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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과 반대 방향"..정권따라 바뀌는 금융 지배구조

김태헌 기자 입력 2018. 03. 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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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사외이사를 자체 평가하고, 2년마다 외부에서 평가해 전문성을 키운다. 임기는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자기 추천을 금지한다. 활동 내용과 보수 등을 상세하게 공시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주가 추천한 CEO나 사외이사를 후보군에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 권한이 강화되는 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커져야 한다"며 "현재 3대 금융지주(하나·KB·신한) 중 2곳이 장기집권한 CEO 체제에서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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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엔 사외이사 견제 vs 이번엔 CEO 힘 빼기
CEO-사외이사 공생 차단..이사회 효율성 논란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3.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태헌 기자 = "매년 사외이사를 자체 평가하고, 2년마다 외부에서 평가해 전문성을 키운다. 임기는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자기 추천을 금지한다. 활동 내용과 보수 등을 상세하게 공시한다."

지난 2014년 금융위원회가 밝힌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모범규준' 주요 내용이다. 사외이사 권한을 견제하는 데 방점이 있다. 당시 사외이사는 '권한은 행사하고 책임은 회피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함께 물러난 'KB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사외이사가 지목됐다.

4년 만에 당국은 정반대의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안'을 들고 나왔다. 사외이사의 권한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CEO를 견제·감시할 사외이사가 제 기능을 못 한다고 판단했다.

◇당국 "CEO-사외이사 '공생' 끊겠다"

CEO와 사외이사의 '공생관계'를 끊자는 게 이번 방안의 핵심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사외이사 선출 과정이 독립적이지 않다.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견제하지 못하고 종속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우선 사외이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하는 임원추천후보위원회(임추위)에서 CEO 참여를 금지했다.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뽑도록 여러 이해관계자 및 외부 전문가가 추천한 인재들로 후보군을 꾸리도록 했다. 현재는 학계 위주로 사외이사가 편중돼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려는 취지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대 교수는 "임추위에서 대표이사 참여를 배제한 건 잘한 일"이라면서도 "사내이사 등으로 CEO가 개입할 여지는 있다. 독립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고 교수는 "이사 추천을 누가, 왜 했는지를 공시하도록 해야 외부 개입을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도 바꿔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할 수 있을까

금융당국은 소수주주의 주주제안권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의결권 0.1% 이상을 보유해야 주주제안을 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액면가 1억원 이상 주식을 가져도 된다.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을 2만주 이상 확보하면 이사나 임원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주가 추천한 CEO나 사외이사를 후보군에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제도적 시도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도입한 사외이사 제도를 몇 번에 걸쳐 고쳤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며 "제도보다 의지의 문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 금융권에 뿌리 깊게 내린 지배구조 악습이 그만큼 견고하다는 얘기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은행에 오너(소유주)는 없지만 오너십은 있다"고 했다. CEO가 1인 지배체제를 구축하고 손쉽게 연임·재연임을 하며 장기 집권을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은행 CEO가 되면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는 일부터 한다는 말은 정설처럼 통용된다. 2인자를 두지 않는 것도 불문율이다.

사외이사가 회사 내부 사정을 잘 모르면서 권한이 커지면 경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 권한이 강화되는 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커져야 한다"며 "현재 3대 금융지주(하나·KB·신한) 중 2곳이 장기집권한 CEO 체제에서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오너십 경영의 폐쇄성·불투명성은 개선해야 하지만 효율성 등 장점도 분명하다는 얘기다.

solidarite4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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