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백만원 뇌물공여도 실형.. 정형식 판사 '재벌 봐주기' 논란

손가영 기자 입력 2018.02.08. 07:54

[미디어오늘

'삼성 뇌물 사건' 2심 재판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제공을 강요받았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법원은 요구형 뇌물공여 사범들에게 꾸준히 실형을 선고해왔다.

울산지방법원은 2013년 5월 한국수력원자력 과장 등에게 9100만원 상당의 뇌물을 공여한 납품업체 대표에게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한수원 직원들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시하면서도 뇌물공여 사범에 징역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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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재판 2심 선고 논란 ①] 요구형 뇌물 사건, 실형 선고 수두룩… 2심 재판부 ‘대통령 겁박’ 논리 흔들

[미디어오늘 손가영 기자]

‘삼성 뇌물 사건’ 2심 재판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제공을 강요받았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법원은 요구형 뇌물공여 사범들에게 꾸준히 실형을 선고해왔다. 2심 재판부가 ‘재벌 봐주기’ 판결을 내렸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갖는 대목이다.

지난 2010년 부산고등법원은 고 오근섭 전 양산시장의 요구로 재단법인 양산시 인재육성장학재단 후원금 등 5억7500만원에 상당하는 뇌물을 공여한 공아무개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골프장 대표이사였던 공씨는 골프장 건립 인·허가와 관련된 각종 편의를 청탁했다.

울산지방법원은 2013년 5월 한국수력원자력 과장 등에게 9100만원 상당의 뇌물을 공여한 납품업체 대표에게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한수원 직원들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시하면서도 뇌물공여 사범에 징역형을 선고했다.

▲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어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구속 수감중이었다.ⓒ민중의소리

서울고등법원은 2014년 2월 청주시 기업지원과장의 요구로 6억 여 원을 뇌물로 공여한 최아무개 전 KT&G 부동산사업단 단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최 전 단장은 뇌물 지급과 함께 청주시 공무원에게 청주시 KT&G 소유의 부동산을 고가에 매입해 달라고 청탁했다.

지난 2017년엔 함안군수 비서실장에게 2억 원 상당의 뇌물을 공여한 한 장례식장 운영자 오아무개씨가 창원지법으로부터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았다. 이 사건 또한 뇌물수수자가 뇌물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건으로, 오씨는 비서실장 측에 자신이 운영하는 장례식장을 함안군 장학재단이 매입할 수 있게 힘써달라고 청탁했다.

위 뇌물공여 사범들은 이 부회장의 범죄에 비해 뇌물 규모도 작고 사회적 지위 및 영향력 수준도 이 부회장보다 상당히 낮다. 재판부는 이들이 뇌물수수자로부터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상당한 규모의 뇌물을 제공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공무원에게 ‘3백만원’을 지급한 밀수업자가 징역 6월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있다. 부산고법은 2011년 관세청 7급 공무원에게 통관편의를 청탁하며 3백만원을 지급한 밀수업자 A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뇌물 수수자의 적극적인 요구가 있는 뇌물은 아니지만, 뇌물 규모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액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다 뇌물 수수자 또한 대통령과 현격한 지위 차이가 나는 7급 공무원이다.

지난해 12월엔 회사 자금 10억 여 원을 횡령한 삼성물산 직원이 징역 4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 직원은 2016~2017년 동안 업무상 보관하고 있던 삼성물산 직원 출자금 중 10억4천만원 가량을 임의로 빼내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재판부는 △범행수단과 방법이 계획적이고 △횡령 금액이 약 10억 원으로 거액이며 △단기간 내에 거액을 횡령한 점을 양형 사유로 들었다.

2심 재판부(정형식 부장판사)가 확정한 이 부회장 뇌물 공여액 및 횡령금액은 36억 여 원이다. 모두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을 위해 지급됐다. 2심은 뇌물 공여를 합법적 계약으로 가장한 범죄수익은닉법 위반도 유죄로 인정했다. 이 부회장은 재계서열 1위인 삼성그룹 총수 후계자이고 뇌물수수 혐의자는 대통령이다.

2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월 및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7일 입장자료를 내 집행유예 사유가 없음에도 무리하게 집행유예로 석방하고 다른 뇌물공여 사건 양형과도 맞지 않는 부당하게 가벼운 양형이라며 대법원 상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