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기름 안 받고 北 돌아간 만경봉호

박수찬 기자 입력 2018. 2. 12. 03:08 수정 2018. 2. 1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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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남과 북]
일각 "돌아갈 기름 있으면서.. 지원요청은 제재 구멍 노린 것"

북한 예술단을 태우고 방한한 북한 선박 만경봉 92호가 지난 10일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을 떠나 북으로 돌아갔다. 북한 측은 애초 배에 기름을 넣어 달라고 우리 정부에 요구했지만 출항 전날인 9일 이를 철회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최종적으로 철회했지만 북한은 지난 6일 만경봉호 92호가 한국에 도착한 직후 우리 측에 기름 지원을 요청했다. 이 배에는 엔진 연료로 쓰이는 등유와 난방용 경유가 들어간다. 통일부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사례를 들어 유류를 지원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북한에 대한 유류 공급을 제한하는 대북 제재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남북은 이 문제를 놓고 4일간이나 협의를 했지만 지원량, 조건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만경봉 92호에 대한 유류 미지원 방침을 밝히면서 "북한이 협의 과정에서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받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돌아갈 기름이 없는 것도 아닌데 한국에 유류 제공을 요구한 것, 출항 직전에야 지원을 철회한 것은 애초 유류 요구 자체가 국제 대북 제재의 '구멍'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이후 북한 선박은 우리 항로를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 파견하는 예술단 방한에 육로가 아닌 해로를 요구했고, 문재인 정부는 만경봉 92호의 입항을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만경호 92호를 타고 방한했던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114명 등은 서울 공연을 마치고 12일 경의선 육로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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