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샤 파테예바 "색소폰, 더는 재즈악기라 부르지 마세요"

입력 2018. 3. 13. 17:34 수정 2018. 3. 1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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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호아트홀서 다양한 클래식 레퍼토리 선보여
색소폰 연주자 아샤 파테예바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색소포니스트 아샤 파테예바(Asya Fateyeva)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가진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연은 오는 15일. 2018.3.13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클래식 색소폰이 음악계에서 정당한 그의 자리를 찾아가길 바랍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 많아요."

색소폰이란 악기를 떠올리면 어두운 재즈 클럽에서 느릿하고 애수 어린 선율을 연주하는 연주자들이 자연스럽게 연상되곤 한다. 한국에서도 이 악기를 취미 삼아 연주하는 중년 남성들이 많다.

그러나 크림반도 케르치 출신의 색소포니스트 아샤 파테예바(28)는 '색소폰은 재즈 악기'라는 선입견을 깨뜨린다.

13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만난 그는 "클래식 악기로서의 색소폰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클래식 색소폰은 재즈 악기로서의 색소폰과 다른 연주법과 소리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물론 같은 악기를 사용하지만, 클래식 연주자들은 작고 딱딱한 리드(소리를 내기 위해 붙이는 얇은 조각)를 사용해요. 그에 비해 재즈는 더 크고 말랑말랑한 리드를 써요. 클래식 연주자들은 색소폰에 최대한 건조한 숨을 불어넣고 깨끗한 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애쓰지만, 재즈 연주자들은 그 반대입니다. 숨과 침 등을 사용해 좀 더 촉촉하고 열린 소리를 내려고 하죠."

그가 이 악기와 사랑에 빠진 것은 10살 때. 6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던 그지만, 아버지가 취미용으로 사 온 색소폰의 따뜻한 음색에 곧바로 매료됐다.

"어린 제게 매우 큰 악기였고, 소리도 강렬했죠. 유연하면서 유려한 연주를 할 수 있는 악기에요. 피아노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졌죠. 6개월 뒤에는 오케스트라와 협연이 가능할 정도로 실력이 빠르게 늘었어요."

그는 러시아 모스크바 그네신 음악학교를 거쳐 독일 쾰른 국립음대에서 학사를, 함부르크 국립음대에서 실내악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4년 아돌프 삭스 국제 콩쿠르 3위와 2016년 에코 클래식 어워즈 신인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러시아, 프랑스, 그리고 독일에서의 수많은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주변에 늘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 클래식 악기를 하는 친구들이 많아 색소폰도 자연스럽게 클래식 악기로 인식하고 연주해왔다"고 말했다.

파테예바는 한동안 재즈 음악을 일부러 듣지 않기도 했다.

그는 "색소폰을 연주한다고 하면 '재즈 악기 아니냐'는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아 재즈에 대한 반감 같은 게 생겼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는 3년 전부터 재즈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고 있다. "음향적인 측면에서 배울 게 많아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재즈 음악가들의 자유로움 같은 부분은 배워야 한다고 말하곤 해요.(웃음)"

그는 악기의 발명 시기로 인해 태생적으로 부족한 레퍼토리 개척을 위해 편곡과 현대곡 연주 등과 같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악기 제작사 아돌프 삭스가 색소폰을 발명해 특허를 받은 시기가 1846년이다. 프랑스 작곡가 베를리오즈, 비제 등 19세기 중후반 이후의 작곡가부터 색소폰을 작품에 편입시켰다.

"색소폰으로 연주할 수 있는 바흐나 모차르트, 베토벤 레퍼토리는 사실상 없죠. 그러나 이건 악기의 발명 시기 때문이지, 바흐가 작곡했던 시기에 색소폰이 있었다면 분명히 이 악기를 위한 곡도 작곡했을 거예요. 사람들에게 익숙한 곡을 색소폰으로 색다르게 들려줄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낍니다."

오는 15일 금호아트홀에서 첫 내한 리사이틀을 여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다양한 색소폰의 매력을 전할 예정이다. 1부에서 에코 클래식 어워즈 수상 앨범에 수록된 드크뤽 소나타, 올브라이트 소나타를 비롯해 쾨클랭 에튀드 제2번을 연주한다. 2부에서는 거슈윈 3개의 전주곡, 무친스키 소나타에 이어 프랑수아 본의 '카르멘 환상곡'을 색소폰 연주로 선보인다.

그는 특히 올브라이트 소나타를 관객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레퍼토리로 꼽았다.

"4개 악장으로 이뤄진 곡인데, 바로크부터 재즈적인 느낌까지를 모두 넘나드는 곡입니다. 끝에서 끝을 오가는 이 곡으로 색소폰의 다양한 가능성을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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