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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밤을 즐기려면" ..제주 첫 동문 야(夜)시장 가보니

최충일 입력 2018. 03. 20. 00:02 수정 2018. 03. 20.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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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밤문화 즐기러 평일 7000여 명, 주말 1만여 명 북적
흑돼지·전복·새우 등 '제주다움' 담은 퓨전음식 맛볼 기회
지난 17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에 관광객과 제주도민이 가득 들어차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7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에 관광객과 제주도민이 가득 들어차 있다. 최충일 기자
남들이 모두 퇴근하는 해가 질 무렵 문을 연다. 식당 주인은 식재료를 준비하고 손님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어둠이 내리면서 손님이 하나 둘씩 모이고, 얼마 후 자리를 꽉 채운다. 북적 북적 사람 향기가 가득해진다. 2015년 우리나라에서도 리메이크로 제작됐던 일본의 유명 드라마 ‘심야식당’의 시작 장면이다. 밤을 위한 먹거리가 가득한 이런 심야식당 같은 곳이 제주에 생겼다.
지난 17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에 관광객과 제주도민이 가득 들어차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의 색다른 음식 문화를 맛볼 수 있는 야(夜)시장이 이달 7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에서 임시 개장했다. 제주지역 첫 야시장인 '제주동문재래시장 야시장'이다. 지난 17일 밤 9시. 이곳은 발 디딜틈 없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문을 연지 10일이 지났을 뿐이지만 매일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관광객에겐 ‘맛있다’는 입소문, 제주도민에겐 ‘신기하다’는 호기심이 작용했다.
지난 17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에 관광객과 제주도민이 가득 들어차 있다. 최충일 기자
개장 때 7000여 명이 찾은 이후 꾸준히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야시장 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도 주말을 맞아 관광객 제주도민 등 1만여 명이 찾아 야시장을 찾았다. 손님들은 야시장에서 산 음식들을 손에 들고 인증샷을 찍기 바빴다. 고수아(23·제주시 외도동)씨는 “지난해 일본 오사카(大阪)를 갔을 때 야간에도 먹거리·즐길거리가 많아 제주에도 이런 곳이 생기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지역에 야시장이 생겨 기쁘다.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에서 흑돼지 요리를 맛보고 있는 제주도민들. 최충일 기자
지난 17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에서 상인이 돌하르방 모양의 빵을 굽고 있다. 최충일 기자
관광객 김기욱(31·인천시 송도동)씨는 “지난주 제주 여행을 한 직장동료 추천으로 오게 됐는데 흑돼지·전복 등 제주를 느낄 수 있는 먹을거리가 많아 좋다”고 말했다. 김씨의 말대로 야시장에선 ‘제주 전복김밥’, ‘새우강정’, ‘흑돼지꼬치’, ‘이색 오메기떡’, ‘하르방빵’ 등 제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퓨전음식이 판매 중이다.
지난 17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에서 상인이 고객에게 음식을 전해주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7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에 관광객과 제주도민이 가득 들어차 있다. 최충일 기자
70~80m에 이르는 야시장 거리에는 이동식 판매대 32개가 길게 늘어서 후각과 입맛을 자극한다. 이날 야시장 음식 판매대 상인들은 쏟아지는 주문에 쉴틈이 없었다. 오후 9시30분. 일부 가게는 벌써 재료가 다 떨어졌다. 야시장에서 흙돼지꼬치구이를 파는 전태문(54)씨는 “야시장을 열기 전에는 시장내에서 하루종일 팔아도 30만원정도였는데, 3~4시간만에 그보다 두 배 이상을 팔았다”며 “평소보다 재료를 더 준비했는데 이렇게 빨리 다 팔릴 지 몰랐다. 손이 모자란데 재료 준비를 더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의 일부 코너는 영업 종료전 '재료 소진' 공고가 붙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7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에 관광객과 제주도민이 가득 들어차 있다. 최충일 기자
이동식 판매대 운영자는 공개 모집과 서류심사, 전문가 품평회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 뽑았다. 이동식 판매대는 신용카드 결제기도 갖추고 있다. 야시장에서 산 음식들은 이동식 판매대 근처에 있는 벤치 등에 앉아서 즐기면 된다. 제주시는 국비와 지방비 10억원을 들여 동문재래시장 고객지원센터를 비롯해 전기와 조명시설, 포토존 등 기반 시설을 갖췄다.
지난 17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에 관광객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하지만 문제도 드러났다. 입소문을 속에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주차할 곳을 찾기가 힘들다. 여자친구와 함께 야시장을 찾은 김동규(27)씨는 “SNS와 블로그를 보고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주차를 하는데 애를 먹었다”며 “먹거리도 좋지만 다른 즐길거리도 더 있으면 좋겠고, 일부 메뉴는 내용물에 비해 비싼감이 있다”고 말했다.
제주 동문 야시장 표자판. 최충일 기자
상인들은 제주도에는 야간에 변변히 즐길 문화가 없다는 인식을 깨뜨리고 침체에 빠진 제주시 원도심에 다시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는 기대에 차 있다. 김원일 동문재래시장 상인회 회장은 “야시장은 동문재래시장 뿐만 아니라 제주시 원도심 경제 전반을 활성화 시킬 것으로 생각된다"며 "시범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미비점을 보완한 후 오는 30일 정식 개장하겠다” 고 말했다.
지난 17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최충일 기자
동문재래시장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 시장이다. 야시장은 오후 6시부터 당일 자정까지 문을 연다. 야시장은 동문재래시장의 여러 상점가 중 남수각 인근 고객지원센터 아케이드 시설에 자리 잡고 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지난 17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에 관광객과 제주도민이 가득 들어차 있다. 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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