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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한복판에 '억지 주장' 전시관 세운 일본, 어찌할까

서상문 입력 2018.01.3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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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독도영유권 공개토론을 제안하라

[오마이뉴스 서상문 기자]

▲ 도쿄 한복판에 '억지주장' 전시관 일본 정부가 지난 25일 개관한 '영토·주권전시관'이 위치한 시세이(市政)회관. 시세이회관이 있는 히비야(日比谷)공원은 도쿄 도심에 위치해 많은 일본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찾는다. 일본 정부는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알리기 위해 이 전시관을 개관했다.
ⓒ 연합뉴스
지난 1월 25일, 일본 정부는 '영토·주권 전시관'(National Museum of Territory and Sovereignty)을 개관했다. 도쿄 시내 히비야(日比谷) 공원 1번지 제3호 시정(市政)회관에 있는 이 전시관은 일본 정부가 3억 엔을 들여 100㎡ 크기로 만든 것이란다.

정식 명칭은 '타케시마(竹島―일본인이 부르는 독도의 명칭) 및 센카쿠제도의 영유권문제에 관한 박물관'(竹島および尖閣諸島の領有權問題に關する博物館)인데, 명칭대로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釣魚島)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각종 자료들을 진열해놓고 일본국민들에게 독도에 대한 왜곡된 사실을 주입하기 위한 우민화 세뇌 교육장소로 활용할 용도로 건립한 것이다.

이날 아베 정권은 영토문제 담당 대신 에사키 데쯔마(江崎鐵磨)를 개관식에 참석시켰는데, 이는 곧 일본 정부 차원에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지속해나갈 것임을 알리는 의사 표시다.

일본의 적반하장을 막을 길이 없다

우리 정부는 즉각 대응해 영토·주권 전시관의 폐쇄를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요구를 들어주기는커녕 도리어 전시관을 더 넓은 곳으로 이전할 것을 검토해보겠다고 우롱했다.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독도의 역사를 비트는 행위나 우리 정부에 "불법 점거한 타케시마"에서 물러나라고 적반하장으로 큰소리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없다.

이번에도 일본 정부는 '타케시마'에 대한 전민교육을 확대하고 강화할 교육기구를 하나 더 추가시켰다. 일본이 독도에 대한 정책을 전담할 정부기구를 설립 가동시킨 것은 일본 정부가 해양 영토문제, 대륙붕, 배타적 경제수역, 경제, 방위, 해양환경, 개발과 국제협조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양기본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이 법에 근거해 '해양정책본부'를 발족시켜 운영하기 시작한 2007년이었으니 벌써 꽤 된다.

해양정책본부는 수상을 본부장으로 내각관방, 경찰청, 금융청, 총무성, 법무성, 외무성, 재무성, 문부과학성, 후생노동성, 농림수산성, 경제산업성, 국토교통성, 환경성, 방위성으로 구성된 정부조직이다.

그때까지 일본은 독도문제에 대해선 각각의 사안별로 지방정부(시마네현)와 중앙 정부가 각기 한국 정부에다 독도 문제를 제기하거나 대응했지만, 해양정책본부를 조직하고 나서부터는 이 기구를 통해 국가 전략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독도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2011년 11월 22일, 일본 지도부는 내각 관방에 설치된 '타케시마문제대책준비팀'을 개편해 이듬해 2월 5일 '영토·주권대책기획조정실'을 설치했다. 이번에 '영토·주권 전시관'이 발족된 것도 그 연장선에 있고, 내각 관방의 '영토·주권대책기획조정실'이 이 사업의 주관부서다.

지방정부에서 중앙정부로 번지는 왜곡

 일본 정부가 25일 개관한 '영토·주권전시관'이 위치한 시세이(市政)회관. 시세이회관이 있는 히비야(日比谷)공원은 도쿄 도심에 위치해 많은 일본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찾는다. 일본 정부는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알리기 위해 이 전시관을 개관했다.
ⓒ 연합뉴스
일본정부의 이러한 노력은 객관적으로 봐서 상당한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독도를 일본 영토로 믿는 일본인들이 대다수가 됐기 때문이다. 사실상 일본 내에서 '한국의 타케시마 불법점거'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1971년의 일본 외교청서에서였지만, 절대 다수의 일본인들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독도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5년부터 일본 시마네(島根)현이 '타케시마의 날'을 제정했고, 2008년부터는 역사, 사회, 지리 교과서에서 '타케시마는 일본의 고유영토'라고 기재하고 가르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2014년부터는 모든 일본 청소년이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교육받게 됨에 따라 지금은 독도를 모르는 일본인이 없게 됐으며, 대부분 일본의 고유영토인 '타케시마'를 한국이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있다고 잘못 알고 있다. 독도문제에 관한 한, 이들은 한국 측에서 아무리 독도의 진실을 말해도 외면하고 일본정부의 지지지가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처럼 독도를 둘러싼 일본의 대응상황은 완화되거나 나아지기는커녕 광복 후 70년 이상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일본정부가 '타케시마' 관련 법령들을 제정하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담 기구까지 만들어 운영할 정도로 총력을 기울여오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왔는가?

정부 차원에서 영토 주권 관련 기구나 국책 연구소 하나 만든 게 없지 않는가? 일본정부의 독도 대응 수위는 계속 높아진 반면, 우리는 외국에 독도의 한국령임과 일본의 주장이 부당함을 홍보하는 것 외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한 게 없다. 일본정부와 비교해 볼 때 너무나 안이하고 긴장감 없이 한가로이 지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지경이 된 건 한마디로 일본정치인들과 극우세력이 코웃음을 칠 정도로 역대 우리 정부의 대응전략이 물렁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행동은 없고 외교부 성명과 외교문서로만 "유감"을 표명하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비난이 아니다.

독도 상황을 악화시킨 데는 두말할 것도 없이 일본 정부가 주범이지만, 이처럼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해온 역대 정부에도 책임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어쩌면 우리 외교부는 현실적으로 외교적인 항의, 시정요구, 홍보 외에는 달리 뾰족한 대응수단이 없다고 할지 모른다. 과연 그럴까?  

퍼지는 왜곡, 한국 정부는 어찌 해야 할까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유감표명을 중단하지 않는다?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계속 시정을 요구한다? 이젠 대놓고 코웃음 치고 만다. 이번 우리 정부가 '영토·주권 전시관'을 폐쇄해줄 것을 요구했음에도 이를 일축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일본 내 진보적 양심세력과의 연대를 지속한다? 물론, 일본 내 시민사회와의 연대는 지속돼야 하겠지만 독도문제에 관한 한 소위 진보인사라는 그들도 그다지 믿을 바가 못 된다. 독도를 연구하는 학자라고 해봐야 일본 전체를 통 털어서 대략 10명 정도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일찍부터 객관적으로 연구한 학자는 겨우 2~3명에 지나지 않는다.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 독도에 대한 한국의 영유권을 깨끗이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양심적이고 지성 있는 학자와 지식인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예컨대 전문적인 독도연구자가 아닌 경제학자였지만, 독도가 일본영토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본 사료로 입증한 호리 가즈오(堀和生) 전 교토(京都) 대학 교수, 객관적이고 한국 측의 주장을 사실로 인정하는 주장을 폈던 나이토 세이츄(內藤正中) 시마네대학 명예교수(사망), 언론계에선 2005년 "한국의 독도 영유를 인정하되 섬 이름을 '우정의 섬'으로 하자"고 제의한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일본 <아사히신문> 전 주필 정도가 전부다.

반 정부 주장을 펴는 중국의 진보적 지식인들이 티베트라는 영토문제에 관한 한 중국정부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듯이 일본의 진보적인 학자나 지식인이라고 해도 영토문제만큼은 일본정부의 편에 서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의 지성은 국익 앞에 실명했고, 보편 가치로서의 정의를 외면한 지 오래다.

이처럼 일본정부가 지금까지 독도를 겨냥한 침략적 언행을 한시도 중단한 적이 없는 과거 행적이 말해주듯이 일본정부는 독도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질 태세여서 단언컨대 앞으로 독도에 대한 야욕과 시비는 한층 더 노골적이 될 것이다.

내가 이런 식으로 일본의 행보에 대해 경계할 것을 주장한 게 2001년이었는데, 그 후 지금까지 줄곧 일본정부의 적반하장이나 대응조치는 하나도 개선된 게 없다. 또 일본 정부, 교육계, 언론계가 삼위일체가 돼 선전, 선동하는 왜곡된 사실을 비판 없이 그대로 믿고 따르는 보통 일본인들의 부화뇌동도 앞으로 더 심화되리라고 전망된다.

한판승으로 매듭지을 획기적인 처방이 나오기 전에는 그러한 '좀비'들의 수는 늘어나면 늘어나지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국가에 속는 줄도 모르고 한국이 '타케시마'를 불법점유하고 있다고 맹신함에 따라 한국인을 영토침략자로 욕하는 일본인이 다수가 되고, 이로 인해 반한을 넘어 혐한정서가 폭증하고 있는 현재, 일본인들은 끝까지 '타케시마의 일본영토'를 계속 외쳐댈 것이다. 올해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본정부와 극우세력은 국가전략적 측면에서 정해진 수순대로 독도주권을 훼손할 다음 행보를 준비해나갈 것이다. 나중에 일본 내 극우세력이 유권자의 다수가 되고, 전후에 제정된 일본국헌법(일명 '평화헌법')이 개정되면 일본인들 중 극우세력 가운데는 자국정부에 독도를 물리적으로 '탈환'하라거나, 정치인들에게 압력을 넣고 다그치거나 그게 아니면 실제로 직접 독도상륙을 시도할 수도 있다.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일본정부의 이러한 계획적이고 악의적인 행보에 제동을 걸 방안은 없을까? "독도가 역사적, 지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나 한국의 고유한 영토"라는 진실을 만천하에 밝힐 수 있는 효율적인 방도가 없는가?

차라리 끝장 토론을 하라

왜 없겠는가? 있다. 일본 정부에 강력하고 줄기차게 독도영유권의 '역사적 권원(權原)'(historical title)이 누구에게 있는지 끝장 토론을 벌이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역사학, 지리학, 국제법, 해양법 등 한일 양국의 대표적 독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학술적, 법리적 공개토론을 벌이게 하고, 이를 양국에 방송으로 동시 생중계 하는 것이다. 이것이 보통의 일본인들에게 독도의 역사적 영유권의 진실을 판별할 눈을 뜨게 할 유용한 해법이다.

한일 양국인들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지켜볼 세기의 토론이 성사되면 한국의 '실효적 지배'(effective control)는 당연지사이며, 우리가 주장해온 독도영유권의 역사적 근거를 일본국민 전체에게 정확하게 알릴 수 있게 되고, 제안에 응해주지 않으면 일본국민들에게는 물론, 전세계 만방에 일본정부의 토론 기피사실을 홍보함으로써 자연스레 독도가 일본영토가 아니라는 사실을 각인시킬 수 있는 그야말로 '꽃놀이패'다.

진실이 단박에 드러날 이 같은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되기 전에는 다이너마이트의 뇌관을 건드리는 일본의 집요하고도 위험한 불장난을 근절시킬 수가 없다.

우리 정부의 제안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는 두 가지 가능성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일본정부가 제안을 받아들여 토론에 응할 경우와 거부할 경우다. 전자일 경우엔 예상치 못한 '복병'이 없는 한 우리가 분명히 한판승으로 이긴다. '복병'이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우리에게 불리한 의외의 사료를 일본 측이 내미는 경우다. 앞으로 이 점을 정부 차원에서 면밀히 조사, 연구, 검토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하겠지만, 현재로선 일본이 그런 사료를 숨겨두고 있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따라서 예상컨대 일본 정부는 "타케시마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 명확히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거짓말을 되풀이하거나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에 맡기자는 기존 주장을 고수하려고 할 뿐 토론에 응하지 않을 게 뻔하다. 그러나 일본정부가 응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는 달라질 게 없는 이상, 어쩌면 단교까지 갈 수 있을 정도로 메가톤급으로 얼어붙을 수 있고 그로 인한 대북문제에 대한 협조와 대미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감수하겠다면 우리는 손해 볼 게 없다. 우리는 일본 정부의 토론거부를 비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근거로 일본 국민들에게는 자국정부를 믿지 않고 돌아서도록 만들고, 일본 정부에게는 계속 토론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할 수 있는 양수겸장의 묘수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오래 전부터 이런 주장을 펴왔다. 정부도, 국민들도 일본의 독도 망언이 있을 때만 금방 달았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냄비처럼 잠시 발끈하기만 할뿐이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대응하지 않으니 거국적인 여론이 형성되지 않는다.

사실상 일본 정부의 독도 시비는 일본과의 단교까지 각오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정권의 안위 차원에서 내버려 둘 순 없지 않는가? 국민들은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일본의 악의적인 경거망동에 참고 견뎌야 하는가? 그렇다고 이런 골머리를 앓게 되는 것을 후손들에게 남겨줄 수도 없지 않는가?

그것은 후손들에게 시련을 안겨주는 것이나 다를 바 없는 역사에 대한 무책임한 행위다. 정부는 올 광복절을 일본정부에게 토론을 제의하는 날로 잡고, 시간이 부족하면 내년 광복절이라도 좋으니 지금부터라도 한일 독도 전문가 끝장 토론을 제안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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