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배운 한 풀고 싶다" 산골 할머니 3명 초등학교 입학

입력 2018. 3. 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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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과 가난 등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쳐 평생 불편을 겪어온 강원 산골 할머니 3명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강원 평창군 방림초등학교는 2일 신입생 5명과 재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입학식을 개최했다.

세 할머니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은 글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학부모를 통해 학교에 전달했고, 학교 측이 마을 노인회관을 찾아 이들의 뜻을 확인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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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뻘 신입생과 학교생활 시작..학교 측, 책가방·장학금 지급

(평창=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6·25전쟁과 가난 등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쳐 평생 불편을 겪어온 강원 산골 할머니 3명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산골 할머니 3명 초등학교 입학. (평창=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6·25전쟁과 가난 등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쳐 한평생 불편을 겪어온 강원 산골 할머니 3명이 2일 평창군 방림초등학교에서 열린 입학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8.3.2

강원 평창군 방림초등학교는 2일 신입생 5명과 재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입학식을 개최했다.

이날 신입생 중에는 전일옥(77), 박고이(73), 박경순(65) 등 70세 전후의 할머니 3명이 손자뻘 되는 신입생 2명과 함께 포함됐다.

입학식에는 세 할머니의 며느리와 자녀, 이웃 주민이 참가해 글을 배우기 위해 용기를 낸 이들을 격려했다.

박고이 씨는 7남매가 졸업하고, 손자 2명이 현재 재학 중인 이 학교에 입학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남편을 일찍 잃고 혼자서 7남매를 키우다 보니 너무 고생스러워 죽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며 "각종 고지서가 나올 때마다 글을 읽을 수 없어 이웃 사람을 데리고 다니며 일을 보는 것이 너무 답답해 입학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전 씨는 "9살 때 6·25전쟁이 나는 바람에 부모를 잃고 혼자가 되면서 일을 하느라 공부하지 못했다"며 "읽고 쓰지 못해 지금까지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평생 학교 문턱에도 못 갔는데 여기 앉아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경순 씨는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해 남들처럼 따라가지 못하는 등 불편이 컸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입학한 것만으로도 행복해' (평창=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6·25전쟁과 가난 등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쳐 한평생 불편을 겪어온 강원 산골 할머니들이 2일 평창군 방림초등학교에 입학해 담임 선생님과 교실로 가고 있다. 2018.3.2

세 할머니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은 글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학부모를 통해 학교에 전달했고, 학교 측이 마을 노인회관을 찾아 이들의 뜻을 확인해 가능했다.

학교 측은 이날 책가방과 꽃 화분, 장학금을 지급했다.

할머니들의 가족들은 축하 영상을 준비했다.

민병희 교육감은 축하 영상에서 "배움의 용기를 낸 세 분께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며 "어르신과 손자가 함께하는 귀한 배움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격려했다.

'못 배운 한 풀고 싶다' (평창=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6·25전쟁과 가난 등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쳐 한평생 불편을 겪어온 강원 산골 할머니 3명이 2일 평창군 방림초등학교에서 손자뻘 되는 신입생과 함께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올해 학습계획에 대해 안내를 받고 있다. 2018.3.2

권용규 교장은 "신입생이 부족한 실정에서 어르신들이 입학해 지역 학교를 살릴 실마리가 마련됐다"면서 "어르신들의 삶의 경험과 지혜가 학생들의 정서, 인성 함양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도와 드리겠다"라고 약속했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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