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이호원, 인생을 뒤집다 [인터뷰]

연휘선 기자 2018. 1. 1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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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원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뮤지컬 '모래시계'로 인생 2막을 연 남자, 구(舊) 아이돌 현(現) 솔로 가수 겸 배우 이호원은 자신의 목표가 뚜렸했고 이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 그랬기에 그의 도전은 무모함이 아닌 확신으로 가득차 있었고, 이는 그에 대한 믿음을 갖게 했다.

이호원은 최근 생애 첫 뮤지컬 '모래시계'(연출 조광화)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모래시계'는 1995년 방송된 동명의 인기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공연은 태수와 우석 그리고 혜린 세 남녀의 사랑과 우정을 중심으로 1980년대 한국 사회를 그렸다. 호야는 이번 작품에서 혜린의 경호원 재희 역을 맡았다.

'모래시계'의 원작 드라마는 방송 당시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할 정도로 사랑받았다. 방송 시간만 되면 전 국민이 집에 들어가 '귀가시계'라 불렸을 정도다. 원작에서 조연에 불과했던 재희 역의 배우 이정재도 이 드라마를 계기로 명실공히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처럼 기라성 같은 원작과 이정재의 존재감이 부담스러웠을 법도 하건만, 정작 호야는 개의치 않았다. 1991년생이라 드라마를 본 기억이 없기 때문. 연습 과정에서도 원작의 잔상을 따라할까 봐 드라마를 보지 않았단다. 대신 대본만 참고했고, 이를 통해 자신이 모르는 1980년대의 정취와 아우라를 느끼려 했다.

이호원은 '모래시계'를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연습부족을 꼽았다. 재희는 경호원인 만큼 솔로 넘버를 부를 때도 검무를 동시에 소화해야 한다. 그만큼 앙상블과의 합이 중요한데 대부분의 캐릭터가 더블, 트리플 캐스팅이다 보니 연습 시간이 부족했던 것. MBC 월화드라마 '투깝스'(극본 변상순·연출 오현종)에도 출연하는 만큼 따로 시간 내기도 힘들었단다. 이호원은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첫 공연을 하는 느낌이었다"며 공연 초기엔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만큼 생소한 장르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이호원은 많은 뮤지컬 배우들이 성악 발성을 기본으로 하는 반면 자신은 아이돌 출신으로 가요 발성을 고수하는 데에 아쉬움을 느꼈다. 또 뮤지컬(musical)을 '뮤직(music)+컬(cal)'의 개념으로 이해해 음악이 압도적으로 중요할 거라 생각하기도 했다고. 이에 노래와 대사에 감정을 실어 연기까지 신경 쓰는 출연진의 기량에 압도됐다는 그다.

이호원은 부족함을 극복하고자 김문정 음악감독과 강필석 등 '모래시계'에서 함께 호흡하는 뮤지컬 선배들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했다. 강필석에게는 대사 처리부터 검무 장면의 호흡까지 세부적인 연기를, 김문정 음악감독으로부터는 발성에 대한 도움을 얻었단다. 특히 김문정 음악감독으로부터 "네 목소리 너무 좋아. 너처럼 해도 무리 없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큰 용기를 얻었다. 이에 팬들에게 "매번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자신 있게 약속도 했다고.

자신감을 얻은 이호원은 "원래는 '모래시계'가 처음이자 마지막 뮤지컬이 될 거란 생각도 했는데, 이제는 그만 둘 수가 없다"고 했다. 해보고 싶은 작품으로는 가수 고(故) 김광석의 노래들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을 꼽았다. 이호원은 "제가 김광석 선배님의 어마어마한 팬"이라고 자부하며 '그날들'을 통해 김광석의 노래를 무대에서 원 없이 부르고 싶다고 밝혔다.

이처럼 뮤지컬에 매료된 그였지만,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후속 활동으로는 무엇보다 솔로 앨범 발매를 열망하고 있었기 때문. 가수가 되겠다며 고등학교도 자퇴하고, 데뷔 후 아이돌 멤버로 사랑받았던 이호원이다. 하지만 "한때 연예인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고 고백할 만큼 아이돌 활동에 지쳤고, 누구보다 즐겁게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자 지난해 6월 팀을 나왔다.

현재 소속사를 선택한 이유도 분명했다. "너 하고 싶은 음악 다 해"라는 대표의 말 때문이었다. 물론 그룹으로 활동하다 홀로 움직이려니 외롭기는 하단다. 하지만 그는 열정과 추구하는 대상이 분명했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무엇보다 이호원은 "돈 못 벌어도 되고, 아무도 못 알아봐도 되고, 인기 없어도 되니까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며 소소한 바람을 내비쳤다.

비록 아직 솔로 음반을 발매하진 못했지만, 이호원은 현재 자신의 생활에 충분히 만족했다. 드라마 촬영장과 무대를 오가는 바쁜 와중에도 자신의 음악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확신에 차 인생 2막을 말하는 이호원의 삶은 '모래시계'처럼 흘러갔다. 이번 뮤지컬에서 모래시계란 180도 뒤집기만 하면 끝없이 흘러가는, 인생 2막을 여는 변혁의 방아쇠인 터. 이호원은 그렇게 자신의 인생 모래시계를 뒤집고 있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모래시계|뮤지컬|이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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