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공식품·탄산음료 먹으면 왜 더 졸리지?

박효순 기자 입력 2018. 3. 1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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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춘곤증에 좋고 나쁜 음식

일러스트 | 김상민기자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의 졸음이 떠돌아라.’

시인 이장희의 ‘봄은 고양이로다’에 나오는 한 구절처럼 한낮의 완연한 봄기운이 ‘얄미운 나비처럼’ 몸과 정신을 나른하게 만들고 있다. 아직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커서 날씨의 스트레스가 여전한 가운데 겨우내 움츠렸던 신체의 에너지가 급히 발산되면서 신진대사의 부조화가 생기는 것이다. 봄을 심하게 타는 사람은 식욕이 떨어지고, 잠도 설치며, 만사가 귀찮아질 수 있다. 식사 후 노곤해지는 식곤증도 흔히 나타난다.

한의사 김달래 원장은 “자연에서 나온 음식을 통해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춘곤증 퇴치의 기본 3박자”라며 “춘곤증을 이기려면 짜고 달고 기름진 가공식품·인스턴트 식품이나, 특히 당분이 많이 들어간 탄산음료를 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식품을 가까이하면 각종 비타민과 대뇌중추신경을 자극하는 티아민이 결핍돼 춘곤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봄나물인 냉이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칼슘, 철분, 비타민A가 많아 춘곤증 예방에 좋다. 밥맛이 없고 간 기능이 떨어져서 피로가 심한 사람이나 소화기능이 약하고 몸이 허약한 사람들에게 효과적이다. 성질이 따뜻하고 매운맛을 지닌 달래는 정신을 안정시키고 숙면을 취하게 해준다.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 씀바귀는 성질이 차서 오장의 나쁜 기운과 열기를 없애주고,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심신을 안정시켜주고, 잠을 몰아내는 작용을 한다.

한의사 변희승 원장은 “채소와 해조류도 춘곤증과 피로를 이겨내는 데 좋은 식품”이라고 말했다. 위장에 좋은 양배추는 소화를 잘 되게 하고 더부룩한 속을 풀어준다. 부추는 보혈과 자양강장 작용을 한다. 무기질,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이 풍부한 미역, 톳, 곰피, 다시마 등 해조류는 바다의 청정채소라 할 만하다.

피로는 단순 과로나 스트레스에 의해 갑자기 발생하고, 1~2일 휴식 후 호전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2주 이상 피로가 지속되면 질병에 의한 피로일 가능성이 작지 않다. 꼭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갑상선(샘) 기능 저하증은 초기에 몹시 피로하고 우울하며, 추위를 잘 타고 땀이 적게 난다. 식욕이 감소하는 데도 체중은 증가하고, 변비가 생기거나 쉰 목소리가 난다. 결핵은 알 수 없는 피로감과 함께 2~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가래·객혈 등 호흡기 증상이 발생한다. 주로 오후에 열이 나고 취침 후 식은땀, 체중 감소, 식욕 부진 등 전신 증상도 나타난다.

우울증은 수면장애나 식욕 부진,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등이 흔히 동반된다. 우울하고 불안하거나 아무런 기분을 느끼지 못하고 의욕이 떨어진다. 낮 시간에 과다한 졸림, 수면을 취해도 해소되지 않는 피로감, 집중력 장애와 아침 두통이 있는 경우 단순 코골이가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일 가능성이 있다. 간염에 의한 피로는 구역, 구토, 근육통, 미열 등을 동반한다. 고혈당도 피로의 온상이다. 소변의 양이 늘어나고 소변을 자주 보는 다뇨증,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증과 체중 감소가 특징적인 증상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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