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총 맞을까 되돌아갔다"..주민·등산객도 예외 아니었다

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심유철 입력 2018. 1. 19. 05:00 수정 2018. 4. 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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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사격장은 없다.

사격장 인근 주민 또한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등산로 초입에서 만난 전인영(42·여)씨는 "과거 사격장 뒤편 비상도로를 지나던 중 총소리를 들었다"며 "총에 맞을까 봐 중간에 되돌아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역 토박이라는 60대 남성도 "비상도로 이동 중 총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며 "사격장과 도로 사이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 위험을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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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상도로 위에서 내려다 본 사격장의 모습

안전한 사격장은 없다.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어느 곳에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을 최우선 순위로 둬야 한다. 사고 위험이 높은 ‘김교수 사격장’은 더욱 그렇다. 

강원 철원군 동송읍 금학산에 위치한 김교수 사격장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표적지 뒤편에 도로가 있다. 마을 주민은 이곳을 ‘비상도로’, 군은 ‘영외전술도로’라고 부른다. 비상도로와 사격장 간 직선거리는 약 340m다. K-2 소총의 유효 사거리는 460m다. 이를 감안하면 해당 도로를 지나가던 이들은 모두 사정거리 안에 있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9월26일 진지공사를 마친 뒤 복귀하던 고(故) 이모(22) 상병이 비상도로를 지나던 중, 사격장에서 날아온 유탄을 맞고 숨졌다. 군인뿐 아니라 인근 주민과 등산객이 이곳을 이용했다. 

사고 당일에도 추가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 국방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 이 상병이 총에 맞은 시각은 오후 4시11분이다. 사격은 4시15분에 중지됐다. 간부와 부대원이 사고 수습을 위해 비상도로를 수차례 오갔던 4분 동안에도 총성은 멈추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 있던 부소대장은 달려오는 인원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는 손짓을 취하며 “엎드려”라고 외쳤다. 

사진=금학산 종합 안내도

사격장 인근 주민 또한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비상도로는 금학산 중턱을 둘러 조성돼 있다. 6·25 전쟁 이전부터 주민들이 나물을 캐거나 땔감을 구할 때 이용하던 길이다. 지난 2000년 사격장이 들어선 이후에도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일부 주민들은 사격 훈련 중에도 해당 구간을 별다른 제지 없이 지나다녔다고 주장했다. 등산로 초입에서 만난 전인영(42·여)씨는 “과거 사격장 뒤편 비상도로를 지나던 중 총소리를 들었다”며 “총에 맞을까 봐 중간에 되돌아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역 토박이라는 60대 남성도 “비상도로 이동 중 총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며 “사격장과 도로 사이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 위험을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뿐일까. 비상도로가 놓인 금학산은 등산 명소다. 봄, 가을에는 등산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줄을 잇는다. 특히 사고가 난 구간은 금학산에서 경기 연천 고대산으로 이동하려는 등산객들이 주로 이용한다. 누구나 위험에 처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쿠키뉴스 기획취재팀 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심유철 기자 spotl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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