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대 광명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의 1800억 시민배당, 포퓰리즘"

강근주 2018. 2. 1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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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대 광명시장.

[광명=강근주 기자] 6.13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양기대 광명시장이 이재명 성남시장의 이른바 ‘1800억원 시민배당’을 놓고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광역서울도’만큼 뜬금없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양기대 시장은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1800억 시민배당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이재명 시장의 선거용 선심정책으로 생각해 크게 시비를 걸지 않았다”면서도 “이재명 시장의 대중영합적인 시도가 더불어민주당의 정책인 것처럼 비춰지면 지방선거와 문재인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기대 시장은 또한 “당초 계획대로 1200가구 규모의 국민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부지 매입에 활용했다면 열악한 주거환경의 서민이나 신혼부부에게 큰 힘이 될 텐데 이재명 시장이 그 약속을 뒤집었다”며 “더 나은 주거환경을 꿈꾸는 1200가구의 서민주택보다 시급한 일이 현금 나눠 주기인가?”라고 반문했다.

양기대 시장은 이어 “서민아파트 대신 현금 배당하자는 이재명 시장이나 경기도를 서울에 넘기자는 남경필 지사를 보며 지방선거가 임박했음을 느낀다”며 “당장 선거에 도움된다고 시민과의 약속을 뒤집거나 도민의 자존심을 뭉개는 말을 하는 정치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다음은 양기대 시장이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이재명의 1800억 배당, ‘광역서울도’같은 선거용 노이즈마케팅>

설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민생현장을 방문하면서 바쁘고 의미있게 보냈습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의 자산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1800억원 시민배당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어 한마디 하겠습니다.

거칠고 튀는 언행으로 화제를 모으는 이재명 성남시장. 때론 시민을 위한 눈에 띄는 정책을 발표할 땐 같은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박수를 보내곤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재명 시장이 느닷없이 1800억원 시민배당을 한다고 해서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광역서울도'만큼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재명 시장이 추진하는 1800억원 시민배당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그동안 이 논란에 크게 시비를 걸지 않은 것은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이재명 시장의 선거용 선심정책인 듯해서입니다. 그러나 저는 정치인으로서 책임감을 느껴 더 이상 방관해선 안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이재명 시장의 이런 대중영합적인 시도가 마치 더불어민주당의 정책인 것처럼 비쳐지면 지방선거, 나아가 문재인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재명 시장이 100만명의 성남시민에게 1인당 18만원씩 나눠주겠다는 1800억원은 당초 대장동 일대 4만7천여평에 1200가구 규모의 국민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부지 매입 자금이었습니다. 지난해 3월 기자회견을 통해 이 시장이 직접 발표한 구상이었지요. 소형 임대주택을 짓게 되면 열악한 주거 여건의 서민들이나 신혼부부들에게는 큰 힘이 될 텐데, 그 약속을 뒤집고 느닷없이 1인당 18만원 안팎의 현금을 나눠준다 해서 적잖이 놀랐습니다.

지난해 3월 발표 당시 언론에는 '토지배당'이라는 이름으로 크게 보도가 됐었고, "말 하면 지킨다"는 이 시장의 장담처럼 반드시 지켜질 줄 알았다는 시민들이 많더군요. 더 나은 주거환경을 꿈꾸는 1200 가구의 서민주택보다 시급한 일이 현금 나눠주기일까요?

이 대목에서 광명시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지난 2015년 유료화 이후 초기 투자비와 인건비를 제외하고 20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 광명동굴. 그런 광명동굴 수입금에다 기업 유치 등으로 늘어난 세외수입으로 빚을 갚은 뒤 남은 재정여력으로 고교 전학년 무상급식과 중고교 무상교복 등 미래세대 투자에 쓰고 있습니다. 만약 그때 재정 여력을 현금으로 광명시민들에게 나누어주고 말았다면 결과는 어땠을까요.

더구나 이재명 시장의 현금 나눠주기는 임기 내에 실현되지도 않을 일인데 말부터 앞세워 논란만 일으키는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 시장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 시장이 임대아파트 대신 현금 나눠주기를 하겠다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겁니다. 지금도 임대주택은 많이 짓고 있는데다 1200세대가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추가로 700~800억원이 더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랍니다. 이에 대한 판단은 시민들의 몫입니다.

포퓰리즘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발도 심합니다. 행정 일선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조정하고 해소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오히려 갈등 만들기에 몰두하는 모습이라 보기 좋지 않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이재명 스타일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겠지만 그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경기도지사 출마에 뜻을 두고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것입니다.

서민 아파트 대신 현금배당 하자는 이재명 시장이나, 경기도를 서울에 넘기자는 남경필 지사를 보며 지방선거가 임박했음이 느껴집니다. 저 역시 경기도지사에 출사표를 던졌으니 이런 논란이 될 만한 정책이라도 발표해야 하지 않나 하는 유혹마저 느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화제가 되고 선거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해서 불과 1년 전에 시민과 했던 약속을 뒤집고, 경기도민의 자존심을 뭉개는 아무 말이나 떠드는 그런 정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공직자의 말 한마디는 국민과의 소중한 약속이자 책임입니다. 정치가 자꾸 국민과 동떨어지면서 웃음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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