 자동개입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비밀군사협정을 체결했다고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김태영씨가 시인했다. 그동안 ‘이면합의는 없다’고 거짓말로 일관해 온 당시 국정의 최고책임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자성은커녕 오도된 정치공세로 일관해 온 자유한국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

김 전 장관이 밝힌 진실은 다음과 같은 중요한 문제를 던지고 있다. 첫째, 국민이 모르는 사이에 중동 수니파 국가와 사실상 동맹, 형제국이 되었다는 점, 둘째, UAE에 파견된 우리 특전사 병력은 유사시 중동분쟁에 자동개입 인계철선(Trip Wire)이 되어 이제 UAE 동의 없이는 철군이 어려워졌다는 점, 셋째, 헌정 최초로 제3국과 동맹을 체결함으로써 향후 한미관계에 중요한 걸림돌이 된다는 점이다. 장기적 안목에서 그 여파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자유한국당은 임종석 비서실장의 UAE 방문에 대해 ‘원전 정책 변경에 따른 반발’ 등 확인도 되지 않은 엉터리 정치공세로 일관했다. 정의당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등 지난 정부가 UAE와 체결한 군사부문 비밀 양해각서와 관련되었다고 사태를 바로잡으려 하자, ‘노무현 정권 때 체결된 협정 탓’이라고 호도하거나 ‘정의당이 거짓말을 하며 물타기에 나서고 있다’는 논평을 하기도 했다. 진실이 밝혀진 이 시점에서 기쁨보다는 참담함이 앞선다. 정치가 이렇게 막 나가도 되는 것인가?

김태영 장관은 2010년 국방위에서 유사시 군사적 지원, 안전보장, 파병 등에 대한 합의와 약속, MOU 체결에 대한 당시 여당 의원의 질의에 여러 차례 없었다고 부정한 바 있다. 고위공직자가 국회에서 이렇게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여야 의원을 기망할 수 있나? 이게 김 전 장관 혼자만의 판단과 책임이 아님은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김태영 전 장관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 자유한국당 등이 또 무슨 엉터리 논리로 자기합리화를 꾀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국회에 보고 및 동의도 구하지 않고 유사시 우리 군의 자동개입을 약속한 협정을 체결하고 철저히 비밀에 붙였다는 것은 명백히 반헌법적, 반민주적 행태이다. 헌법 60조 1항의 ‘국회는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등에 관한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 2항의 ‘국회는 선전포고,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 등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는 조항을 정면으로 저촉되는 위헌을 저지른 것이다. 우리 군의 자동개입에 대해 “UAE와 형제처럼 가까운 나라가 되기로 한 거다”고 하면서도 “국회의 동의 없이는 할 수 없다”고 변명하는데, 이건 UAE도 기망한 것이다. 최근 UAE가 펄쩍 뛰었다면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한 김태영 전 장관과 MB 때문인 것이다. 원전 수주라는 눈앞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군대를 흥정대상으로 해 국회와 국민, 상대국을 기망한 죄는 현직이라고 하면 탄핵감이다.

이 사안과 관련해 정부의 현명한 대응을 촉구한다. 지금의 사태는 자유한국당과 일부 보수언론의 무책임한 문제제기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정부가 모호한 해명으로 키운 면도 있다.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비밀주의로 일관하거나 잘못된 약속을 계속 이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는 UAE 및 여타 중동국가와의 외교관계, 안보·경제 등 종합적 국익 등을 고려하되 가능한 선에서 진실을 국민께 알려야 한다. 중동 국가, 혹은 종파(수니파, 시아파) 중 어느 한편을 일방적으로 지지, 지원하는 군사적 지원과 외교는 바람직하지 않다. 김 전 장관의 증언대로 자동군사개입 등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면, 현 정부는 해당 조항을 삭제하거나 전면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 사안의 진상을 밝히는 것과 함께 바람직한 대 중동 외교?안보?경제 정책 정립에 입각한 종합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2018년 1월 9일

정의당 원내대변인·평화본부장 김종대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