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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이후 한국당 기대(?)와 다른 여론조사

강병한 기자 입력 2018. 03. 04. 14:53 수정 2018. 03. 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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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월 25일 경기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서 열린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대남 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 저지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상승할 것이란 한국당 일각의 기대감이 물거품이 되고 있다.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평양올림픽’이라 부르며 펼친 안보공세에 따른 보수진영의 결집효과 역시 예상보다는 크지 않았다.

한국당은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평창올림픽 전인 지난달 3일 “‘평양올림픽’이 끝나면 문재인 정권은 좌파와 문슬람들만 남을 것”이라며 “민심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저들은 감지하지 못하고 아직도 권력에 취해 세상을 상대로 괴벨스 놀음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평양올림픽이 끝나면 문 정권은 민노총, 전교조, 좌파 시민단체, 문슬람, 탈취한 어용방송, 좌파신문만 남을 것”이라며 “우리는 묵묵히 민심만 보고 간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평창올림픽 기간인 지난달 21일에는 “우리가 힘들여 유치한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바꾸면서, 또 최저임금 폭등과 맞물리면서, 거기에다가 2030들이 열광했던 비트코인 정책에 혼선을 가져오고, 그래서 밑바닥 민심이 급격히 바뀌기 시작했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처음에는 4배이상 차이가 났다가 한 달 전에는 민주당과 박빙으로 붙었고 지금은 뒤집어 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일부 한국당 의원도 사석에서 유사한 ‘예언’을 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평창올림픽인데 올림픽이나 우리 선수들이 부각되지 않고 북한이 주인공이 되는 올림픽이 되면 여론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평창 올림픽 후 북한이 미사일 한 방만 쏘면 지지율은 폭락할 것”이라며 “다만 문재인 정부가 올림픽을 활용해 대화 분위기를 계속 만들어간다면 지지율은 유지되거나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한국당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평창올림픽은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대남 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 논란 등으로 인해 성공적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낮다. 또 평창 후 최대 현안이 될 북핵 문제에 대해 대화에 경도된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길을 잃으면서 ‘안보위기’가 발생한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한국당은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 부르며 색깔론 공세에 나서면서 보수세력 결집을 시도했다.

그러나 최근 나온 일부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당의 기대와는 다소 다른 것으로 보인다. 일단 평창올림픽이 예상보다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8일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4%가 이번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고 답변했다.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답변은 7%에 불과했다. 남북단일팀, 한반도기, 김영철 등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문재인 정부 지지율에 플러스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국정 지지율도 건재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64%였다. 지난주 조사 대비 4%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60% 중반대의 고공 지지율을 유지했다. 한국갤럽은 “부정평가 응답자 사이에서 대북문제 지적이 많이 늘었다”고 했지만 국정 지지율 하락 수치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정당 지지율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주보다 4%포인트 떨어진 44%, 한국당은 2%포인트 상승한 13%를 기록했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달 26일 한국갤럽에 대해 “국민들이 믿지 않는데 계속 그런 체감 지수와는 전혀 딴 판인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며 “왜 그런 조사가 계속되고 있는지 짐작은 가지만 이런 류의 행태는 이제 더 이상 좌시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월 26~28일 전국 성인 150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포인트)에서도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전주 대비 0.2%포인트 내린 65.5%였다. 정당 지지율에서는 민주당이 지난주 대비 0.1%포인트 오른 49.4%, 한국당은 1.0%포인트 오른 20.3%를 기록했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앞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대화를 성사시키려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이 실패하거나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에 나설 경우 국정 지지율은 하락하고 한국당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실제로 평창올림픽을 거치면서 미미한 수준이긴 하지만 국정 지지율은 떨어졌고, 한국당 지지율은 다소 상승했다.

한 한국당 의원은 “이제 올림픽으로 가려져 있던 북핵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 그 결과에 따라 지지율은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홍지만 대변인은 4일 논평을 내고 “북한은 비핵화에 관심 없다”며 “핵 보유국 대접을 받으며 군축 대화를 하기 위해 북미 대화에 나서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망하는 길이다”고 밝혔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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