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에 100m짜리 공기청정기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입력 2018.01.17. 03:09 수정 2018.01.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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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서 세계 최대 공기청정기 시험 가동, 초미세먼지 15% 감소
서울 여의도 3.5배 면적서 효과태양열로 작동, 전력낭비 없어
중국 과학원, 높이 500m·지름 200m 탑도 추가 건설 추진

중국 정부가 높이 100m의 세계 최대 규모인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시험 가동 중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스모그 대국' 오명을 벗기 위한 시도다.

지상서 오염된 공기 빨아들여 하늘로 맑은 공기 배출 - 중국 산시성 시안에 설치된 높이 100m짜리 공기청정기의 조감도. 중국과학원이 실험 목적으로 건설한 이 공기청정기는 하루 1000만㎥의 공기를 맑게 해, 주변 10㎢ 지역 대기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국어로 '추마이타(除霾塔·스모그 제거탑)'라 불리는 이 거대한 공기청정기가 세워진 곳은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다. 중국과학원 지구환경연구소가 2015년 건설에 들어가 최근 시험 가동을 했다.

공기청정기는 축구장 절반 크기 규모의 하부 유리 온실과 그 중심에 우뚝 선 배출탑으로 구성돼 있다. 특수 코팅된 유리로 덮인 온실에는 4개 방향별로 각각 2~4대씩 거대한 공기 흡입구가 설치돼 주변의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인다. 온실로 빨려 들어온 공기는 태양열에 의해 뜨거워지면서 상승기류를 형성한다. 이 상승기류가 탑 쪽으로 빨려 올라가면서 여러 층의 여과 장치를 거친 뒤 깨끗해진 상태로 배출되는 원리다.

이 공기청정기를 수개월간 가동한 결과, 청정기 주변 10㎢ 지역의 공기가 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로 치면 세종로사거리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서울역에서 경복궁, 동서로는 종로3가에서 이화여대 입구까지 이르는 넓은 면적에 해당한다. 공기청정기는 가동 후 매일 1000만㎥의 깨끗한 공기를 생산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차오쥔지 연구원은 "이 공기청정기는 세계 최대 크기지만 태양열을 활용한 대류 작용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력이 거의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스모그가 왔을 때도 이 공기청정탑 주변의 공기는 '보통' 수준으로 유지됐다"며 "대기오염이 심각한 날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평균 농도가 15%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의 대표적 석탄 산지 산시성의 성도인 시안은 베이징과 허베이를 포함한 중국 수도권에 이어 겨울철 스모그로 악명 높은 곳이다. 시안 주민들은 벌써부터 이 거대한 공기청정기의 효과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공기청정기에서 수백m 거리에 위치한 산시사범대학의 한 학생은 "공기청정기가 너무 조용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며 "공기가 좋아졌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과학원 측은 이번 실험이 성공할 경우, 각 병원과 학교,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인구 밀집 지역에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소규모 공기청정탑을 보급해 공기 질 개선 효과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과학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재의 공기청정탑을 압도하는 높이 500m, 지름 200m의 공기청정기를 세워 30㎢ 이내 지역의 공기를 깨끗하게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소형 도시 전체의 대기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용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현재 시험 가동 중인 시안 공기청정기의 대기 질 개선 효과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해 오는 3월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