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촌보·죽산보 수문 개방' 영산강 생태계 복원 조짐

신대희 2018. 1. 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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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18일 광주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환경연합이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영산강 일대에서 하천 건강도 조사를 벌인 결과 승촌보·죽산보가 개방된 지난해 11월13일 이후 강 생태가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이달 영산강에서 목격된 철새의 모습. 2018.01.18. (사진 = 영산강유역환경청 제공) photo@newsis.com

물흐름 눈으로 관찰, 곳곳 모래톱
철새 등 조류 종류·개체수도 급증
"보 철거 위한 사회적 합의 필요"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영산강 승촌보·죽산보의 수문을 개방한 이후 강 생태계가 복원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18일 광주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환경연합이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영산강 일대에서 하천 건강도 조사를 벌인 결과 승촌보·죽산보가 개방된 지난해 11월13일 이후 강 생태가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연합은 정체돼 있던 강의 흐름(유속)이 빨라지고 수위가 낮아지면서 모래톱이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산강을 비롯해 지석강·영산천·봉황천·만봉천·문평천·서창천·황룡강 일원(강 본류와 지류가 합류되는 지점)에서 사라진 모래톱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철새와 동물의 서식·먹이활동도 다양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의 '겨울철 조류 동시 센서스' 조사 결과를 보면, 보 개방 전후 영산강에서 관찰된 '철새·오리 등 조류의 종류·개체수'가 늘었다.

2016년 12월 영산강 상류(승촌보 상류~담양호 하류)에서 관찰된 종수는 35종, 개체수는 3106개체였다.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18일 광주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환경연합이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영산강 일대에서 하천 건강도 조사를 벌인 결과 승촌보·죽산보가 개방된 지난해 11월13일 이후 강 생태가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 왼쪽은 환경연합 조사관이 영산강 일대서 조사를 벌이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승촌보를 개방하자 드러난 평동천 둔치 모래톱과 하상의 모습. 2018.01.18. (사진 = 영산강유역환경청 제공) photo@newsis.com

보 개방 이후인 2017년 12월에는 43종, 8628개체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산강 중류(몽탄대교~승촌보)에서 관찰된 조류 개체수도 1489개에서 2884개로 늘었다.

최근에는 무리를 지은 노랑부리저어새와 흰목물떼새(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조류), 오리·중대백로·왜가리·원앙·논병아리 등이 영산강 모래톱 등지에서 자주 목격됐다.

4대강 사업이 이후 사라졌던 일부 철새들이 수문을 연 뒤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19일에는 영산강 극락교 주변에서 멸종 위기 동물인 수달의 발자국이 남겨져 있었고, 이달 15일에는 죽산보 위쪽인 나주천 일대에서 수달 무리가 발견됐다.

'기존에는 어도(어류가 쉽게 이동하도록 보 주위에 설치한 구조물)에 물이 흐르지 않았지만 수문 개방에 따라 물이 흐르게 됐고, 계류성 어류들을 먹이로 삼는 수달이 나타나고 있다'고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분석했다.

환경연합은 지난해 11월29일 조사 보고서에서 "영산강과 합류되는 지점(황룡강·평동천·광주천)의 흐름이 다소 빨라져 강물 속 모래·자갈 등이 굴러 자연 정화되는 과정에 있고, 고라니와 멸종위기 2급 생물인 '삵'의 발자국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하천 고유의 생태적 건강성과 수질 등의 평가에서 제한된 요인은 있지만 하천의 건강성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반면, 4대강 사업 당시 강 본류 바닥을 굴착하면서 물 낙차가 발생해 영산강 일부 구간에서 침전물이 다수 발견됐고 수심이 얕아짐에 따라 말조개·칼조개·왕우렁이 등 폐사체가 많은 실정이다.

【나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지난해 11월 13일 오후 광주 남구 승촌보에서 보 수문 4개 중 1개가 개방돼 방류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2018.01.18. (사진 = 뉴시스 DB) sdhdream@newsis.com

최지현 광주환경연합 사무처장은 "보 개방 이후 강 상·하류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물 흐름을 관찰할 수 있다"며 "모래톱, 수달, 철새 등 여러 정황으로 미뤄 볼 때 하천의 건강성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 처장은 "다만, 물 흐름의 연속·지속성이 확보돼야 생태계 다양성이 보장될 수 있다. 수문을 열더라도 현재 보 구조물이 존치돼 있는 이상 하천 환경에 악영향은 계속 될 것"이라며 "수문 개방 효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는 만큼 보 철거와 관련한 꾸준한 모니터링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산강유역청 관계자는 "철새와 야생동물의 이동은 기온과 강의 결빙에 따라 유동적"이라며 "보 개방 시기가 얼마 안 됐고, 대조군(표본)이 없어 생물 다양성이 늘었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없지만 수위 저하에 따른 간접적인 자연생태계 회복 조짐은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해 11월13일 영산강 죽산보 수문을 개방, 하한수위 1.5m(기존 3.5m)를 유지하고 있다.

승촌보는 수문 4개 중 1개를 열어 기존 7.5m 수위에서 4.5m까지 내렸다가 6m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초 하한수위인 2.5m까지 낮출 계획이었지만, 지하수 변화에 대한 정밀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달 30일 1.5m 가량 수위를 회복시켰다.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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