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에 자세 낮춘 北매체, 트럼프 '미치광이 → 집권자'로 순화

박광수 입력 2018. 3. 14. 00:25 수정 2018. 3. 14.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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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 AP=연합뉴스]
북미대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북한 매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집권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기존보다 비난 수위를 낮추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1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이 쏘아 올린무역전쟁의 신호탄’이라는 제목의 해설 기사에서 “최근 미 집권자가 자국이 수입하고 있는 철강재에 25%, 알루미늄 제품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해당 기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보도다. 하지만 내용 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칭해 ‘미 집권자’라고 표현한 대목이 눈에 띈다.

지난해 북미가 서로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긴장이 고조됐을 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칭해 ‘늙다리미치광이’, ‘트럼프패거리’, ‘전쟁미치광이’, ‘테러 왕초’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해왔다.

노동신문은 과거에도 트럼프 대통령에 ‘미 집권자’라는 표현을 쓴 적은 있다. 하지만 대체로 과격한 대미 비난과 함께 사용했던 것으로 이번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북한이 오는 5월 개최 가능성이 높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 비난의 수위를 낮추고 있는 것 아니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미국에 대한 북한의 대화 의지가 전달된 지난 9일 이후부터 북한 매체에서 미국을 겨냥한 비난 빈도가 줄고 있다.

지난 10일 노동신문에서 “우리에게는 그 어떤 군사적 힘도, 제재와 봉쇄도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대북제재를 비난했지만, 기존 대미 비난 기사보다 강도가 낮아졌다.

또 13일 기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재‧알루미늄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기긴 했지만, 한미 연합훈련이나 대북 제재 관련 내용은 없었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앞두고 대미 메시지를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북한이 현재까지 북미 정상회담 관련 보도를 하고 있지 않아 정확한 속내 파악을 위해서는 시일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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