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정책 딜레마]日 '분연권' 철저..서점·역 앞 등 '흡연시설'로 갈등 차단

2018. 2. 8. 10: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본 도쿄도 시부야의 한 고층빌딩에 있는 대형서점.

도쿄도청 관계자는 "보행자가 많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떨어진 곳에 흡연구역을 설치하면서 흡연자들에게는 흡연권을, 보행자들에게는 담배 냄새를 맡지 않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며 "무분별하게 흡연 구역을 방치하는 것보다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는 쪽이 반응이 더 좋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흡연 무조건 막기보다 ‘분연권’ 강조하는 일본
-실내도, 야외에서도 흡연구역 철저히 지켜
-“비흡연자도 담배냄새 피할 수 있어 만족”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일본 도쿄도 시부야의 한 고층빌딩에 있는 대형서점. 서점과 카페가 어울려 있는 공간 한편에는 담배 모양의 유리문이 설치돼 있다. 일본 건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실내 흡연장이다.

서점을 찾은 방문객들은 누구나 실내 흡연장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다. 실제로 서점을 찾은 손님들은 서가 한쪽에서 책을 고르다가 실내 흡연장에서 편하게 담배를 피웠다.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도 실내 흡연장 이용이 자유로웠다.

일본 도쿄도 중심가에 설치된 한 야외 흡연 구역. 도쿄도는 모든 거리의 흡연을 금지하는 대신 야외 흡연 구역을 추가해 흡연자들의 흡연권도 보장하고 있다.

해당 서점 직원은 “실내 흡연장 설치가 의무는 아니다”면서도 “서점을 찾은 손님들이 다시 밖으로 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게 하지 않도록 다른 지점에도 실내 흡연장이 모두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흡연에 대해 관대하다고 알려진 일본에서는 ‘혐연권’ 대신 ‘분연권’을 강조하고 있었다. 담배를 싫어하는 비흡연자와 흡연자를 철저히 분리시키면서 양쪽의 입장을 모두 살피는 식이다. 흡연자들은 곳곳에 마련된 흡연구역에서 자유롭게 담배를 피울 수 있었고, 담배 연기를 피하고 싶은 비흡연자들은 멀리 떨어진 흡연구역 덕분에 간접흡연을 피할 수 있었다.

건물에 설치된 실내 흡연장 뿐만 아니라 서점 건물의 뒤편에는 두꺼운 유리벽으로 만들어 둔 흡연구역도 따로 있었다. 천장까지 가로막혀 담배 연기가 빠져나갈 틈이 없는 국내 흡연구역과 달리 천장이 없어 담배 연기가 밖에서도 보였다. 다만, 구역 자체가 넓어 보행자들은 흡연 구역 근처를 지나는 보행자는 많지 않았다.

일본 도쿄의 경우 편의점 앞에 자율적으로 설치됐던 비공식 흡연구역 등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도쿄도에서 만든 공식 야외 흡연구역이 곳곳에 설치됐다. 비좁고 비위생적인 흡연구역을 방치하는 대신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도쿄도의 선택 때문이다.

특히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도쿄도가 사실상 거리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야외 흡연구역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무조건 야외 흡연을 막다 보면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야외 흡연 탓에 오히려 다른 보행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도쿄도는 흡연구역이 추가되고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흡연권자와 금연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는 입장이다. 도쿄도청 관계자는 “보행자가 많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떨어진 곳에 흡연구역을 설치하면서 흡연자들에게는 흡연권을, 보행자들에게는 담배 냄새를 맡지 않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며 “무분별하게 흡연 구역을 방치하는 것보다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는 쪽이 반응이 더 좋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도쿄도는 ‘분연 정책’을 강화해 흡연 구역을 추가하는 대신 길거리 불법 흡연에 대한 벌금은 대폭 늘렸다. 분연 정책은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에도 적용돼, 같은 식당 안에서도 층에 따라 흡연 구역과 금연 구역이 나뉘기도 한다. 아예 시간대별로 흡연과 금연 시간을 나눠 심야에는 식사하며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식당도 대중화됐다. 일본 도쿄도의 초밥집 주인인 시미즈(33) 씨는 “도쿄도는 바로 옆 지방들보다도 흡연 규정이 까다롭다”면서도 “식당에게 어느 정도 자율권을 보장하는 등 무조건 금지하지는 않고 있어 흡연자들의 불만도 적다”고 말했다.

osyoo@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