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맞은 대학가 "전공서적 너무 비싸"..한권 10만원 넘는 것도

윤신원 2018. 3. 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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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를 맞이한 대학생들이 너무 비싼 전공서적 가격에 신음하고 있다.

교재로 쓰이는 책이 권당 3만원이 넘지만 안 살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전년도 같은 전공과목을 들었던 선배에게 물려받거나 중고로 구입하는 방법도 있는데 개정판이 출간되면 어쩔 수 없이 새 책을 사야 한다.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서적이라 버릴 수도 없고 헌책방에 팔자니 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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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새학기를 맞이한 대학생들이 너무 비싼 전공서적 가격에 신음하고 있다. 교재로 쓰이는 책이 권당 3만원이 넘지만 안 살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서점에 따르면 전공서적 가격은 3만원대에서 7만원대로 다양하다. 학과마다 다르지만 해외원서를 구입해야 하는 경우에는 10만원을 넘는 것도 있다. 대학생들은 식비, 교통비 등 고정비용이 지속 들어가는데다 매학기 초에는 수십만원어치의 도서까지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 부담이 크다. 실제로 대학생들은 캠퍼스 내 가장 부담스러운 소비 항목 1위 ‘전공서적 등 도서구입비’를 꼽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전공서적을 구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교내 도서관은 전공서적을 비치하고 있지만 수십 명이 3~4권의 책을 놓고 쟁탈전이 치열하기 때문에 대여에 성공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또 전년도 같은 전공과목을 들었던 선배에게 물려받거나 중고로 구입하는 방법도 있는데 개정판이 출간되면 어쩔 수 없이 새 책을 사야 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들과 책 한 권을 구입해 제본하는 것이다. 경영학을 전공하는 A씨(22)는 “이번 전공수업 중 한 수업이 해외원서로 진행되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14만원대였다”며 “불법인 줄은 알지만 같은 수업을 듣는 동기들과 한 권을 구매해 제본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처럼 책 한 권 값이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에는 제본 행위가 불법이란 것을 인식하면서도 궁여지책으로 제본을 택한다.

충청남도 소재의 한 대학교에 다니는 B씨(22)는 “최근에는 제본 때문에 학생들이 불편을 겪는 일까지 생겼다”며 “학교 근처에 서점은 교내 뿐이어서 거의 모든 학생들이 교내 서점을 이용하는데 서적을 구입하고 제본한 뒤 환불하는 사례가 늘면서 환불이 불가해졌다”고 했다. 이어 “간혹 서적을 구입한 이후에 선배가 주거나 수강을 삭제할 때도 있는데 환불이 안 되니 돈만 날리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B씨는 “학생들의 잘못도 있지만 결국 서적이 너무 비싸서 일어나는 일”이라며 “한 학기에 37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는데 학교에서 전공서적만이라도 일괄적으로 배부해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했다.

게다가 학기가 끝나면 전공서적은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 따르면 학기가 끝나고 전공서적을 책장에 보관만 하는 학생이 46%에 달한다.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서적이라 버릴 수도 없고 헌책방에 팔자니 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지자 대학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여대는 20과목의 수강생 전원의 교재를 학교 측에서 구매해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서강대도 1권 이상의 교재를 기부하면 도서관 내 전공, 어학 서적 최대 3권을 장기대여(한 학기) 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빅북(Big Book)’ 운동도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기초학문을 중심으로 교재의 저자인 교수들이 저작권을 기부해 무료로 교재를 보급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현재 부산대 경영학과 조영복 교수가 비영리단체 '빅북운동본부'를 만들어 성균관대, 부산가톨릭대, 숭실대, 호서대 등의 30명여 명의 교수가 참여 중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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