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아리 현실②]"종교를 믿습니까?"..묻지마 '캠퍼스 포교' 불편합니다

입력 2018. 3. 20. 10:01 수정 2018. 3. 2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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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료 봉사를 모집한다고 해서 따라갔더니 중국집 코스요리를 시켜놓고 전도하더라고요."

대학 캠퍼스에 침투한 무분별한 종교 포교 활동이 학생들의 불편을 자아내고 있다.

이처럼 캠퍼스 내 포교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대학 내에는 '종교 단체 주의보'가 내렸다.

동신대학교도 최근 학교포털사이트에 '유사 종교 포교활동 주의' 공지를 게재하고 학내 포교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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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종교 동아리, 무분별한 포교로 ‘눈살’
-설문조사 위장 후 전도…‘거부카드’ 등장도
-“일방적인 종교 강요는 비상식적 의사소통”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해외의료 봉사를 모집한다고 해서 따라갔더니 중국집 코스요리를 시켜놓고 전도하더라고요.”

대학 캠퍼스에 침투한 무분별한 종교 포교 활동이 학생들의 불편을 자아내고 있다. 새 학기를 맞아 더욱 활발해진 캠퍼스 전도는 갈수록 교묘해진 수법으로 구분하기조차 쉽지 않다.

재학생들은 종교단체인 것을 속이고 다가와 사람의 선의를 이용해 교묘하게 포교하는 행위에 불쾌감을 표했다. 

[사진=프리싱커스 페이스북 페이지]

대학생 조준희(21ㆍ가명) 씨는 이번 학기 학교 건물 라운지에 혼자 앉아있다가 포교 대상이 됐다. 조 씨는 “공강시간이어서 혼자 라운지에 앉아있었는데 불쑥 다가와 공모전에 출품할 영상을 평가를 해달라고 하더라”며 “같은 학교 학생끼리 도움주고 싶어서 그러겠다고 했는데, 막상 트는 영상이 종교 관련 영상이었다. 알고보니 종교 동아리에서 나온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학내 동아리와 연계한 외부 인사들의 포교 역시 문제가 됐다. 일상생활까지 방해하는 수준의 포교에 재학생들은 불쾌하단 반응을 보였다.

새내기 시절 수차례 포교단체의 표적이 됐다는 대학생 정세미(23ㆍ가명) 씨는 “어리고 어리숙할 때라 정색하지 않고 정중히 거절하니까 계속 끈질기게 권유했다”며 “결국 자리를 옮기고서야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캠퍼스 내 포교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대학 내에는 ‘종교 단체 주의보’가 내렸다. 

서울대학교에서는 이미 지난해 입시철부터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종교 포교를 유의하라는 대자보가 등장했다. 서울대와 카이스트, 연세대 등 대학생 200여명의 모임인 ‘프리싱커스’는 “당신이 전도사라면 접근의 목적을 명확히 하라”며 “강요없는 정중한 전도 부탁한다”는 내용으로 대자보를 게재했다.

해당 단체는 앞서 원치 않게 전도를 받을 때 내밀 수 있는 ‘전도 거부 카드’도 제작한 바 있다. “일방적으로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강요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의사소통”이란 이유에서다.

[사진=동신대학교 포털]

동신대학교도 최근 학교포털사이트에 ‘유사 종교 포교활동 주의’ 공지를 게재하고 학내 포교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해당 공지에 따르면 심리상담 및 설문조사 형태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혈액형별 성격테스트 등에 참여하라고 한 후 연락처를 요구하는 사례 등이 빈발 유형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같은 자정 노력에도 캠퍼스내에서 이뤄지는 묻지마 포교를 방지할 효과적인 대안은 아직까지 마땅치 않다. 과거 신입생을 상대로한 포교 활동이 학내 문제가 됐던 서울대의 경우도 외부인 출입까지는 막을 수 없어 학내 포교를 완벽히 규제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대동아리연합회는 “종교단체는 전국구 규모인 경우가 많아 외부 간사와 연계된 경우가 많다. 동아리 차원의 자정 노력이 상당히 이뤄졌지만 외부인까지 관리하는 데는 사실상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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